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잡은 집권세력이 가장 하지말아야할 짓은? 정부정책에 순응한 사람 등신 만드는 거다. 성질부리고 깽판치고 악쓴 진상 민원인이 옳았고, 정부 지시에 잘 따른 사람이 바보가 되었을 때, 손해본 사람들 마음 속엔 응어리가 생긴다. 하지만 순진한 사람들이 갑자기 진상짓하긴 쉽지않을테니 결국 행동은 다음 선거에서 정권교체 표주는 것으로 표출된다.

  이런 말하면 아마 부동산 정책 실패얘기가 먼저 나올텐데, 그나마 부동산 정책같은 경우는 '노력은 했지만 잘 되지않았다'고 옹호라도 가능하다. 물론 노력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과 아예 하지도 못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헌데 민주노총 시위는 다르다. 정말 게릴라집회를 '못'막는 게 맞나? '안'막은 건 아니고? 과거 정부가 인건비 절약하겠다고 외주, 하청, 기간제 시스템이 한창 확대하던 시절 거기에 순응하던 사람들만 엿먹고 민주노총처럼 악쓰고 난리쳐야 자기 것 자기자리 지키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노동운동 시위도 존중해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 지지하진않지만 방역정책에 찬성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하면 당연히 안하는 것보다 코로나 19에 죽는 사람은 줄어든다. 그러나 그대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않았으면 그럭저럭 장사는 했을 자영업자 누군가가 줄도산, 줄폐업,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다. 이거 누가 책임지지? 당연히 1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지지만, 정부정책을 지지하고 동의한 사람들도 같이 진다.

  백신? 따지고보면 사람의 목숨을 숫자로 환산시켜 저울질하는 것이다. 전국민 백신접종을 강제하면 분명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을 안맞았으면 안죽었을 사람이 백신 맞고 죽는 케이스가 나온다. 백신접종은 자유가 아니었으니 백신접종에 응한 당사자에게 책임을 지울 순 없다. 그럼 이거 누가 책임져야 되는걸까? 이것도 마찬가지다. 1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지지만, 정부정책을 지지하고 동의한 사람들도 같이 진다.

  정치나 행정은 보통 심장으로 할 수 없는 짓이다. 가벼운 것도 있지만 때론 사람들의 인생을, 심지어 목숨을 저울질한다. 정책을 강행하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스트레스 폭탄이다. 한국이고 미국이고 역대 대통령이 임기마치면 폭삭 늙는다. 그들이 짊어진 무게를 생각하면 그러고도 남는다. 강력한 방역정책에 동의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도 자각만 못할 뿐 나름의 무게를 진다. 망할 확률만 높았을 뿐, 어쩌면 망하는 건 피할 수 있었던 누군가의 인생이, 방역정책으로 인해 뒤틀리고 날아가는 걸 생각하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나누어 짊어졌는데, 정부가 특정 집단이나 단체를 '천룡인'취급해버리면? 현 방역정책 지지한 사람들은, 무지성으로 다른 사람 인생 망하게 만들고 심지어 죽게만든 인간들 되는거다. 정부가 경고를 안한 것도 아니고, 김부겸 총리가 직접 나서 엄정대처하겠다고 선언한 게 어제다. 근데 지금 민주노총 시위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아수라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명 5명 8명 10명따지던게 우스울 지경.

   힘없는 자영업자만 때려잡은 살인마들 되지않으려면, 최소한 '엄정대처하려는 노력은 했다'소리라도 들어야한다. 그러려면 초저녁 8시 뉴스에 간부급들 다 잡아넣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 나중에 풀어주든 그런건 나중에 생각해도 말이다. 7.3 노동자 대회때도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집행이 늦어지면서 정부는 민주노총에 유약하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건 둘째치고 강약약강 방역정부가 되었다. 그땐 그래도 시위규모가 지금보다 작은 편이었다. 이번에 강경대응못하면 문재인정부는 강약약강 방역정부로 역사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