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추락하는 아시아 4마리 용
2014~2018 대한민국이 전 세계 1등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gif
아시아 4마리용 = 대만, 한국, 홍콩, 싱가포르.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심각한 산업공동화 현상을 맞이했다는 것. 세계화와 자유무역으로 부가가치가 더 창출되봐야 일자리가 임금이 값싼 국가로 떠나버리면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다는 소리다.
물론 국민은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이기때문에 소비재가격에서 이득이 있긴하겠지만, 사는데 필수적인 물건들은 정부차원에서 이미 가능한한 낮게 가져가려고 하기때문에, 필수재 소비비중이 높은 중산층 미만 사람들에게 큰 이득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농산물 전면개방/식량주권 포기 급 대격변이 일어나면몰라도, 아니 일어난다하더라도 득보다 실이 더 큰 것이다.
이게 한국에서 자유한국당 비박계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끝장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 위기를 시장경제에 맡기는 체질개선을 통해 분배경로를 되살릴 수 있다고하지만, 까놓고말해서 이 상황에 자유시장경제를 이야기한다는 건 중국 말레이시아 수준으로 임금과 생활수준을 낮추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일자리 눈높이를 낮추라고 했듯이, 국민들더러 생활수준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단독] '상속세 폭탄' 무서워…부자들이 떠난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9051918761
그렇다고 복지를 늘리는 것도 쉽진않았다. 세계화는 무역을 자유롭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의 국적이동도 자유롭게 해주었다. 과거 해외여행조차 자유롭지않았던 대한민국은, 현재 상속세 내기싫어 너도나도 이민간다는 국가가 되었다. 지도층 자녀 들 국적은 두말하면 입아프다. 유권자 눈치를 봐야하는 정치인들조차 잊을만하면 자녀국적문제, 자녀병역문제에 휩쓸린다. 검은머리외국인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도저도 못해 나온 결과물이 IMF극복과정에서 내렸던 처방을 연장시키는 것이었다. '구조조정'이라는 거, 기업에서만 하는 걸로 오해하기쉬운데 사회단위로도 이루어지기도한다.
일단 남자가장들을 노동유연화시키는 한편, 여성을 집구석에서 끄집어내 일을 시켰다. 외벌이면 1명의 임금이 깎이거나 실직했을 때 가정이 통째로 휘청이겠지만, 맞벌이를하면 노동유연화에 대한 내성이 늘어난다. 다만 이렇게되면 과거 전업주부들이 하던 일들은 누가하느냐는 문제가 남는데,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집단수용하면 보육에 소모되는 인력을 낮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가령 옛날 전업주부시대에는 유치원생 한두명 키우는데에 여성 1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유치원생 12명을 키우는데 보육교사 1명이면 충분하다. 남는 가사노동들은 남녀에게 적당히 분산시키면 개인당 늘어나는 노동량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하지만 이걸 대놓고 눈낮추라고 하면서 밀어붙였으면 반발이 엄청났을 것이다. 대신 낙수효과와 페미니즘이 이를 사상적으로 뒷받침해주었다. 덤으로 각 가정에 부과된 노동강도 불만이 너무 심해져 터진다 싶을 땐 남녀가사노동 분담으로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들 면 되었다. 여성운동가들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절대 선인척하고 자신들의 업적으로 포장하지만 현실은 이랬다.
물론 능력있는 고소득 전문직 여성들은 유리천장이 깨진만큼 이득을 봤다. 전통적인 여성가치관차원에서 스펙이 좋은, 가령 집안이 좋거나, 외모가 뛰어나거나, 가사력이 좋거나, 소위 여자력이 높아 좋은 남성을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은 상관없었다. 30대 여성 근로자 중 혼인율이 가장 높은 소득계층은 어이없게도 최하위 10%다. 가장 수입이 없는 여성들이 혼인율은 가장 높다. 생계가 아니라 심심풀이 삼아 일하는 여성들이다. 하지만 대다수 젊은 여성들은 일은 힘들어졌는데 삶은 팍팍한 워킹푸어, 타임푸어가 되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3062604233724838
결국 낙수효과 하나 바라보고 올인한 셈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시장임금이 중국, 동남아 임금을 향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었다. 기껏 노동유연화해서 월급 120만원으로 죽어라 눈을 낮췄더니 베트남 월급은 50만원...? 세계화로 인한 저임금추세가 노동유연화로 커버가 될 수 있었다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으로 대선이 통째로 도배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에 둔 의미가 그냥 임금높이면 다 잘된다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하는지? 그건 그렇게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다. 거기엔 '니들이 10년동안 말한 낙수효과 내놔'라는 뜻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최저임금에 대한 열망이 깨진 순간, 자유한국당의 낙수효과도 같이 박살난거고,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제평가가 안좋아도 지지율이 안뒤집히는 것이다.
