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김 시대 이후 대한민국 정부들은 강경책과 유화책을 섞어서 써왔다. 노무현 정부는 국방비를 크게 증액시키는 동시에 개성공단을 만들었고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태까지 벌어졌음에도 개성공단을 폐쇄시키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도 개성공단 폐쇄와 재개를 오가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시했다.
대북정책에 강경을 외친 정권조차 유화책을 섞어 쓴 것이다. 북한이 좋아서 이랬을까?
대한민국은 강경책에 올인할 수 없는 나라다. 박근혜 정부는 국제사회에,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 핵문제가 지속될 경우 핵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강행하였고 광명성호를 발사하였다. 박 정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했으나 북한은 개의치않고 5차 핵실험까지 터뜨렸다. 한국에서는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되었다. 그로부터 약 7개월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했나? 물론 탄핵 사태 때문에 나라가 정신없긴 했다. 하지만 과연 탄핵 사태가 없었어도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할 수 있었을까? 한국은 핵은 고사하고 미사일 사거리/탄두중량조차 묶여있는 나라다.
한국 단독으로 공포의 균형을 맞추기 힘들다면, 미국의 군사력, 한미동맹에 의존하는 방법이 있긴하다. 그런데 한계가 있다. 미국은 북한의 호전성을 억제하는데 그치지않고 진짜로 북폭을 해버릴 수도 있다.
분명 미국은 대한민국 입장에서 가장 믿을만한 동맹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선제공격 하지않는다지만 북한의 미사일 사거리가 미국 본토에 이르게 되어 미국의 대도시들이 위협받게되었을 때, 그 때도 미국이 인내해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벌써부터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위협 때문에 강경책이 필요하지만 단독으로 고순도 강경책을 쓰지못하는 처지다. 해양세력과의 동맹으로 강경일변도로 나가자니 미국, 일본과 달리 확전위험에 노출되어있다. 그래서 과거 정권교체가 일어났는데도 친미동맹강화와 유화책을 동시에 쓰는, 투트랙이라는 큰 틀은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주적이냐는 이분법적인 질문을 대선토론에서 하고 있다. 오히려 질문한 사람이 불안해보인다. 과거 유승민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에서 대놓고 들이받은 적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탄핵까지 되면서 그 당시 행동이 옳은 일이 됐을지언정, 본인과 계파, 보수진영 전체에 엄청난 후유증이 남았다. 그랬던 사람이 주적논란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 대북문제도 같은 방식으로 다루다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거 아닐지...부디 프레임씌우느라 무리한 것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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