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아 사건으로 본 청년세대의 일자리 질 하락
메피아는 지하철 운영비용을 두고 시민들이 요금인상을 매우 싫어하는 상태에서 정년, 인원을 줄여 비용을 감축하려는 경영진과 정년, 인원감축을 거부하는 노조가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생겨났습니다. 외주화 그것도 대우가 낮아지는 외주화를 쉽게 받아들일 근로자는 없으니까 갈등이 크게 생겼습니다. 결국 외주화는 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하긴 하는데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은 퇴직 전 임금의 60~80%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타협했습니다. 복지비에도 차별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메피아는 일종의 당근책이었던 겁니다.
그런 과정으로 일자리는 외주화되었고 신규직원에게 주어지는 일자리 질은 낮아졌습니다. 일은 똑같은데도요. 그리고 김군은 그런 일자리를 받아들여야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경영진에게도, 노조에게도 김군을 비롯한 신입직원들은 후순위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릅니다. 경영진과 노조는 서로 너죽고 나죽는 사생결단을 내느니 적당한 시점에서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선에서 타협하는 게 합리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타협은 상대방에게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 것 보다는 미래에 들어올 신규직원들이 독박 쓰는 게 서로 편했습니다.
이 구도는 현 한국노동시장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은성PSD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당근책을 받아들인 사람들로 인해 근로자 간 계층이 분화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은성PSD의 인력상황을 장기적으로 보면 메트로 출신 직원들은 언젠간 퇴직했을 거고 김군을 비롯한 외주화 이후 외부에서 입사한 근로자들만 남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왔을 때 김군과 외부 입사한 직원들의 월급은 올랐을까요?
2015년 초 한국노동시장에서는 노사정 대타협과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일자리 나누기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다 헬조선 열풍이 불어닥친 2015년 하반기, 청년세대의 분노가 터졌습니다. 그동안 청년세대들은 연차가 높은 근로자의 대우를 깎으면 청년실업이 해결된다는 정부의 방침을 어느정도는 지지해왔는데 '거짓말!'이라는 외침과 함께 완전히 돌아선 겁니다. 그 결과가 20대 총선이었습니다.
혹자는 그 선거를 두고 청년세대가 이기적인 투표를 했다면서 나쁘게 평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20-30대가 'xx면 어떠냐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세대였습니다. 그들은 낙수효과같은 거시적인 시각(인터넷용어를 빌려 나쁘게 말하면 씹선비)을 가지고 지지를 했던 겁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호구취급이었습니다. 이런 걸보면 청년세대들의 이기적인 행동성향은 점점 더 두드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구취급 받은 만큼 돌려주려 할테니까요.
덤 : 굵은 글씨의 ‘보장해주는’을 ‘보장받는’으로 바꿔서 읽어봅시다. 그리고나서 다시 ‘보장해주는’으로 읽어봅시다.
'노동기술 > 노동시장외부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경미화원에 대한 같은 장면 다른 말 (0) | 2016.07.05 |
---|---|
초등학교 선생님 일과 (0) | 2016.06.11 |
택배기사 1달 수입 (0) | 2016.06.11 |
조선일보 사내식당 (0) | 2016.06.10 |
어느 목수의 이야기 (0) | 2016.06.06 |
휴게시간제도로 인해 가능한 구인광고 (0) | 2016.06.04 |
그가 낚시대를 잡고 있는 이유 (0) | 2016.06.02 |
미국의 중산층 붕괴와 한국의 저출산 현상, 그리고 이민확대 (0) | 201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