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ehistory.go.kr/page/view/photo.jsp?photo_PhotoID=25925&photo_PhotoSrcGBN=PT

  20여년 전 전두환 노태우 사면이 있었다. 줄여서 '전노사면'이라고도 불렀다. 김영삼 정부 임기 끝자락에 사면이 가능했었던 것은 김대중 당선자와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후보자들이 전노사면을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법의 권위가 지금보다 훨씬 약해서 가능했던 측면도 있었다. 군사정권 시절 법은 억압의 수단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긴급조치에 시달린 사람이었다.  15대 대선 당시 득표 2위였던 이회창 후보는 5.16 쿠데타 직후 혁명재판소 재판관으로 차출당해 원치않는 판결을 해야했던 경험이 있었다. 후보자의 권위가 법과 싸우면서 만들어지던 시절이었다. 

 

  부족한 법과 정치의 권위를 폭력으로 땜질하던 시절이어서 정치적인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전반적으로 준법의식이 느슨했던 시절이었다. 버스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운다거나, 음주운전에 매우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 야구 원정팀 선수가 마음에 안든다고 오물을 저격투척하는 등 지금 애들한테 보여주면 '저런 인간들이 우리한테 꼰대짓하는 거냐' 소리들을 만한 뉴스들이 한가득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8hVE28fwKY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박근혜 이명박 사면이 이미 한 번 저지되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만 풀어주자고 했다면 불명예 퇴임을 근거로 동정론이라도 기대해볼 수 있었다. 실제 2021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먼저 풀어주는 순차사면 이 청와대에서 논의되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청와대는 검토한 적 없다고 했지만 그 뒤 이낙연 대표 입에서 사면이야기가 나왔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만 먼저 풀어자는 이야기가 두 전직대통령 사면으로 바뀌었다.

 

  '굳이', '꼭' 두 전직대통령을 세트로 묶었다. 반대쪽에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부터가 박근혜 사면론에 굉장히 미지근했던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2020년 주호영 대표가 박근혜 - 이명박 동시 사면에 긍정적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낙연 발 사면론은 보궐선거 패배와 함께 완전히 아웃. 역시나 박근혜 한 명이면 모를까 둘 다 풀어주는 건 무리였다. 어찌보면 박근혜 석방이 이명박 석방과 세트로 묶이는 바람에 좌절된 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8X2VDm9UwU

  그러던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를 하며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의 지지율은 1위다. 물론 불안불안한 1위다. 만약 윤석열 전 총장이 1위자리를 굳히길 원했다면, 당신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표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가장 운이나쁜 유형의 유권자는 더불어민주당이 보궐선거에서 패배하길 바라는 윤석열 지지자였다.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입장에서 윤석열은 누굴내도 질 거같으니까 어쩔 수 없이 택했던 선택지였을 뿐이다. 정말 윤석열 차기대통령을 원했다면 나경원 후보가 결선진출해서 최종적으로 선거에서 져야했다. 보수언론들이 기를 펴지못하게 했어야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철수, 오세훈 후보에게 계속 훼방을 놓는 언론플레이를 했지만 LH사태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승리 '당했다'. 이제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은 윤석열 후보에게 갑질을 시작할거고,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에 들어가기위해선 재벌가에 보인 오만불손한 태도를 참회하고 사면론부터 시작해서 사상검증을 받아야 될 것이다.


  하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 석방 문제에 관련된 당사자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데에는 미르재단 출연금에 뇌물공여혐의가 적용되었기 때문이었는데, 이걸 주장한 사람이 당시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이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0년 구형을 한 사람이 윤석열 수사팀장이었고, 이명박 구속 영장청구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건의한 사람이 윤석열 지검장이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3013140002035

