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부산시 교육청 쪽에서 불합격자를 최종합격자로 통보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30분 ~ 1시간 후 수정하였지만 탈락한 학생은 이미 합격통지알림을 받은 뒤였고, 합불이 뒤집힌 한 학생이 직접찾아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않았다. 결국 그 학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렸다.
유족은 부산교육청 공무원을 상대로 직무유기 고소를 제기했고, 이 사연이 국민청원에 올라오면서 면접결과가 공개되었다. 면접결과는 매우 충격적으로, 채용예정은 5명이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학생이 필기5등이었으나 면접에서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의 반응은 의심과 불신. 이건 채용문제가 얽힌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볼 수 있었던 모습이지만, 이번 사건엔 의심을 깊게 만들 두 가지 요소가 있었다.
먼저, 필기점수가 면접에서 뒤집혔다는 점. 원래 공무원 면접은 필기점수순위가 잘 뒤집히지않는다. 면접에서 '우수'를 받을 경우 최우선 최종합격으로 처리하는 룰이 있긴하지만, 이게 정원 외 합격이 아니어서 누군가에게 '우수'를 부여하면 필기점수 커트라인에 걸린 애가 떨어지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필기순위를 뒤집기에 면접관 입장에서 너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공무원 면접은 통상적으로 상위순위의 누군가가 면접관 멱살잡고 뺨때리지않는 이상에야 순위가 바뀌지않는 '요식행위'로 취급받았다. 무사안일주의, 보신주의로 볼 수도 있지만 면접관에게 가중되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그리고 인맥같은 외부요소들이 개입할 가능성이 원천봉쇄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의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교육감들이 연달아 면접관련 구설수에 올랐었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 교육감의 경우, '해직교사 5명 특별채용 논란'이 있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지정사건이다. 공채가 아닌 특채이긴했지만 불신을 깊게 만들기엔 충분하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부산 쪽에선 부산교육감이 '조국의 시간'을 찍어 올리는 정치적 사건이 있었다. 교육감선거는 중립성을 보장하기위해 '무소속'출마가 강제됨을 들어 부당한 처사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건 너무 나간게 현실적으론 진보/보수 교육감 분류를 한다. 지방선거(교육감선거)가 내년 2022년 여름이라 이맘때면 현임교육감들이 출마선언을 할 시기인데, 이를 중앙/지방신문에선 보수단일화니, 진보교육감 3선 출마선언이니하면서 성향을 붙이며 다룬다.
문젠 입시문제 교육감이 입시문제로 유죄판결나온 사건을 옹호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 물론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문제에서 조국 전 장관 측이 옹호받을 구석이 없진않다. 대학-언론-검찰, 특히 대학교들의 기만적 행위때문이다. 수시비중을 계속 늘려오던 대학교들은, 조국 사태 발발 1년 전 정시비율을 늘려달라는 교육부의 요청에 대놓고 집단반발을 했었다. 심지어 당시 교육부차관이 '특정 대학에 전화를 걸어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에게 직권남용으로 고발당하는 일까지 일어났었다.
그렇게 대학교들의 '자율성'이 존중받은 결과는? 그게 '조국 사태'였다. 조국 자녀가 입학했다던 고려대학교 전형내용을 보고, 그리고 자기소개서 내용을 보고, 대학교들이 '집안 수준'으로 학생을 선발하지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나? 2010학년도는 정권교체 훨씬 이전이었으니 조국 전 장관이 권력으로 고려대학교 입학처를 핍박하는 건 불가능했다. 당시에도 글로벌전형은 금수저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런 사건을 언론과 검찰은 조국 일가만 처벌하면 이 문제가 끝나는 것처럼 굴었다. 대학교들에 대한 처벌이 없으니 민주당 또는 조국 지지자들의 피해의식이 커졌고, 갈등요소가 추가되며 국민들만 더 피로해졌다.
그래서 옹호받을 구석이 아예 없진않지만, 조국 한 명 파묻어서 입시문제 모른척한다고 언론과 검찰에 화를 내면 모를까 조국 전 장관이 잘했다고 볼 건덕지는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지방교육수장이 조국의 시간을 응원하는 SNS메시지를 게시해버렸으니 잡음이 생길 수 밖에. 그래도 별일없었으면 단발적 해프닝 정도가 고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건이 터져버렸다. 면접불신, 채용절차불신에 부산교육청이 할 수 있는 응답이 있긴할까?
'정치 >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직도 확정안된 재난지원금 선별기준 (0) | 2021.08.08 |
---|---|
그알이 부산교육청 공무원시험 사건을 물었다. 이재명 경기도에 불똥가능성 (0) | 2021.08.06 |
음주운전 두둔논란 이재명 대변인 사퇴. 90년대 음주운전 실태는? (0) | 2021.08.02 |
윤석열 부정식품 발언논란.. 돈없으면 AZ, 돈있으면 화이자 모더나? (0) | 2021.08.02 |
적용대상이 너무 넓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징벌적 손배제) (0) | 2021.07.30 |
2022년 최저임금 9160원. 편의점주 및 자영업자 아우성이 와닿지않는 이유 (0) | 2021.07.13 |
모병제 전환, 저출산 여론조사에 달린 기본소득제(안심소득제) 재원문제 (0) | 2021.07.05 |
윤석열 출마선언 특징과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이 바꾼 공정개념 (0) | 2021.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