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써보는 첫 회사 때려친 썰

http://huv.kr/pds665139


나는 전문대학 2년제 소방학과 입학할쯤 정신차려서 졸업까지 평균학점 4.4찍고, 군대에서 근무 없는날 야간 연등해서 공부해가지고 관련 산업기사 자격증 두개따고 어학연수 다녀와서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 건설쪽 계약직으로 취업했는데, 1년 버티고 그만두게 됨.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글쓴 놈 찾아다가 청춘 찾을 때까지 조져야된다 ㄹㅇ

올해 25살이고.. 남들보다 스타트가 빠르다고 좋아했고,그만큼 젊은 나이에 헬조선에 대한 참교육을 몸으로 받으니

공무원이 최고라는 말이 이해가 되서 지금은 공무원 준비하고 있음.

나는 말주변이 없어서 파트로 나눠서 글을 적겠음..



1. 계약직

16년 2월달에 졸업하고 설 쉰다음에 바로 출근했는데 대기업 마크 박힌 옷 입으니까 내가 뭐라도 된거같더라.

계약직으로 입사를 하니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에 비해서 소외감을 은근히 많이 느끼게 됨.

나는 2400 받는데 정직으로 들어온 신입 사원이 4300을 받는건 학창 시절의 노오오오력이라고 쳐두고..

사소하게는 회사 포탈 들어가는 아이디부터 정직과 계약직이 다르고, 복리후생 받을 수 있는 페이지는

애초에 계약직이 모르게 2중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대놓고 계약직이 복리후생 페이지를 열면 몇몇 창이 회색으로 드래그 안되게

막혀있음. 마치 이건 정직들을 위한거니까 계약직들은 구경만 하라는 것 처럼. 

회식 자리에서는 정규직 신입은 우리 막내, 계약직 신입 사원은 탬버린에 소주셔틀.

나는 술을 못 마시는 편인데 새끼가 빠져가지고, 하면서 2병씩 먹이더니 정직 사원 3잔먹고 화장실 가니 집가라고 택시비주더라.

밤새 토하고 찡 - 하고 있는 머리 부여잡고 겨우 출근했는데 계약직 대리 과장들은 나 오고나서 한 둘씩 7시 되기전에 도착함.

그리고 헛개수를 들이키든 깡정신으로 버티든 그날 일과 소화하고 8시쯤 눈치보다가 직급별로 빠지는데..

정규직들은 회식 다음날 TBM 참석 안하고, 근태 문제 때문에 출근은 하는데 아침 식사 이후로 오후 3시까지 사라짐 ㅋ

그리고 대충 협력업체 직원 불러다가 자기 일 짬 시키고 6시 되면 퇴근함.

물론 일할때는 정직 계약직 구분 없음. 계약직 관리규정은 똥구녕으로 읽으신 부장님들이 많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기밀 문서나 주무업무를 걍 다 맡김. 그리고 계약직이나 정직이나 막내는 6시 출근 11시 30분 퇴근 똑같고..

그럴거면 급여 구분을 왜 하고, 사람에 계급을 나누는 것 처럼 왜 그런 시스템을 운용하는지..

어차피 건축공사 노가다 판이야 2년 반이면 사무실 빼고 다 뿔뿔이 흩어지는건데.



2. 업무분장

내가 2월에 입사해서 내 분야에 대해 지식을 얻을 사람이 위에 정직 과장 한명 밖에 없었는데, 가정사에 문제가 많은 놈인지

매일 허구헌날 술 마시고 교육장에 가서 쳐 잠만 잠.

