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결 선거정국에 돌입했을 때, 후보입장에서 매우 좋은 상황 중 하나는 유권자로부터 '후보자가 잘해도 좋고 못해도 좋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일 것이다. 단순한 지지는 확장력이 작을 수 밖에없지만, 위 문장의 상황이라면 안티세력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처음 이재명 후보의 약진을 예감할 수 있었던 사건은 2013년 영국폭동이었지만, 그 생각이 강해진 건 재작년 어느 댓글 하나 때문이다. 내용은 별거 아니었다. 이재명 지지하면 이리 망하나 저리 망하나 불이라도 질러볼 수 있다고.
이재명-윤석열 양자구도 여론조사가 박빙을 향해 달려가며 윤석열 후보의 실언이나 이준석-윤석열 갈등같은 게 지적받는다. 하지만 격차가 줄어드는 이유가 정말 그것뿐일까? 요즘 인터넷에서 특이한 댓글패턴이 하나 있다. 네이버댓글이야 여전히 친기업 성향(기업에 해가 된다 싶으면 우파정치인이라도 욕하는)사람들이 주도권을 꽉 잡고 있지만, 나머지 쪽에선 특정상황에서 이재명과 관련된 댓글이 꼭 달린다.
원글이 부동산 폭등이나 상속증여같이 박탈감을 자극하는 내용일 때, 또는 그와 동시에 실업이나 물가폭등같은 소식이 이어질 때, 기타 행정실수 등 정부를 비난하는 보수언론의 기사내용복붙이 올라올 때 딱 세글자가 달린다. "이재명". 좀 길게 쓰여진 댓글을 참고해 풀어서 설명하자면, '이재명이 유능하면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다 때려잡고 나도 잘되서 좋고, 이재명이 무능하면 나도 망하지만 저놈들도 같이 망해서 속이 시원할 것이다'. 란 뜻이다. 과거 '킹찍탈'과도 비슷한데, 킹찍탈은 희화적인 성격이 강했던 반면 이번엔 반 이상 진담들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후보자가 이겨도 정말 괜찮긴 한걸까;;; 확실한 건 보수언론이나 국민의 힘 후보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죽어라때린다한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그리 나쁠 게 없다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막상 이 후보의 결선행을 낮게 보는 시각도 타당하긴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국민의 힘 당대표 경선에서 보았다. 당원들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당원투표로 뒤엎는다고? 뒷감당할 자신있어?' 압박이 들어가는 바람에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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