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처음부터 손이 많이 갈 게 예견되어있었다. 이걸 대기업, 프랜차이즈들 물가인하 압박용이 아니라 제대로하려면 최저임금 올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물가도 주의깊게 살펴봐야하고, 영세상인도 챙겨야하고, 실업자가 발생하는 지도 살펴봐야하고,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에 압력도 넣어야하고, 건물주 임대료 인상도 살펴야하고, 최저임금라인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 감시인력도 더 필요하다. 사실 최저임금제가 아니더라도 빈곤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많았다. 직접세 감세는 이명박 정부에서 실패했기때문에, 부가가치세 감세같은 소비세 감세는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대기업재벌들이 꿀꺽할까봐 제껴놓는다하더라도 말이다.
가령, 대학생 알바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면 등록금을 대폭 깎으면 될 일이었다. 저출산과 고학력 실업이 심각해져서 대학교들에게 구조조정을 강요할 명분은 충분했다. 영세상인들이나 영세근로자, 실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면 복지망을 두텁게 가져가면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복잡한 방법이 채택된 것이다. 이건 정치적 힘의 논리가 작동했기때문이다. 정치권이 사학재벌과 맞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등록금 내리라고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 결말은 등록금인하가 아니라 국민세금으로 등록금을 대신 내주는 것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학교들의 비효율성을 몰랐겠는가? 그때부터 이미 고학력 실업자는 증가추세였고 공무원시험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이 그렇게 났다.

정말 인구과잉문제는 없는가?
한편 우골탑 바깥에서는 영세자영업자들이 파탄에 이르고 노동시장이 폭파되었다. 많은 근로자들의 일자리 질이 급격히 나빠졌다. 사람들은 빈곤에 빠졌다. 이를 심플하게 해결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 비용을 줄이기위해 대상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눈낮추면 널린게 일자린데 일안하는 게으름뱅이로, 이들을 도우면 북한식 정책으로 몰았다. 고출산세대로 인해 노동력과잉상태에 놓인 게 아니냐는 반론은 묻었다. 그러면 열심히 먹고사는 영세상인과 영세근로자들에게 복지비용을 더 지출하면 되었다. 그런데 그 돈마저도 아까워했다. 빈곤문제에 대한 불만은 점점 더 높아졌다. 무언가는 해야만 했다.
최저임금인상은 이 불만을 가장 값싸게 억누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최저임금인상에 매달리는 것은 지푸라기를 잡는 것과 같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었고 잠시나마 행복해했다. 그러나 새해가 밝자 여기저기에서 부작용 기사들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무인화와 해고관련기사들은 이 사회에서 인간이 예상 이상으로 헐값이었다는 사실에 쐐기를 박고 았다. 또한 현 빈곤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최저임금인상은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저임금인상을 취소하기엔 인상 전 상황이 너무나도 쓰라리다.
최저임금정책이 후퇴된다면 그 이후 여론방향은 세가지 정도다. 일단 최저임금인상속도가 너무 급격하다고 생각하며 적당히 빈곤한채로 견디며 사는 방법이 있다. 사실 이게 최저임금반대세력의 목표다. 갑자기 새해를 전후로 영세자영업자들 영세근로자들 걱정이 쏟아지는데 언제부터 영세자영업자 영세근로자 비정규직 양산에 일조했던 사람들 마음이 이리 따뜻했던가. 두번째는 정치적 힘의 논리에 의해 기각되었던 이전의 다이렉트한 정책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영세자영업자 입장에선 이게 나을지도 모른다. 특히 비프랜차이즈 영세자영업자 입장에선 짐을 넘길 본사도 없는 마당에 빈곤문제 해결의 짐을 최저임금인상때문에 떠안게 된 건데, 최저임금인상이 직접복지로 바뀐다면 고통에서 해방된다. 세번째는 눈돌리기조차 여의치않을 때. 풍선효과때문에 뭔 짓을 해도 답이 안나온다면 바늘로 터뜨릴까 고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