분야가 분야인지라, 대관을 상대할 일이 많아서 타 부서에는 대관 점검을 몸빵한다고 술 먹이고 접대하고 자폭했다,

라는 핑계가 통해서 이 사람이 아무것도 안하고 술상무처럼 1년을 버텼는데, 김영란법 관련해서 이야기 있은 후로

회사 내에서 접대 관련으로 내부 점검이랑 결의식 몇번 하고 대외적으로도 대관사람들이 접대를 꺼리는게 보이는데

이 사람이 계속 접대했다고 하고 술 퍼먹고 오니 다른 부서도 눈치 까서 결국 전출 보냈지만,

여하튼 이 사람이 알려준건 회사 업무포탈 자기 아이디 로그인하는거랑 비밀번호 입력하는거 밖에 없었음.

왜 그걸 나에게 알려줬냐 하면, 결제 검토 태우기도 귀찮으니 알아서 문제없게 하라고.

업무분장이 세분화 되어있다, 라는게 이런 단점이 있음. 최적의 인원이라고 보냈는데 그 사람이 제 기능을 못하면

그 업무를 보조로 수행할 사람이 없음. 왜냐, 회사에서 인건비 아낀다고 보조 인원을 대리과장급 계약직을 뽑지 않기때문에.

나같이 대기업 돕파 입혀주는것만으로도 환상에 젖을 초대졸놈 충분히 많으니까..

그래도 맡은 일은 해야된다 라는 말이 진짜 이렇게 역겨울 수 없는데, 왜 우리 부서 과장이 안하고 미루는 일들을

내가 안한것 마냥 질책을 받아야 되는지, 난 또 다 알면서 왜 죄송하다고 조아리고 있는지.. 나보다 일 안하는 사람들한테서.

"너네 부서 일 아니냐?", "너네 과장이 안한다고 니가 안하면, 누가 하냐?" 군대에서 몸 쓰는거 요령껏 안한다고 눈치주는거랑

문서 만드는건 다른 일인데, 배운적도 없고 구글이나 다른데서 알아낼 수도 없는 기업의 비전 시스템을 내가 어떻게 하라고..

진짜 급박하게 필요할 때 쯤 되면 자기들이 만들어서 하기는 싫으니, 예전 현장에서 썼던 자료들 던져주고

비슷하게 만들어오라하는데, 지식이 없으니 밤새서 만들 수 밖에. 복리후생으로 라꾸라꾸 침대 있다는 IT업계가 부럽더라.



3. 건강관리 / 주변관계 / 등

1년간 머리털 빠지고 매일 코피 터지고 아침에 거울을 보면 얼굴은 패시브로 부어있고 눈에 황토색 반점이 낌 25살에.

몸무게 입사 전 87키로 (소방 공무원한다고 트레이닝 하고 근육 붙이고 있었음. 180cm) 퇴직 당일 115키로

PTSD 마냥 특정 몇몇 음식들만 보면 이가 갈리고, 예전같으면 싫어하는 음식 만들어놓고 만든이 정성 타령하면

혐오식품이나 억지로 못먹는거 먹일려고 작정한거 아닌 이상은 잘 먹었는데 요즘은 나도 모르게 감정조절장애가 됨.

저번에 엄마가 콩국수를 만들어줬는데, 콩물 우려내는 단계 전부터 싫어하니까 절대 안먹는다고 말한걸 결국 접시에 담아냈는데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만 흘림. 싫은데 왜 먹이냐고, 집에서도 내가 원하는대로 못먹으면 어디가서 있어야 되냐고.

말씀은 안하시는거 같은데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셨을까 생각도 드는게, 그날 이후로 계속 회사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고.. 여튼.

기업들은 법인카드를 없애야 됨. 자기 돈 아니라고 규정내로 쓰면 문제없단 식으로 식대 얼마, 회식은 몇회에 얼마,

숙소지원비 얼마, 정해놓고 그 맥시멈을 채우려고 드는데 우리 회사 경우에는 식대가 진짜 널널했음.

운동해서 건강관리를 하려한다, 뭐 이런거는 신입이 말해서 건방지다고 생각할 건덕지가 없잖아? 근데 이 사람들은 괘씸했나봐.

