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확산과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생소한 단어가 여론반응에 많이 보이고 있다. 직접적으로 해당 단어를 언급하기도하고, 길게 써놨지만 해당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반응도 있다.
바로 부정적인 의미의 '관료주의'와 '행정편의주의'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1007115400004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포퓰리즘 정권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한국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마치 좌파적이고 빨갱이스러운 것으로 취급되지만, 그렇게따지면 '극우 포퓰리즘'같은 단어는 앞뒤가 안맞는다. 그보단 좋게말하면 여론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귀가 얇다는 말로 받아들이는게 무난하다. 물론 부정적인 후자의 뜻으로 더 많이쓰인다. 가령 대중이 박정희를 그리워하면서 머릿수로 과거로 회귀한다면 좋은뜻이든 나쁜뜻이든 그것또한 포퓰리즘이다. 한국에서 이 단어에 붉은물이 들어간게 된건 '대중에 권력을 몰아주면 나라를 말아먹는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사람들때문아닐까. 대놓고 대중에 권력을 주면 안된다고말하는 것보다, 나라를 북한 좌파 빨갱이 소굴로 만든다는게 더 잘 통한다.
잠깐 이야기가 새나갔는데, 그정도로 '귀가 얇았던' 문재인 정권이 코로나 19 대응에 대해선 정반대로 기민함을 전혀 보여주지못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 교회발 확산이 터지기 전이야 추가 확진자가 더이상 발견되지않는 상황이었으니 낙관할만 했다쳐도, 대구 신천지발 확산 이후 국민들이 '전례없는 정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국무총리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해야하느니마느니 따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이 와중에 오늘도 조국 전 민정수석과 관련된 뉴스가 메인에 떠있다. 여느때와같이 모 논객의 디스가 올라와있는데, 미안하지만 코로나 19 확산 이후 크게 공감되질 않는다. 일단 코로나 19 공포가 확산되면서 사회전체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다보니 정치싸움하는게 좋게 보이지않는 것도 있지만, 그 이전부터 조국 이슈의 격이 떨어졌기때문이다. 처음에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를 뒤흔들정도로 초대형 사건이었던 고려대 입학 논란은, 언제부턴가 대학원 표창장 시비로 격하되었고, 언제부턴가 아들의 컨닝으로 물고늘어지는 뉴스로 바뀌었다. 그야 컨닝도 사실이라면 잘못된 것이긴하지만 사건의 시발점에 비하면 어처구니없을정도로 초라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검찰과 뉴스의 초점은 입시보단 선거개입 쪽으로 넘어갔다. 처음엔 공천개입의혹이었지만 금방 묻혔다. 그야 사람들은 대통령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기대하지않기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을 공천탈락시키려고 할 때, 너무 과한 보복이라고 비난하지 공천과정에 왜 개입하냐고 비난하던가? 그게 잘 되지않자 압수수색 쪽으로 넘어갔지만 그건 이미 한번 죽었던 이슈였다. 해당 지방선거가 민주당 쪽에 유리한 원사이드 게임이어서 별 영향을 주지못했다고 여겨진 것도 컷고, 대통령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바라지않는만큼 그 부속으로 딸려있는 민정수석실에게도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바라지않았던 것이다. 개표부정같은 시비가 걸렸거나, 개입의혹을 받은 기관이 독립기관 색채가 강하고 안좋은 과거가 있던 국정원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선거개입이슈가 명문대학 부정입학 의혹을 눌러버렸다는 것이다. 면접으로 명문대 합격여부가 갈렸다는 것만으로도 충격받은 사람들 많았을 텐데, 거기다 의혹시점이 2010년이었다. 2010년이면 10년 전이다. 당시 조국 전 민정수석은 권력자가 아니었다. 이게 이전 정권의 이화여대 특혜 논란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그런 사람의 자녀가 부정입학 시비가 걸렸다는 건 상류층의 '보편적인 관행'이 아니었는가 의심을 받기 충분했다.
대한민국에서 명문사학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명문대 인맥도 상류층 부모나 자녀에 넓게 분포되어있다. 헌데 어느순간부터 명문대 입학 시비는 뉴스에서 사라지고, 선거개입의혹만 남았다. 동 시점에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 줄다리기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이걸 권한다툼이 아니라 순수하게 봐달라고하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난감하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 19가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이번 코로나 19 확산국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민한 대응으로 깜짝 스타가 되었다. 중앙정부가 위기경보를 격상하니마니하는 동안 가장 먼저 신천지 폐쇄를 밀어붙였다. 여론 반응이 마냥 호평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긴했었는데 축약하면 '일은 잘한다'였다. 그러니까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어쨌든 일은 시원시원하게 잘했다는 것. 반면 문재인 대통령도 신천지를 직접 언급하면서 대응에 나서긴했지만 그보다 하루나 더 늦었었다.
돌이켜보면 진짜로 그 이전엔 쇼통이니, 보여주기니 욕을 먹긴했어도 최소한 신속한 액션이라도 잘하긴했다. 2020년 1월 이전 문재인 정부가 확 뒤바뀔 사건이라고 한다면 짚을만한게 조국 민정수석(전 장관) 퇴출밖에 없다. 어찌보면 당연한건지도? 전임 정권인 박근혜 정부시절엔 더 했다. '개인적인 평판은 나빠도 능력은 인정받던' 민정수석이 아웃된 이후, 행정력이 저하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정부가 통째로 몰락해버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쏟아지는 호평을 보면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몰락하지않았다면 중앙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그대로였을까 아니면 적극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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