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공천과정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예 국회의원 선거기간 D-14가 되어서야 후보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종인 셀프 공천 사건은 이 사람들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현행 비례대표 명부 방식은 경선안정권에 들어가기만하면 사실상 경쟁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것으로 비례대표제는 꽁으로 국회의원자리 먹는 제도라는 이미지가 이 부분에서 나온다. 정치에 관심이 깊은 사람 중 일부는 경선비용이나 공천받는 것도 정치적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 그대로 일부다.

비례대표 명부에 김종인 당대표의 이름이 오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었다. 이전에 언급된 적도 있었고 기껏 당을 옮겨서 당대표까지 하고 있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받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그런데 문제는 안정권 중의 안정권, 2번에 등록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현재 20%로, 무응답자가 더불어민주당에 한표도 안준다하더라도 대략 10번까지는 당선된다. 이를 두고 2번이나 10번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자릿수 그것도 사실상 비례대표 1번이 주는 임팩트는 매우 크다.
사람들은 정치적인 평가에 앞서 자신은 안전한 곳에서 남에게 지시만하는 높으신 분들을 연상했고 정치적에 관심없는 사람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명부 확정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게 되도록 키워드가 확장되었다. 원론적으로 따지면 당대표가 이전에 107석을 만들지 못하면 당을 떠나겠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었고 무응답자 중에 얼마나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주는 것을 감안해 107석에 맞춰서 10~14번대로 가면 적당한 당선과 책임 둘다 짊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2번에 대한 심리를 더불어민주당이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너무나도 멍청한 정당이 되는 지라 실제로 이 논란은 당내 주도권싸움, 비례대표 공천갈등, 사실은 밀실공천을 원했다...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그러한 시각으로 해석한다고해도 더불어민주당이 받는 부정적인 영향은 달라지지 않는다. 당내 주도권싸움, 비례대표 공천갈등, 밀실공천 이런 것도 혐오대상인 것은 마찬가지다.
만약 셀프 공천이 이슈화되지 않고 공천과정에 당내 주도권싸움, 비례대표 공천갈등, 밀실공천으로 시끄러웠다면 더불어민주당에게 가해지는 부정적인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다. 이러한 공천 잡음들은 정치적인 영역의 문제들이므로 많은 유권자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번 셀프공천으로 이목이 집중되었기때문에 꽤 아플 것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야당끼리 경쟁에서 자신들이 몇 수 위라고 방심하지않고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 경쟁에서 유리한 상태이다. 어느정도 방심해도 되고 어느정도 여유를 가져도 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