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감성적인 나라다. 그게 '떼법'으로 나타난다는 한탄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신 필사적으로 노력하면 원하는 결실을 받게해주자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노동계 제시안 10800원, 경영계 제시안 동결, 마지막 2022 최저임금 9160원 결론에 이르기까지 편의점주들의 움직임은 정말 최저임금인상이 부담스럽긴한가 의문이었다.
업종별 최저임금제 차등적용이 어렵다는 건 5년 내내 겪었을 것이다. 정면돌파로는 힘들다는 거 잘 알고 있었을테니 바이패스, 우회로가 필요했다. 서방 선거에서 현금복지성 포퓰리즘이 어떻게 완화되었는 지 보았다면 우회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최저임금 1만원인상이란 거 따지고보면 현금복지를 하자니 뭔가 빨갱이같고 찝찝해서 몰빵표를 받은 대안이었기때문이다. 그러니 현금복지서 포퓰리즘에 대한 대응책은 최저임금인상 대응책으로도 유효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이 이민자 유학생들의 인력시장접근장벽을 높여 현금복지성 포퓰리즘에 대응하는 걸 분명 보았을텐데...
싼값에 굴리기좋은 외국인 노동자를 대기업의 골목상권 공세로 보고, 내국인 노동자를 대기업에 공격당하는 영세상인으로 취급하여 정치적 충격을 분산시키고 완화시켰다. 대한민국 최저임금제 논쟁에선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시도되었다 좌절되었던 '외국인 노동자 고용부담금'문제가 이 조건에 딱 들어맞았다.
간단히 말해 최저임금인하와 외국인 부담금을 맞바꾸는 것이다. 접객부담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잘 쓰지않는 편의점업계 특성 상 점주들이 외국인 부담금을 낼 일은 없었다. 사용자위원들이 편의점주들을 제대로 대리하고 있었다면 최소 한 번쯤은 나올 수 밖에 없는 시도였다. 하지만 사용자위원 측 언론플레이를 보면서 편의점주들의 아우성은 실은 언론이 부풀린 게 아니었을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더군다나 외국인노동자 고용부담금은 업종별 최저임금제와의 혼합도 가능했다. 아니, 혼합될수록 최저임금인상은 어려웠다. 외국인노동자를 많이 쓰지않는 편의점같은 경우는 부담금을 크게 부를 수 있다. 그러면 최저임금제가 '내국인' 고용과 직결되는 문제임이 더 분명해진다.
외국인노동자를 많이 쓰는 업종에선 '최저임금올리면 외국인노동자만 좋아지는 거 아니냐'는 의견과 '꼬우면 내국인 고용하라는 의견'이 엉켰을 것이고, 결과적으론 최저임금인하 -> 외국인노동자부담금 신설 및 인상 -> 현금복지 '낙수효과' 루트 회복을 노려볼 수 있었다.
만약 편의점주들이 최저임금인하에 필사적이었다면, 최저임금위에 도달되기 전 차단된 것은 아니었을까? 외국인노동자 부담금은 내기 싫은데, 최저임금은 내리고 싶은 입장에서 최저임금인상을 효율적으로 비난하는 방법은 영세상인들을 간판으로 써먹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외국인노동자 고용부담금 논의는 선제적으로 차단해놓은 채, 편의점주들의 경영은 어려운 상태 그대로여야한다.
'정치 >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주운전 두둔논란 이재명 대변인 사퇴. 90년대 음주운전 실태는? (0) | 2021.08.02 |
---|---|
윤석열 부정식품 발언논란.. 돈없으면 AZ, 돈있으면 화이자 모더나? (0) | 2021.08.02 |
부산교육청 공무원합격번복 사망사태. 교육감은 1달 전 조국옹호 (0) | 2021.08.02 |
적용대상이 너무 넓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징벌적 손배제) (0) | 2021.07.30 |
모병제 전환, 저출산 여론조사에 달린 기본소득제(안심소득제) 재원문제 (0) | 2021.07.05 |
윤석열 출마선언 특징과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이 바꾼 공정개념 (0) | 2021.07.04 |
더불어민주당 '국민면접'과 국민의힘 '나는 국대다'의 시대적 배경 (1) | 2021.07.04 |
국민의힘 이준석 식 컴활 공정과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 공정의 차이점 (0) | 2021.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