사람수도 딱 11명인데 누구도 올거고, 누가 또 올건데 하면서 13그릇을 시키더니 결국 안오니까 나한테 3그릇을 먹임.

군대 식고문이랑 다를거 없어. 못 먹을거 같으면 남기던가.. 하는데, 당해보면 못 남기지.. 한 5개월 가량을 식고문 당하다가

내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점심 굶는다고 선언하고 나니 회사 인간관계는 거의 단절됨.

타 부서 사람들과의 거리라고 해봐야 파티션 두세장인데 같이 밥을 안 먹으면 뒷소문이 이상하게 나돌고,

일을 성실하게 안한다던지, 밥을 같이 먹기 싫어가지고 막내주제에 빠져서(맞는말임 ㅇㅈ) 라던지..

또 수저 챙기고 물 나르고 반찬 비는거 눈치보다가 이모 불러야 될 막내가 빠지니까 대리급 직원들도 짜증나지..

점심은 굶든지 협력업체 친구와 먹든지, 정 안되면 혼밥하는 식으로 버티는데 저녁은 괴로운게,

협력업체 분들이랑은 저녁 약속을 잡으면 괜히 그 사람들 퇴근 후 일과를 내가 발목잡는게 되어버리는거 같고,

혼밥 또는 결식하려니 사무실에서 나가기 힘듬. (점심을 굶는다고 했으니 저녁도 굶는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지.)

저녁 안먹겠다고 퇴근하겠습니다 시전할수도 없고, 그래서 밥먹으러 가면 각자 2병씩 마시게 됨.

한두번 회식이 아니라, 매일. 진짜로 두병씩.

직장 상사가 더러운 놈이여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대관 핑계가 안 먹히니 나를 붙잡고 식대처리를 하려했는지

삼일 걸러 하루는 내가 니때는 말야, 하는 되도 않은 소리 들어가면서 그쪽이랑 술 먹고,

매일 야간작업 하면서 유달리 오늘이 또 힘들다는 식으로 저녁자리 잡히면 빠질수가 없고,

정직 과부장들이 야, 술이나 하자 하고 자기 차 타라하면 요즘 젊은 이들은 남탓을 많이 한다 하는 소리 해대며 또 술먹이고..

회사 4주 6일 휴무였는데, 그마저도 계약직은 잘 안지켜져서, 한달에 2번씩은 진짜 시체처럼 쓰러져서 잠만자고

나머지는 출근해서 매일 2병씩 마시고 그러다보면, 술이 느는게 아니라 몸이 망가지면서 술이 어째 몸을 휘젓고 다니든

간이 해독을 안하게 되는거라는 생각이 듦. 

항상 잇몸에 피가 고이니까 입에 신맛도 아니고 뭔가 역한맛이 항상 감돌고, 자고 일어나면 썩은내가 나고..

머리는 푸석하고 정전기가 온몸에 도는지 간지럽고.. 항상 일은 정해진 만큼은 다 해놓는데, 그러다보면 몸이 진짜 축남.

친구 애인관계는 친구 한명 외에 연락 안되고 외국에 있는 애인이랑은 사슬대결 하다가 헤어질뻔하고 겨우 관계 추슬림.

나름 대학다닐때 학과 총대도 하고 인망 넓었는데 다 어디간건질..



4. 퇴직 직전

마지막 한달은 퇴직의사를 밝혀야 된다는 것 때문에, 조금 남다르게 보냈음.

내가 사직 의사를 업무 메일로 보고한 시점부터, 사람들이 싹 달라짐.

인사도 안 받아주고, 유령 취급을 하기 시작함. 뭔가를 시키려면 걍 시키면 될 것이지 어차피 내가 할거 알면서

업무 메일로 "~~팀에서는 해당 문건 참조하여 문서 회신 바람" 해가지고 보내놓지를 않나,

일 안하는 과장이 지도 할말 없음서 나한테 태도가 문제니 뭐니 인신공격 해대고, 사람 뽑아놓고 가라느니.. ㅉㅉ

나도 그래서 마지막 종결시점까지 문제 하나 없이 해놓고 가려했으나, 마음이 용납하지를 않아 내 근무에 엄청 변화를 줌.

