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를 결정하는 6.11 전당대회가 가까워졌다. 당대표 선거룰은 당원 투표 비중 70% - 일반 여론조사 비중 30%인데 당원 투표율이 역대최고치를 찍고 있다. 그에 따라 언론에서 이를 다루는 빈도도 늘었는데 이준석 후보의 연령이 어린축에 속하다보니 나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이준석 돌풍은 그가 30대여서 일어난 게 아니다. 단적으로 당대표 선거에 하태경 의원이 나왔으면 이렇게 압도적인 1위를 할 수 있었을까. 이준석 돌풍의 원동력은 경쟁자인 주호영 후보나 나경원 후보의 좌파이미지때문이다. "아니 그럼 주호영 후보나 나경원 후보가 빨갱이라는 거냐?" 그게 아니다. 좌우를 나누는 기준은 시대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이야기다.
통상적으로 좌우를 나누는 기준은 경제노선이 선순위인 게 맞다. 정치인들은 주로 예산을 다루므로 대개 큰정부, 작은정부에서 좌우구분이 시작된다. 하지만 양당제에서 유권자들의 선호가 큰정부로 확 기울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유권자쫓아가기바빠지면, 여당야당 간 차이가 없어지거나 매우 좁혀진다. 이걸 보여주는 현상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이다. 안심소득이 전면실시되면 예산규모는 서울에서만 연 17조원, 전국으로 확대되면 연 40조원 이상이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더러 좌파 빨갱이라고 부르던가?
이렇게되면 좌우를 구분하는 기준은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지금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젠더갈등으로 인한 '피로감'이다. 그동안 여성계는 '사람들이 재밌어 하는 것들'을 지나치게 공격해왔다. 드라마, 만화, 영화, 게임 등에 가했던 검열성 여론공세가 젠더갈등에 관심없던 사람들조차 분노하게 만들었다.
유튜브 뿐만아니라 예능, 드라마, 등은 검열이 존재하지않을수록 소비자 취향에 맞출수록 재미있다. 그런데 싫어할게 뻔한 소비자들 물건에도 사상을 주입하려했다. 유튜브야 알고리즘이 취향따라 분리시켜줄거고, 게임, 영화, 만화 등은 찾아서 안보면 그만이지만 수동적으로 시청하게되는 TV는 분노를 피해갈 수 없다. 또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물건이나 작품광고에 페미니즘적 제스처를 몰래 넣었다 해당 물건이나 작품광고 이미지가 나락으로 가는 일도 생겼다.
성평등 사상을 주입식으로 전파하는 것은 억지로 접하는 사람들에겐 짜증을 유발시키는 요인일 뿐이다. 기성세대라면 교장선생님 구령대 앞에서 운동장 집합하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거 재미있었나? 판이 커질수록 여성 취향 작품들도 젠더갈등에 휩쓸리고, 젠더갈등에 별 관심없는 사람도 휩쓸렸다.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갔다. 이 끝없는 피로감은 짜증을 유발하는 정치인이나 집단을 아웃시키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구도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쳐내자는 강경발언이 '그나마' 잦았던 정치인이 이준석이었다. 이준석 돌풍이란 건 알고보면 간단하다. 당원과 유권자들이 나경원 후보, 주호영 후보 등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피곤한 사람들에 대한 강경발언이 없다면, 당신들이 좌파와 뭐가 다른가요?" 반중정서나 다문화문제 등도 댁들이 좌파들과 뭐가 다르냐는 의제로 뜰만했지만 후보자 간 차이가 두드러지지않아 일단은 빠졌다. 그 둘이 빠지고 안티페미니즘 하나 만으로도 이정도 폭풍이 일어난 것이다.
예전같았으면 작은정부론을 앞세워 좌파와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겠지만, 앞서 안심소득에서 보았듯 작은정부론은 좌우구분 기준으로서의 위상을 상실했다. 그래서 기껏해야 나온다는 게 원전문제다. 그러나 원전문제는 후보자 간 차이도 별로 없을 뿐더러, 기본적으로 원자력 비중문제는 vs 화력LNG이지 vs 신재생이 아니다. 신재생과 원자력 사이엔 기본적인 체급차이가 있다. 실제로 원자력을 대체한 건 미국산LNG였지 태양광이 아니었다. 예산빼먹기수단으로 악용된다고 신재생이 공격받으면 모를까, 화력LNG비중축소가 동반되지않은 원전확대론은 두드러질 수가 없다.
그렇게 이준석은 안티페미니즘 발언으로 자신이 좌파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입지를 다졌다. "당신들이 좌파와 뭐가 다른가요?"라고 묻는 질문에 주호영 후보는 뜬금없이 정치적 연륜을 앞세우다, 나경원 후보는 계파문제를 앞세우다 둘다 꼰대로 몰렸다. 그 결과가 이준석 1위 여론조사다. 국민의힘 중진들이 이준석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 없을 지 가늠하는 국민의힘 TV토론회의 관전포인트는 간단하다. '작은정부론'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중진들은 무엇을 통해 좌파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