버티다버티다 한계에 다다랐을 때 도달하는 결론은 결국 입을 줄이는 것. 물론 그 이전부터 맞벌이때문에 출산율은 하향곡선이었지만 이젠 아예 출산을 포기하고, 혼인을 포기하고, 양육을 포기한지 오래되었다. 언론에서는 이 현상을 '저출산'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앞뒤만 놓고보면 '정상출산'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http://m.popcornnews.net/19512
결국 출산주도성장까지 나왔었다. 개인적으로 옛날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는 연설이었는데 과거 허경영 후보가 이와 유사한 공약을 내세웠을 때 사람들이 그냥 비웃고 끝날지, 아니면 각자 자기 지지정당에 '왜 우린 이런거 안하냐? 좋은거면 골라받아야하는 거 아니냐?' 따질지 궁금했던 추억이 있다. 결과는 전자였고 해당 공약은 10년이 지난 뒤에야 빛을 보게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정당은 평소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데다, 최저임금문제에서 공약 다 지키면 나라 망한다는 말을 대놓고 했기때문에 신뢰도가 꽝이었다. 거기다 유치원 3법 논란 때 '우린 사학없인 죽고못살아' 스탠스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런 정당이 출산주도성장해봐야 사립교육기관들 퍼주고 끝나는거 아니냐는 의혹만 남긴채 문자 그대로 망했다.
물론 자유한국당이 아니었어도 타이밍이 너무 늦은 탓도 있다. 왜냐하면 명당 1억원줘봐야 시간끌기 정도밖에 안되기때문이다. 1억원이 엄청나게 큰돈일 거 같지만 1년에 400만원정도다. 40대에 짤려서 수입이 반토막 내지 심하게는 제로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돈가지고 커버가 될리가...? 10년 전이었다면 사회 전반에 비관주의가 지금보단 덜 흐르고 있었다만은, 이젠 시간이 끌려도 너무 끌렸다.
그 결과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투표장에 갔을 때 주어지는 선택지는, '페미니즘을 내세우면서 뒤로는 여성인력써먹자고 구조조정시키는 정당' vs '작은정부추구한다면서 출산주도성장하겠다는 정당' 이 되었다.
분양가 상한제를 할정도로 투기가 과열되었는데도 투기과열지구에 외국인노동자 사용금지하겠다는 이야기가 없다. 투기판 벌린 재건축시장에선 분양가 보장, 억대 이주비 지원, 금품향응제공 등 건설업체끼리 수주전 과열까지 벌어진다. 이러면서 내국인은 비싸다고 줄 돈 없으니 외국인 쓰겠다 소리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투기판 벌릴 돈은 있고 내국인 근로자 올려줄 돈은 없나보다. 알짜배기건설판조차 이모양이니 여성근로자비중이 높은 도소매, 숙박음식점 쪽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다. |
더 비극적인 것은, 원내정당 모두가 겉으로는 이런식이지만 속으로는 저출산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저출산= 나라망한다' 언론플레이하면서 뒤로는 어떻게하면 값싼 외국인 노동자 대거 들여올지 골몰한다. 물론 이주민 도입도 저출산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 있긴하다.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룰 때 인권이나 값싼 임금 얘기가 가장 먼저나온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당들이 얼마나 답이 없는지 보여준다. 유권자 개개인들을 무서워하는 정당이라면 저출산, 인권, 값싼임금, 경제성장 이런 거시적인 차원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국인 개개인들에게 어떻게 피해가 가는지, 피해 감수할만한 이득을 어떻게 해야 안겨줄 수 있는지 고민했을거고 그게 가장 먼저 튀어나왔을 것이다.
까놓고 말해 주식투자비중에 무지막지하게 낮은 이 나라국민들에게, 친외노자 정당들이 여태까지 저출산으로 기업떠난다, 나라망한다 겁주는 거 외에 외국인노동자증원이 개개인들에게 어떤 이득이 돌아가는지, 돌아가게하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 제대로 얘기한적 있던가? 한국인 하위계층이 입는 경제적 피해를 어떻게 보상해 줄지 이야기나 제대로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