칼 같은 6시 퇴근, 혼자 밥 먹겠습니다, 이건 제 부서 업무가 아닌거 아시잖습니까, 라던지..

그동안 맘에 담아뒀던거 다 해봄. 물론 그 과정에서 "끝까지 잘해야 인정받는거다",

"니가 이 곳에서 이렇게 일하고 나가면 다음 회사에서도 수 틀리면 이렇게 하는 나쁜 버릇만 배운다"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좋은 인상이 남는거지, 그동안 고생했던거 전부 날아간다."

몇 꼰대같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쩌라고.. 그동안 내가 밤새 소리죽여 울면서 일해도 가르쳐 줄 생각 하나 없던 사람들이

그딴 인생 조언해주면 긍정적으로 들을래야 들을수가 없음. 물론 계약직간에 어린 새끼가 더러운 것만 배워와서는..

하는 눈초리를 이빠이 받고 현장직 직영 분들 외엔 관계를 완전히 손절털었고, 3월초 퇴직까지 필수적인 주무업무만

해놓고 분기별 업무같은거 다 내팽겨쳐놓고 왔음. 물론 그 마저도 계약직 관리규정상에서는 내가 할 업무는 아니겠지만 말야..



5. 퇴직 이후

남은건 이제 25일날 들어올 퇴직금 300만원 가량에 (그동안 못쓴 연월차, 대체휴무가 90만원) 망가진 몸에

1년짜리 대기업 경력뿐인데, 달라진건 마음가짐이랑 세상 보는 눈이라고 해야되나..

내가 웃으면 남도 즐거워진다, 군대에서도 견뎠듯이 어디든지 힘들다고 하더라도 사람사는 세상이다.. 라는게.

다 가식적이라고 느껴짐. 웃으면 우울한 표정 지을때까지 밟아줘야 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사람이 제일 무서운 동물이라는게 뭔지 알거 같다고 해야되나.. 정치라는 단어가 멀지 않다는걸 느낌 ㅋ

실업급여 같은 이쁜 제도가 있다고는 하는데 대기업에서는 무조건 자발적인 퇴직으로 몰아가서(업무여건 관계 무시)

절대 못받는다고 하고, 앞으로는 이쪽 브랜드 건축물이라면 다 거를거 같음. 이런 막공사로 지은 건물에 들어가서 산다니,

차라리 하나 돈 모아서 짓고 말지..


퇴직후에 그동안 고생했고.. 목요일 괜찮지? 라고 물어보던 관리부장도 연락이 없고,

거짓말 같이 퇴직 다음날 협력업체에서만 몇건 업무관련이라던지 안부라던지 연락이 오더니 다다음날 연락이 아무데서도 안옴.

대충하고 떠나니 통쾌하고 그런건 없음. 뒤에 올 사람 고생시키는 업보 하나 쌓는다는 미안함 정도만 있고.. 그 마저도

지금에 와서는 내가 왜 미안해해야하는지 의문이 들고.. 돈 받는 것의 몇배로는 일 했으니까.





----글쓴이의 추가댓글

  참, 나는 2450받고 일했는데 그 돈 받고는 누구도 안할거라고 생각했는지 새로 온다는 무경력자 3000준다더라. 있는 사람 절대 안 챙김. 노예 부려먹다가 단가 안 맞다 싶으면 올려서 새로 뽑고..ㅎ 나는 그래도 전공쪽으로 입사했는데 새로 온다는 사람은 에어로빅 강사하다가 왔다더라고.. 그 사람의 인생이라던지 커리어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내가 배운걸 무시한다는 생각이 확 들었음. 그래서 진짜 대충 처리해놓고 때려침..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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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써보는 첫 회사 때려친 썰

http://huv.kr/pds665139


나는 전문대학 2년제 소방학과 입학할쯤 정신차려서 졸업까지 평균학점 4.4찍고, 군대에서 근무 없는날 야간 연등해서 공부해가지고 관련 산업기사 자격증 두개따고 어학연수 다녀와서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 건설쪽 계약직으로 취업했는데, 1년 버티고 그만두게 됨.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글쓴 놈 찾아다가 청춘 찾을 때까지 조져야된다 ㄹㅇ

