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수의 이야기
이런 날씨는 정말 많이 겪었지만
유난히 요새는 힘이 부칩니다.
처음 일년 반은 잡부로,
그후 일년반은 내장목수로....
내장은 업자들에게, 오야지들에게 하도 디어서..
내용증명 여러번 보냈었지요.
벌이가 쏠쏠하긴 했지만 워낙 기약없이 받다보니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 했었어요.
카드도 밀리고, 생활비는 동이나기도 하고...
그러다 형틀 목수로 전직한지 한달.
30일 만근. 통장에서 빠질것 다 빠지고 일곱자리 숫자가 찍혀있어요.
인건비도 오르는 추세에, 내장목수때 배운 눈썰미를 형틀에 적용하다보니, 내장목수 때와 비슷한 인건비를 받게 되었네요.
그 좋다던 회사 관두고, 4년전 귀농을 한 후,
농사는 답이 없음을 알아버리고,
기술을 배우자는 심정에 인력사무소로 나갔다가
결국, 서울서 회사다닐 때의 벌이 만큼 벌고 있어요.
아마 조만간, 인건비(단가)가 더 오를 것 같기도 하구요.
다행인게도, 일은 덥고 힘들지만, 왜 진작 이 일을 안했나 하고 후회할 때가 있어요.
정말 재밌거든요....
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년도 없어요. 쉬고 싶을땐 쉴 수 있어요. 애기 학교 행사때, 그 어떤것이든 다 참여할 수 있어요.
게다가 비오는 날은 쉬어야 하는데, 제가 내장목수 쪽에 이름이 조금 퍼져서 비오는날도 일 나가고 싶느면 나갈 수 있어요.
에고공.... 오늘이 한달째, 30일 만근 기록을 보고 통장 잔고를 확인하니 제 스스로가 대단하기도 하고, 내 선택이 틀린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그냥 주절거려 봅니다.
전 74년생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
이런 자조적글이 일면에 뜨면
저보다 일 잘 하시는 분이 오면 안됩니다.
하지만....
고마워요. 나도 나도 일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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