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움직이는 만화), 만화책, 라이트 노벨 (만화 + 소설) 이렇게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만화책이 가장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활자는 그림보다 무겁고, 애니메이션은 1편당 20-30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을 갖고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만화책은 2018년 기준 컬러 중심의 웹툰과, 일본식 흑백만화로 나눌 수 있다.
2018년 봄, 컬러 중심의 웹툰을 불법으로 제공했던 밤토끼 사이트가 폐쇄되었다. 불법만화사이트가 문을 닫았다는 점에서는 현재 마루마루 사건과 유사하지만 깊숙히살펴보면 매우 다르다. 밤토끼사이트는 대체할만한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었다. 한국의 웹툰은 상당히 통큰 과금정책을 취하고 있다. 최신 에피소드 몇 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수준. 밤토끼 폐쇄로 인해 네이버 웹툰 선행분을 보지못하게되더라도 3주만 기다리면 네이버 공식 사이트에서 볼 수 있었다.
불법라이트노벨은 국내 업체가 직접 자체생산하거나 정식발매한 작품을 가지고 그대로 영리행위를 추구하는 방식이었다. 거기다 그렇게 불법업로드한 작품을 돈을 받고 팔았기때문에 가격만 저렴할 뿐 대체가 가능했다.
반면 마루마루는 대체할만한 사이트가 없다시피하다. 한국에서 일본만화작품을 정식수입하려면 작품 계약을 해야하고, 번역자를 따로 구해야하고, 검열심의를 받는 등의 절차도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된다. 웹툰과 달리 계약을 따내지 못해 빠지는 작품도 많고 과금정책이 후해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도 아니다.
오프라인 실물 만화책시장도 마루마루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만화책 수요가 상당히많으면서도 정작 오프라인에서 만화책을 들고다니면 매우 좋지 않게 본다. 만화책이 대중적이고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온라인 서비스 이야기지 오프라인으로 넘어오면 만화책이고 애니메이션이고 라이트노벨이고 마이너한 문화다.
그랬던 만화사이트 마루마루가 문을 닫았다. 대한민국에서 트래픽 순위 30위권 안에 들어가는 대형사이트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저작권시비를 피하기위해 외부링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향력은 그보다 더 컸다고 봐야한다. 영향력이 컸던 만큼 이게 다 문재인때문이다 식의 반발이 상당히 거센데 한국경찰이 클라우드플레어 회사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마루마루 운영진을 직접검거하진 않았어도 클라우드플레어를 사용하는 마루마루도 압박을 받은 거 아니겠냐는 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https차단 및 인터넷 검열의혹에 대한 분노까지 섞인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 각하, 성폭행 안해요 시선강간 안해요 그러니까 제발....
섹스 포기했어요
연애도 싫어요
결혼 못해요 안해요
전 그냥 만화나 보고 살고 싶어요....
그냥, 우릴 내버려둬요.......
링크
2018년 초 80%가 넘었던 문재인 정부의 20대 지지율은 지난 1년동안 지속적으로 빠져서 30%가량 빠진 상태다. 그래도 아직 절반은 지지하고 있지않느냐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지지선이 안보이는, 끝모를 하향추세라는 것이 문제다. 결국 50%선도 위험하게 되자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거 위험한거 아니냐는 우려가 직접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던와중에 마루마루 사건이 터졌다. 20대들은 주머니가 얇은만큼 유료서비스로 대체하기 쉽지않아. 마루마루 폐쇄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지만 취미를 건드려버리면 그냥저냥 넘어갔을 다른 문제도 고깝게 보이기 시작한다. 정부의 친페미니즘 정책에 그냥저냥 넘어가다가 이제는 예민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한다거나.
링크
홍준표 입장에선 운이 따랐다. 그의 입장에서는 복귀 첫날부터 생각지도못한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이제 곧 예산안 시즌이다. 마루마루에 뿔나 있는 20대 남성 유권자들이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일자리 대책이 시원찮다거나 고용세습 국정조사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크게 동요할 수 밖에 없다. 설마 그런다고 자유한국당으로 넘어오겠느냐 싶기도 하겠지만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무당층으로 이탈만 시켜도 이득이고, 따로 입으로 말하지않아도 문재인식 관심보단 차라리 무관심이 낫다, 혹은 최소한 건드리진않는다라는 포지션을 가져가서 추가로 뜯어낼 여지가 많다.
이는 이전 정권들이 불법만화사이트를 단속할 능력이 충분했음에도 하지않았다는 시각이 보편적으로 깔려있기때문이다. 대개 이런 류의 소비재는 사회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배기효과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무턱대고 봉쇄했다간 내부 불만이 폭발한다. 그에 따라 성인물 단속을 강력하게 할지언정 모든 성인물에 대한 접근을 막진 않는 것처럼 마루마루도 알면서 여태까지 냅두었다는 인식이 짙다.
홍준표 후보가 정계에 복귀하자 막말로 상대 정당에 이득안겨주는 민주당 도우미가 돌아왔다는 반응도 있긴한데 이전과 달리 여야당 모두 휘청이고 있다. 포지션을 잘 잡는다면 어쩌면 다음 대통령자리도 꿈은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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