올해 25살이고.. 남들보다 스타트가 빠르다고 좋아했고,그만큼 젊은 나이에 헬조선에 대한 참교육을 몸으로 받으니

공무원이 최고라는 말이 이해가 되서 지금은 공무원 준비하고 있음.

나는 말주변이 없어서 파트로 나눠서 글을 적겠음..



1. 계약직

16년 2월달에 졸업하고 설 쉰다음에 바로 출근했는데 대기업 마크 박힌 옷 입으니까 내가 뭐라도 된거같더라.

계약직으로 입사를 하니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에 비해서 소외감을 은근히 많이 느끼게 됨.

나는 2400 받는데 정직으로 들어온 신입 사원이 4300을 받는건 학창 시절의 노오오오력이라고 쳐두고..

사소하게는 회사 포탈 들어가는 아이디부터 정직과 계약직이 다르고, 복리후생 받을 수 있는 페이지는

애초에 계약직이 모르게 2중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대놓고 계약직이 복리후생 페이지를 열면 몇몇 창이 회색으로 드래그 안되게

막혀있음. 마치 이건 정직들을 위한거니까 계약직들은 구경만 하라는 것 처럼. 

회식 자리에서는 정규직 신입은 우리 막내, 계약직 신입 사원은 탬버린에 소주셔틀.

나는 술을 못 마시는 편인데 새끼가 빠져가지고, 하면서 2병씩 먹이더니 정직 사원 3잔먹고 화장실 가니 집가라고 택시비주더라.

밤새 토하고 찡 - 하고 있는 머리 부여잡고 겨우 출근했는데 계약직 대리 과장들은 나 오고나서 한 둘씩 7시 되기전에 도착함.

그리고 헛개수를 들이키든 깡정신으로 버티든 그날 일과 소화하고 8시쯤 눈치보다가 직급별로 빠지는데..

정규직들은 회식 다음날 TBM 참석 안하고, 근태 문제 때문에 출근은 하는데 아침 식사 이후로 오후 3시까지 사라짐 ㅋ

그리고 대충 협력업체 직원 불러다가 자기 일 짬 시키고 6시 되면 퇴근함.

물론 일할때는 정직 계약직 구분 없음. 계약직 관리규정은 똥구녕으로 읽으신 부장님들이 많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기밀 문서나 주무업무를 걍 다 맡김. 그리고 계약직이나 정직이나 막내는 6시 출근 11시 30분 퇴근 똑같고..

그럴거면 급여 구분을 왜 하고, 사람에 계급을 나누는 것 처럼 왜 그런 시스템을 운용하는지..

어차피 건축공사 노가다 판이야 2년 반이면 사무실 빼고 다 뿔뿔이 흩어지는건데.



2. 업무분장

내가 2월에 입사해서 내 분야에 대해 지식을 얻을 사람이 위에 정직 과장 한명 밖에 없었는데, 가정사에 문제가 많은 놈인지

매일 허구헌날 술 마시고 교육장에 가서 쳐 잠만 잠.

