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13 부동산대책과 종부세 강화, 국민연금 개편안과 최저임금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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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부동산 이야기부터. 아마 문재인 정부는, 서울집값이 오르는 것을 어느정도 예상했을 것이다. 그야 모든 정책효과가 똘똘한 한채에 집중될 것임이 누가봐도 뻔히 보이는 구조였으니 말이다. 정부가 이런 정책기조를 보인건 지방부동산버블때문. 부동산 거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서울지역아파트들 가격이 워낙 높다보니 서울, 강남 아파트들이 거품이라고 언급되곤하지만 정작 거품이 터질 것이 우려되는 쪽은 지방이었다. 미국금리가 계속 오를 예정인 가운데, 서울은 가격은 비쌀지언정 그만큼 인프라와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반면, 지방은 억대 아파트를 뒷받침해줄만한 지역민 소득이 모자랐다. 결국 외지인들이 끌어올린 시세라는 이야기.
그러니까 서울집값, 특히 강남을 비롯한 특정지역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포기했으며 대신 어차피 오를 거, 시세차익줄테니 복지하게 세금이나 달라는 심산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의 행동이 앞뒤가 맞는다. 그런데 2018년 여름 종합부동산세 징수규모가 서울 여론 눈치를 보느라 후퇴되었고, 그바람에 서울 집값이 예상보다 훨씬 더 올라버렸다. 그에따라 언론을 통한 비난에 직면해야했지만 대신 비난여론을 지렛대 삼아서 종부세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중이다. 그래서 이를 반등시키기위해 최저임금 속도조절이 논의되고 있기는 한데, 지지율 반등 효과가 있을지 대단히 의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속된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으로 인해 사회전체적으로 낙관적인 사고가 희박하며, IMF이후 생존자 증후군이 계속 커져왔다.
대형구조조정이 일어나고 대량해고가 발생했을 때, 해고되지않고 살아남은 사람은 비록 해고는 피했지만 자신의 위치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에 따라 생산성은 늘어나지만, 자신과 사회에 대한 낙관적인 사고를 상실해버린다. 또한 언론 등을 통해 대량해고소식을 접한 사람들도 불안감이 커지는데, 이러한 현상들이 한국은 국가단위로 일어난 것이다.. 그러니까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은 인상폭을 후퇴하면 투자가 증대되고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인건데, 최저임금을 속도조절한들 투자와 경제가 살아날거란 기대가 별로 없는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괜히 했다가 최저임금인상 지지층마저 잃는 거 아니냐는 것.
그나마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하기 전이었다면 할만했을지도 모른다. 언론들은 최저임금 인상폭을 비난하면서도, 산입범위가 바뀐 것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있었어? 라는 식이다.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하고나면 비난하던 언론들은 잠잠해질 것이고 겉으로는 평온해지겠지만, 이 문제는 근로자들 월급과 직결되기때문에 안에서 불만이 쌓인다.
참고로 이게 박근혜 정부가 비극을 맞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당시 박근혜 정부에게는 재벌만 챙긴다는 친기업 이미지가 씌워졌는데 그건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전임 정권이 쌓아올린 것이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해버렸고, 그것은 결국 2013 철도파업이 터졌을 때 철도민영화는 없다는 정부의 말을 국민들이 신뢰하지못하는 결과로 나타난 뒤 끝내 탄핵까지 이르게되었다. 지금 연초 최저임금 산입문제에서 근로자 쪽이 손해 혹은 양보한 것이 없었던 일로 보이는 것처럼 당시 언론 지면 상으로는 깨-끗했던 덕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심한게 아니냐는 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악독해서가 아니라.

다시 최저임금인상이야기로 돌아가서, 5년 최저임금 1만원마저 취소한다는 것은 2020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약을 내놓을 때 신뢰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 대선 가장 중요했던 최저임금 공약을 완전파기한다면, 총선 때 건설사업을 비롯한 각종 공약들을 믿어달라고하기 어려워진다.
얼마 전 자유한국당이 출산장려금 2천 만원, 성인 1억이라는 획기적인 정책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크게 얻지못한건, 그것을 발표한 사람이 김성태 원내대표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더군다나 출산정책만 발표한게 아니라 최저임금인상을 비판했는데, 최저임금인상은 자신들의 대선공약이기도했던데다가 최저임금인상공약파기를 두고 공약대로 실천하면 망한다는 말을 한 사람이 발언자 본인이었으니....이런 정당의 총선 공약을 믿을 수 있겠는가? 지난 대선 공약 혹은 지방선거 공약을 파기한다는 것은 단순히 파기로 끝나지않고 2020 국회의원 선거 공약에도 영향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속도조절을 강행하고자 한다면 성과금 삭감에 대한 불만을 누를 수 있도록 근로장려금 대상을 대폭 넓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작 세금 많이 뿌리는데 왜 나한텐 돈한푼 안들어오냐?" 소리 안나오게, 깎인 성과금을 국가가 대신 내준다는 생각으로. 과거같으면 빨갱이같다며 레드컴플렉스때문에 불가능했을 정책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거부감이 최저임금인상 찬성 쪽에 묶여있다가 최저임금인상이 공격받으면서 해소되고 있기때문에 선택지가 열리고 있다.
헌데 문재인 정부는, 정작 지지율이 급속히 하락하기 시작한 가장 큰 요인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 지지율이 곤두박칠 시작한 결정적인 사건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인상을 하지 않았을 때 그것을 대체할만한 정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3년 1만원 공약이 깨진 지금에 와선 결국 여당이고 야당이고 임기 내 1만원 공약인 건 같았기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누구에게 표를 주었든 간에 자기자신이 1만원 후보에 찬성표 던진 걸 부정할 수가 없기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무너뜨린 가장 큰 요소는 국민연금 개편이었다. 가뜩이나 내는 사람들이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던게 국민연금이었는데, 국민연금 개편 이야기를 꺼내서 더 불안하게 만들어 버렸다. 지방선거 대승을 거두고, 국민들이 싫어하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정책을 구사하기에 타이밍이 적절했던 건 맞는데, 왜하필 그것이 국민연금 개편이었는지는 대단히 의문이다. 여론이 끓어오르는 것을 분명 보았을 텐데 어째서 바로 부정하지않고 어물쩡대다가 욕다먹고 국회로 넘긴 건지도.
문재인정부가 국민연금을 개편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현 문재인 정부는 꾸준히, 일관되게 증세기조였고 세수가 크게 늘었다. 감세 기조인 정부가 더내고 덜받아가라고해도 저항이 엄청날 판에, 증세 기조인 정부에서 더내고 덜받아가라고 하면 안그래도 세금 더 많이 걷어가면서 이젠 국민연금까지 더 뜯어가겠다는 것이 되니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것은 당연했다. 만약 지지율 반등을 원한다면 국민연금 개편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필요할텐데 이제와서 맨입으로 선언해봐야 아무도 안믿을거고 국민연금에 대한 거부감은 그대로 남을 터다. 그렇지만 이번 종부세 강화로 인한 추가세수를 국민연금 쪽으로 옮길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