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물가와 한국 물가

최근 한국의 물가가 너무 높아졌다는 불평이 나온다. 일본을 비교대상을 삼아 위 사진같은 자료가 생산되기도 한다. 그런데 원래 소득 대비 물가는 일본보다 한국이 높은 게 정상이다. 잘사는 나라는 물질적 소비를 풍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잘사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소득 대비 물가가 일본에 비해 더 낮았다고 느꼈다면 소득분배가 상대적으로 바람직하게 이루어졌었거나 물가정책이 세심하게 잘 운용되었다는 의미이다.
물가에 대한 불만이 형성되면 사람들은 소득문제와 가격결정구조문제로 연결시키려한다. 반면 정부가 이 두 가지 문제에 손대길 원하지 않는 사람들 또는 세력들은 한국은 자원이 빈곤한 국가이고 한국인의 소비구조가 풍요롭게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가격결정구조와 소득분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물가가 비싸고 사람들이 생필품이라고 느끼는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물가가 비싸게 체감된다는 논리이다. 또한 한국의 물가 상승은 한국시장이 좁디좁아서 생긴문제라는 '인구 1억' 프레임을 사용한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일본을 처지가 비슷한 자원부족국이자 물가가 비싼나라(나쁘게 말하면 물가관리 실패 국가)로 바라본다. 어쨌든 덕분에 한국사람들은 일본을 반면교사 취급하면서 물가에 대한 불만을 소득문제와 가격결정구조문제로 온전히 옮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일본의 인구가 1억 2천만명이어서 '인구 1억' 프레임은 아직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