분야가 분야인지라, 대관을 상대할 일이 많아서 타 부서에는 대관 점검을 몸빵한다고 술 먹이고 접대하고 자폭했다,

라는 핑계가 통해서 이 사람이 아무것도 안하고 술상무처럼 1년을 버텼는데, 김영란법 관련해서 이야기 있은 후로

회사 내에서 접대 관련으로 내부 점검이랑 결의식 몇번 하고 대외적으로도 대관사람들이 접대를 꺼리는게 보이는데

이 사람이 계속 접대했다고 하고 술 퍼먹고 오니 다른 부서도 눈치 까서 결국 전출 보냈지만,

여하튼 이 사람이 알려준건 회사 업무포탈 자기 아이디 로그인하는거랑 비밀번호 입력하는거 밖에 없었음.

왜 그걸 나에게 알려줬냐 하면, 결제 검토 태우기도 귀찮으니 알아서 문제없게 하라고.

업무분장이 세분화 되어있다, 라는게 이런 단점이 있음. 최적의 인원이라고 보냈는데 그 사람이 제 기능을 못하면

그 업무를 보조로 수행할 사람이 없음. 왜냐, 회사에서 인건비 아낀다고 보조 인원을 대리과장급 계약직을 뽑지 않기때문에.

나같이 대기업 돕파 입혀주는것만으로도 환상에 젖을 초대졸놈 충분히 많으니까..

그래도 맡은 일은 해야된다 라는 말이 진짜 이렇게 역겨울 수 없는데, 왜 우리 부서 과장이 안하고 미루는 일들을

내가 안한것 마냥 질책을 받아야 되는지, 난 또 다 알면서 왜 죄송하다고 조아리고 있는지.. 나보다 일 안하는 사람들한테서.

"너네 부서 일 아니냐?", "너네 과장이 안한다고 니가 안하면, 누가 하냐?" 군대에서 몸 쓰는거 요령껏 안한다고 눈치주는거랑

문서 만드는건 다른 일인데, 배운적도 없고 구글이나 다른데서 알아낼 수도 없는 기업의 비전 시스템을 내가 어떻게 하라고..

진짜 급박하게 필요할 때 쯤 되면 자기들이 만들어서 하기는 싫으니, 예전 현장에서 썼던 자료들 던져주고

비슷하게 만들어오라하는데, 지식이 없으니 밤새서 만들 수 밖에. 복리후생으로 라꾸라꾸 침대 있다는 IT업계가 부럽더라.



3. 건강관리 / 주변관계 / 등

1년간 머리털 빠지고 매일 코피 터지고 아침에 거울을 보면 얼굴은 패시브로 부어있고 눈에 황토색 반점이 낌 25살에.

몸무게 입사 전 87키로 (소방 공무원한다고 트레이닝 하고 근육 붙이고 있었음. 180cm) 퇴직 당일 115키로

PTSD 마냥 특정 몇몇 음식들만 보면 이가 갈리고, 예전같으면 싫어하는 음식 만들어놓고 만든이 정성 타령하면

혐오식품이나 억지로 못먹는거 먹일려고 작정한거 아닌 이상은 잘 먹었는데 요즘은 나도 모르게 감정조절장애가 됨.

저번에 엄마가 콩국수를 만들어줬는데, 콩물 우려내는 단계 전부터 싫어하니까 절대 안먹는다고 말한걸 결국 접시에 담아냈는데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만 흘림. 싫은데 왜 먹이냐고, 집에서도 내가 원하는대로 못먹으면 어디가서 있어야 되냐고.

말씀은 안하시는거 같은데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셨을까 생각도 드는게, 그날 이후로 계속 회사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고.. 여튼.

기업들은 법인카드를 없애야 됨. 자기 돈 아니라고 규정내로 쓰면 문제없단 식으로 식대 얼마, 회식은 몇회에 얼마,

숙소지원비 얼마, 정해놓고 그 맥시멈을 채우려고 드는데 우리 회사 경우에는 식대가 진짜 널널했음.

운동해서 건강관리를 하려한다, 뭐 이런거는 신입이 말해서 건방지다고 생각할 건덕지가 없잖아? 근데 이 사람들은 괘씸했나봐.