  그러니까 따지고보면 문재인 대통령더러 사면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황당한 것이다. 사실상 사면권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문재인 청와대가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을 풀어주는 건 굉장히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동이다. 그나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임기를 다 못채우고 탄핵'당했다는 초유의 불명예가 씌워지는 처벌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사이비종교설'같은 실체 미확인된 보도가 떠돌았기때문에 여론과열로 인한 과잉처벌이라고 주장할 수라도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멀쩡히 임기 잘 마친 사람이다. 이재용 사면론도 경제를 위해서 풀어줘야한다고 언론이 마구 띄워주긴하는데 막상 사면이 간접적으로 언급된 문재인 대통령 4주년 연설이후 삼성그룹 주가는 연이은 하락이다. 어찌보면 당연한게, 자사 주가를 내리눌렀다고 기소당하고 횡령-배임이 사실확인차원에서 공시된 사람이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런 사람이 경영복귀하는 게 기업에 호재라고 언론들은 주장한다. 경영공백? 경영에서 완전히 아웃되어야하는 사람이 아웃되지 않았고, 그 사람이 돌아올 자리를 비워두었다. 공백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공백생겼으니 풀어달라고 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우는, 왜 재판을 일찍 끝내지않았는 지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그토록 사면을 원했다면, 왜 2020년 안에 재판을 끝내지 않았을까. 2020년 하반기는 코로나에 핵폭탄 맞았던 증시가 회복되는 걸 넘어 폭등으로 이어지며 증시가 경제적 낙관론을 뿌리는 중이었다. 따라서 이재용 사면이 기업경제 국가경제에 도움된다는 논리가 앞뒤가 맞지않아 보일 순 있어도 결과가 도움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백신수급 문제까지 있었고, 무엇보다도 윤석열 후보가 아직 총장직에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젠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니다. 윤석열 후보다. 윤석열 후보가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 사면에 아무런 입장도 안내놓은 상태인데 청와대가 전격 사면해주고, 왜 풀어주냐는 비난에 노출된다라... 그나마 찬성론 높은게 이재용 사면인데 언론플레이로 억지로 띄운 사면 찬성론이다. 당장은 좋아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면 이후 문재인 정부가 안좋은 일로 언론 공세를 받을 때 사면에 분노한 (구) 문재인 지지자들이 가세하면 견디기 힘들어진다. 그때가서 언론들이 사면해줘서 고맙다. 입다물어줄거라 생각하는 걸까.

 

  특히 공세 중심에 윤석열 후보가 있다면 윤석열 후보의 입지만 굳어진다. 만약 청와대가 단독으로 사면을 강행한다면 그건 차기대선주자들, 특히 윤석열 캠프가 큰 정치적 빚을 지는 암묵적 거래다. 다른 주자들도 그렇지만 과연 윤석열 후보가 그걸 알아 줄 사람일까? 보수언론들이 윤석열 띄울 때 쓴 묘사대로라면 이런 문제에서 득이되도 누가해달랬냐며 가중보복할 사람인데 말이다.

[내용펼치기(클릭)]

http://ehistory.go.kr/page/view/photo.jsp?photo_PhotoID=25925&photo_PhotoSrcGBN=PT

  20여년 전 전두환 노태우 사면이 있었다. 줄여서 '전노사면'이라고도 불렀다. 김영삼 정부 임기 끝자락에 사면이 가능했었던 것은 김대중 당선자와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후보자들이 전노사면을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법의 권위가 지금보다 훨씬 약해서 가능했던 측면도 있었다. 군사정권 시절 법은 억압의 수단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긴급조치에 시달린 사람이었다.  15대 대선 당시 득표 2위였던 이회창 후보는 5.16 쿠데타 직후 혁명재판소 재판관으로 차출당해 원치않는 판결을 해야했던 경험이 있었다. 후보자의 권위가 법과 싸우면서 만들어지던 시절이었다. 

 

  부족한 법과 정치의 권위를 폭력으로 땜질하던 시절이어서 정치적인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전반적으로 준법의식이 느슨했던 시절이었다. 버스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운다거나, 음주운전에 매우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 야구 원정팀 선수가 마음에 안든다고 오물을 저격투척하는 등 지금 애들한테 보여주면 '저런 인간들이 우리한테 꼰대짓하는 거냐' 소리들을 만한 뉴스들이 한가득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8hVE28fwKY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박근혜 이명박 사면이 이미 한 번 저지되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만 풀어주자고 했다면 불명예 퇴임을 근거로 동정론이라도 기대해볼 수 있었다. 실제 2021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먼저 풀어주는 순차사면 이 청와대에서 논의되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청와대는 검토한 적 없다고 했지만 그 뒤 이낙연 대표 입에서 사면이야기가 나왔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만 먼저 풀어자는 이야기가 두 전직대통령 사면으로 바뀌었다.

