윤희숙 전 의원(서울 서초) vs 홍준표 시장(대구) 충돌은 서울 정계의 무례함과 오만함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TK신공항' = 고추말리는 공항이 사실인가 아닌가 따지기 이전에, 왜 고추말리는 공항에 목을 매는가 생각은 해봤는지? TK만의 문제도 아니다. 제2도시인 부산은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 사람이 엑스포 유치를 효율적인 투자라 여기고 있으리라 생각할까?
해당 사건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응을 잘한 것이다. 홍 시장이 재빨리 끊지 않았더라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서울 vs TK 갈등이 터질 수도 있었다.
에---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역감정 터져봐야 얼마나 터지겠어?...가 아니다. 원래부터 서울보수우파와 대구보수우파는 이질적인 면이 많았다. 서울보수는 재벌급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사회에서 '격차'가 심화될 때 종교는 진통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서울보수는 대구보수에 비해 위와 아래가 극과 극이다. 아래쪽은 태극기부대고, 위쪽은 '정부개입거부' 부동산 부자들이다.
'정부개입거부'성향은 열위에 있는 입장에선 정말 재수없는 사상이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성 분석같은 시장논리를 들이대면 지방은 정말 농사나 짓고 소나 키우는 곳이 된다.이런 상황에서 '서울 강남'을 대표할만한 정치인이 '경제성 분석'을 지방에 들이밀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비슷한 짓거리하다 딱 걸렸다. 김포골드라인(김포골병라인)은 코로나때문에 잠시 잠잠했을 뿐 혼잡도때문에 이전부터 말이 많았다. 코로나 폭풍이 끝나고 혼잡도가 다시 심해지자 서울시는 '기회는 요때다'하고 5호선 지하철노선 연장을 대가로 차량기지와 건폐장을 김포에 떠넘겼다.
'기회는 요때다'가 너무한 표현이라고 하기에, 서울시는 서울-경기 대중교통망에 시종일관 이기적이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혐오시설을 경기도로 떠넘겼다. 서울시가 지하철노선가지고 갑질하는 거 보다보면, 누가보면 서울지하철이 수익자부담(서울시민이 직접 돈내서)으로 지어진 줄 알겠다. 정작 수익자부담으로 지어진 노선은 서울지하철이 아니라 김포골드라인이다.
대중정치에 능한 이재명 당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건폐장 떠넘기기행보를 놓칠 리 없다. 결국 한방 먹은 것...까지는 그렇다치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리인이라 할 수 있는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량 미니 경전철 결정과 운행 개시 당시 김포시장과 경기도지사가 누구였는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지적하는 놀라운 대응이 나왔다.
차라리 민주당도 책임있다고 했으면 그런가보다 했을텐데 김포골드라인 계획/착공은 이재명 당대표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당시 경기도지사는 지금 윤석열 정부 경사노위 위원장 맡고 있다. 혹시 고도의 윤석열 정부 돌려까기 인가? ㅎ(이건 농담이다)
그냥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건폐장 이전 공격이 아프긴 아팠나보다 치자. 얼마나 급했으면 유권자들을 계획/착공/운행도 구분못하는 팔푼이로 취급할까? 실은 건설 폐기물 처리장 넘기려했던 게 아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도 비서울로 넘기려고 추진 중이다. 이미 화장시설, 봉안당, 공설묘지, 하수처리시설, 쓰레기매립지, 석탄화력발전소 죄다 서울 바깥으로 떠넘긴 상황에서 더 욕심부리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장 5선에 도전한다면 모를까 대권주자로는 완전 마이너스다.
현재 전국의 부동산이 하락추세에 접어든 상태다. 그런데 정부의 대응이나 시대적 결말이 서울 부동산 불패로 나온다면, 서울 VS 비서울은 더이상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 비전은 실제 무엇을 할거냐는 둘째치고 립서비스만 쳐도 지금보다 더 좋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내부단속에 실패하고 잡음이 계속 나온다. 윤희숙 전 의원의 TK신공항 발언의 '서울 - 대구'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 - 경기' 구도를 '대한민국 - 동남아'로 바꾸어보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 비전' 발언이 왜 고평가 받아야되는 지, 왜 윤희숙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본인들 임기를 왜 채우지 못했었는 지 체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