사람수도 딱 11명인데 누구도 올거고, 누가 또 올건데 하면서 13그릇을 시키더니 결국 안오니까 나한테 3그릇을 먹임.

군대 식고문이랑 다를거 없어. 못 먹을거 같으면 남기던가.. 하는데, 당해보면 못 남기지.. 한 5개월 가량을 식고문 당하다가

내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점심 굶는다고 선언하고 나니 회사 인간관계는 거의 단절됨.

타 부서 사람들과의 거리라고 해봐야 파티션 두세장인데 같이 밥을 안 먹으면 뒷소문이 이상하게 나돌고,

일을 성실하게 안한다던지, 밥을 같이 먹기 싫어가지고 막내주제에 빠져서(맞는말임 ㅇㅈ) 라던지..

또 수저 챙기고 물 나르고 반찬 비는거 눈치보다가 이모 불러야 될 막내가 빠지니까 대리급 직원들도 짜증나지..

점심은 굶든지 협력업체 친구와 먹든지, 정 안되면 혼밥하는 식으로 버티는데 저녁은 괴로운게,

협력업체 분들이랑은 저녁 약속을 잡으면 괜히 그 사람들 퇴근 후 일과를 내가 발목잡는게 되어버리는거 같고,

혼밥 또는 결식하려니 사무실에서 나가기 힘듬. (점심을 굶는다고 했으니 저녁도 굶는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지.)

저녁 안먹겠다고 퇴근하겠습니다 시전할수도 없고, 그래서 밥먹으러 가면 각자 2병씩 마시게 됨.

한두번 회식이 아니라, 매일. 진짜로 두병씩.

직장 상사가 더러운 놈이여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대관 핑계가 안 먹히니 나를 붙잡고 식대처리를 하려했는지

삼일 걸러 하루는 내가 니때는 말야, 하는 되도 않은 소리 들어가면서 그쪽이랑 술 먹고,

매일 야간작업 하면서 유달리 오늘이 또 힘들다는 식으로 저녁자리 잡히면 빠질수가 없고,

정직 과부장들이 야, 술이나 하자 하고 자기 차 타라하면 요즘 젊은 이들은 남탓을 많이 한다 하는 소리 해대며 또 술먹이고..

회사 4주 6일 휴무였는데, 그마저도 계약직은 잘 안지켜져서, 한달에 2번씩은 진짜 시체처럼 쓰러져서 잠만자고

나머지는 출근해서 매일 2병씩 마시고 그러다보면, 술이 느는게 아니라 몸이 망가지면서 술이 어째 몸을 휘젓고 다니든

간이 해독을 안하게 되는거라는 생각이 듦. 

항상 잇몸에 피가 고이니까 입에 신맛도 아니고 뭔가 역한맛이 항상 감돌고, 자고 일어나면 썩은내가 나고..

머리는 푸석하고 정전기가 온몸에 도는지 간지럽고.. 항상 일은 정해진 만큼은 다 해놓는데, 그러다보면 몸이 진짜 축남.

친구 애인관계는 친구 한명 외에 연락 안되고 외국에 있는 애인이랑은 사슬대결 하다가 헤어질뻔하고 겨우 관계 추슬림.

나름 대학다닐때 학과 총대도 하고 인망 넓었는데 다 어디간건질..



4. 퇴직 직전

마지막 한달은 퇴직의사를 밝혀야 된다는 것 때문에, 조금 남다르게 보냈음.

내가 사직 의사를 업무 메일로 보고한 시점부터, 사람들이 싹 달라짐.

인사도 안 받아주고, 유령 취급을 하기 시작함. 뭔가를 시키려면 걍 시키면 될 것이지 어차피 내가 할거 알면서

업무 메일로 "~~팀에서는 해당 문건 참조하여 문서 회신 바람" 해가지고 보내놓지를 않나,

일 안하는 과장이 지도 할말 없음서 나한테 태도가 문제니 뭐니 인신공격 해대고, 사람 뽑아놓고 가라느니.. ㅉㅉ

나도 그래서 마지막 종결시점까지 문제 하나 없이 해놓고 가려했으나, 마음이 용납하지를 않아 내 근무에 엄청 변화를 줌.