 

  '굳이', '꼭' 두 전직대통령을 세트로 묶었다. 반대쪽에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부터가 박근혜 사면론에 굉장히 미지근했던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2020년 주호영 대표가 박근혜 - 이명박 동시 사면에 긍정적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낙연 발 사면론은 보궐선거 패배와 함께 완전히 아웃. 역시나 박근혜 한 명이면 모를까 둘 다 풀어주는 건 무리였다. 어찌보면 박근혜 석방이 이명박 석방과 세트로 묶이는 바람에 좌절된 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8X2VDm9UwU

  그러던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를 하며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의 지지율은 1위다. 물론 불안불안한 1위다. 만약 윤석열 전 총장이 1위자리를 굳히길 원했다면, 당신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표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가장 운이나쁜 유형의 유권자는 더불어민주당이 보궐선거에서 패배하길 바라는 윤석열 지지자였다.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입장에서 윤석열은 누굴내도 질 거같으니까 어쩔 수 없이 택했던 선택지였을 뿐이다. 정말 윤석열 차기대통령을 원했다면 나경원 후보가 결선진출해서 최종적으로 선거에서 져야했다. 보수언론들이 기를 펴지못하게 했어야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철수, 오세훈 후보에게 계속 훼방을 놓는 언론플레이를 했지만 LH사태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승리 '당했다'. 이제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은 윤석열 후보에게 갑질을 시작할거고,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에 들어가기위해선 재벌가에 보인 오만불손한 태도를 참회하고 사면론부터 시작해서 사상검증을 받아야 될 것이다.


  하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 석방 문제에 관련된 당사자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데에는 미르재단 출연금에 뇌물공여혐의가 적용되었기 때문이었는데, 이걸 주장한 사람이 당시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이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0년 구형을 한 사람이 윤석열 수사팀장이었고, 이명박 구속 영장청구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건의한 사람이 윤석열 지검장이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3013140002035

  그러니까 따지고보면 문재인 대통령더러 사면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황당한 것이다. 사실상 사면권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문재인 청와대가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을 풀어주는 건 굉장히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동이다. 그나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임기를 다 못채우고 탄핵'당했다는 초유의 불명예가 씌워지는 처벌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사이비종교설'같은 실체 미확인된 보도가 떠돌았기때문에 여론과열로 인한 과잉처벌이라고 주장할 수라도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멀쩡히 임기 잘 마친 사람이다. 이재용 사면론도 경제를 위해서 풀어줘야한다고 언론이 마구 띄워주긴하는데 막상 사면이 간접적으로 언급된 문재인 대통령 4주년 연설이후 삼성그룹 주가는 연이은 하락이다. 어찌보면 당연한게, 자사 주가를 내리눌렀다고 기소당하고 횡령-배임이 사실확인차원에서 공시된 사람이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런 사람이 경영복귀하는 게 기업에 호재라고 언론들은 주장한다. 경영공백? 경영에서 완전히 아웃되어야하는 사람이 아웃되지 않았고, 그 사람이 돌아올 자리를 비워두었다. 공백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공백생겼으니 풀어달라고 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우는, 왜 재판을 일찍 끝내지않았는 지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그토록 사면을 원했다면, 왜 2020년 안에 재판을 끝내지 않았을까. 2020년 하반기는 코로나에 핵폭탄 맞았던 증시가 회복되는 걸 넘어 폭등으로 이어지며 증시가 경제적 낙관론을 뿌리는 중이었다. 따라서 이재용 사면이 기업경제 국가경제에 도움된다는 논리가 앞뒤가 맞지않아 보일 순 있어도 결과가 도움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백신수급 문제까지 있었고, 무엇보다도 윤석열 후보가 아직 총장직에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젠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니다. 윤석열 후보다. 윤석열 후보가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 사면에 아무런 입장도 안내놓은 상태인데 청와대가 전격 사면해주고, 왜 풀어주냐는 비난에 노출된다라... 그나마 찬성론 높은게 이재용 사면인데 언론플레이로 억지로 띄운 사면 찬성론이다. 당장은 좋아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면 이후 문재인 정부가 안좋은 일로 언론 공세를 받을 때 사면에 분노한 (구) 문재인 지지자들이 가세하면 견디기 힘들어진다. 그때가서 언론들이 사면해줘서 고맙다. 입다물어줄거라 생각하는 걸까.

 

  특히 공세 중심에 윤석열 후보가 있다면 윤석열 후보의 입지만 굳어진다. 만약 청와대가 단독으로 사면을 강행한다면 그건 차기대선주자들, 특히 윤석열 캠프가 큰 정치적 빚을 지는 암묵적 거래다. 다른 주자들도 그렇지만 과연 윤석열 후보가 그걸 알아 줄 사람일까? 보수언론들이 윤석열 띄울 때 쓴 묘사대로라면 이런 문제에서 득이되도 누가해달랬냐며 가중보복할 사람인데 말이다.


최근글
인기글
이모티콘창 닫기
울음
안녕
감사
당황
피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