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민들은 IMF이후 극단적으로 경쟁논리에 내몰렸다. 평생 직장은 삼팔선(38세까지 다니면 선방),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로 바뀌었다. 정규직에서 한번이라도 미끄러진 사람들은 비정규직, 계약직이 되었다.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현상에는 개인 노오오오오력이 부족한 것이 되었다. 경쟁, 경쟁, 경쟁, 경쟁...
그런데 한국의 정치권은 다른 세상이었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판의 귀족노조들이었다. 한국의 정치제도는 군소정당이 성장하기 힘들도록, 신규정당이 진입하기 어렵게 되어있다. 굉장히 가혹하다. 당연히 거대정당들은 자신의 이익이 걸려있으므로 고칠 생각도 의지도 없다. 국회의원이 33명이나되는 바른정당도 이모양이다. 사표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해도, 지역주의 병폐를 고쳐야한다고 목소리가 높아져도, 유권자들 눈치는 보지않고 텃밭공천을 받기위해 계파싸움에 집중한다는 비난을 받아도 바뀌는 게 없다. 그들은 선택폭을 제한시키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의 권력을 강탈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총선 투표율이 60%를 못넘어 가는 것에 대해 제도가 문제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회분위기는 1번 혹은 2번을 강요하는 선거제도가 아니라 유권자 개인들을 탓한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이재명, 안희정, 김진태, 손학규 등에게 표를 줄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질 못했다. 이재명, 안희정, 김진태 등을 자기네들끼리 경선에서 떨어뜨려버렸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은 완전국민 경선으로 눈치라도 봤다. 경선참여자는 약 160만 정도로, 대선 본선과 비교하면 어차피 하는 사람만 한다. 구색맞추기라는 거 너도알고 나도알고 다들알지만 그래도 더불어민주당은 유권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책임당원 + 여론조사를 고수했다.
현 대선방식인 단순다수제, 무조건 많은 득표를 받은 1인이 당선되는 방식은 사표심리가 매우 강력하게 작동한다. 이는 무소속이나 군소후보들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심상정 후보, 유승민 후보 등이 소신투표해달라고 유세하고 다니는 것이고 중진급 후보들이 거대정당경선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구찍으면 누구된다는 유행어가 쏟아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다수제는 전략투표, 수싸움 등이 큰 변수가 되기 때문에 보는 재미는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 소신투표 못하고 눈치싸움 하게 만드는 제도가 과연 옳은지? 선호투표제나 결선투표제가되면 피곤한 눈치싸움을 안해도 되거나 최소한 하기 힘들게 되지만 그렇게되면 중진급 후보들이 거대정당경선에 참여하는 메리트가 줄어든다. 공천의 메리트가 약해진다는 것은 곧 거대정당의 권력 약화를 뜻한다. 거대정당 소속의 정치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현 제도를 바꿀 이유가 없다.
끝까지 간다는 유승민 후보
바른정당 국회의원들의 이동은 정치판에 귀족노조가 존재한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좋다고 탈당한 인간들이나, 그걸 꼬드기고 받은 정당이나....제도 상 복당 유혹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알지만, 대선 7일 앞두고 집단 탈당이 벌어졌다. 바른정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손가락질 당하고 있는데 대선 7일 전 집당 탈당이 유권자들이 좋게 보여질까? 바른정당 탈당자들이 이를 모를리 없다. 철새로 찍히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유한국당 복당에 메리트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제도가 얼마나 거대정당들에게 유리한지 매우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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