칼 같은 6시 퇴근, 혼자 밥 먹겠습니다, 이건 제 부서 업무가 아닌거 아시잖습니까, 라던지..

그동안 맘에 담아뒀던거 다 해봄. 물론 그 과정에서 "끝까지 잘해야 인정받는거다",

"니가 이 곳에서 이렇게 일하고 나가면 다음 회사에서도 수 틀리면 이렇게 하는 나쁜 버릇만 배운다"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좋은 인상이 남는거지, 그동안 고생했던거 전부 날아간다."

몇 꼰대같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쩌라고.. 그동안 내가 밤새 소리죽여 울면서 일해도 가르쳐 줄 생각 하나 없던 사람들이

그딴 인생 조언해주면 긍정적으로 들을래야 들을수가 없음. 물론 계약직간에 어린 새끼가 더러운 것만 배워와서는..

하는 눈초리를 이빠이 받고 현장직 직영 분들 외엔 관계를 완전히 손절털었고, 3월초 퇴직까지 필수적인 주무업무만

해놓고 분기별 업무같은거 다 내팽겨쳐놓고 왔음. 물론 그 마저도 계약직 관리규정상에서는 내가 할 업무는 아니겠지만 말야..



5. 퇴직 이후

남은건 이제 25일날 들어올 퇴직금 300만원 가량에 (그동안 못쓴 연월차, 대체휴무가 90만원) 망가진 몸에

1년짜리 대기업 경력뿐인데, 달라진건 마음가짐이랑 세상 보는 눈이라고 해야되나..

내가 웃으면 남도 즐거워진다, 군대에서도 견뎠듯이 어디든지 힘들다고 하더라도 사람사는 세상이다.. 라는게.

다 가식적이라고 느껴짐. 웃으면 우울한 표정 지을때까지 밟아줘야 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사람이 제일 무서운 동물이라는게 뭔지 알거 같다고 해야되나.. 정치라는 단어가 멀지 않다는걸 느낌 ㅋ

실업급여 같은 이쁜 제도가 있다고는 하는데 대기업에서는 무조건 자발적인 퇴직으로 몰아가서(업무여건 관계 무시)

절대 못받는다고 하고, 앞으로는 이쪽 브랜드 건축물이라면 다 거를거 같음. 이런 막공사로 지은 건물에 들어가서 산다니,

차라리 하나 돈 모아서 짓고 말지..


퇴직후에 그동안 고생했고.. 목요일 괜찮지? 라고 물어보던 관리부장도 연락이 없고,

거짓말 같이 퇴직 다음날 협력업체에서만 몇건 업무관련이라던지 안부라던지 연락이 오더니 다다음날 연락이 아무데서도 안옴.

대충하고 떠나니 통쾌하고 그런건 없음. 뒤에 올 사람 고생시키는 업보 하나 쌓는다는 미안함 정도만 있고.. 그 마저도

지금에 와서는 내가 왜 미안해해야하는지 의문이 들고.. 돈 받는 것의 몇배로는 일 했으니까.





----글쓴이의 추가댓글

  참, 나는 2450받고 일했는데 그 돈 받고는 누구도 안할거라고 생각했는지 새로 온다는 무경력자 3000준다더라. 있는 사람 절대 안 챙김. 노예 부려먹다가 단가 안 맞다 싶으면 올려서 새로 뽑고..ㅎ 나는 그래도 전공쪽으로 입사했는데 새로 온다는 사람은 에어로빅 강사하다가 왔다더라고.. 그 사람의 인생이라던지 커리어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내가 배운걸 무시한다는 생각이 확 들었음. 그래서 진짜 대충 처리해놓고 때려침..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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