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이번 '부산교육청 공무원시험 면접 합격번복 사망 사태'에 관심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공무원시험면접은 면접결과를 알려주지도 않는데 양질의 제보가 들어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보통 공무원시험면접에서 '미흡'받았다는 사람이 있는 것은 필기점수가 압도적으로 높은데도 불합격이 떠서 인증이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공식적으로 면접결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탈락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느부분때문에 면접에서 탈락한건지 당사자는 알 수 없고, 점수가 애매한 경우는 자신이 미흡판정을 받은건지 아니면 다른사람이 우수를 받아 밀려 떨어진건지조차 알기 힘들다. 이번 부산교육청 합격번복사건에서도 유가족 측은 교육청에 직접 쳐들어가고나서야 면접결과와 뒤집은 사람의 필기점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원래는 유가족이 유선전화로 받은 것처럼 ‘면접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필기 점수로 당락이 됩니다'까지만 알 수 있다.
공무원 면접이 처음부터 이런 식이었던 건 아니다. 원래는 채용인원 1배수만 면접을 봤었다. 대체적으론 훈훈한(?) 분위기라는 후기였다. 이 시절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면접비'다. 공무원시험은 면접비를 지급하지않는다. 채용인원 1배수 면접이면 정말 이례적인 케이스 빼곤 탈락자가 나오지 않기때문이다. 다만 이따금 '군기잡기'아니냐는 볼멘소리도 가끔나왔다. 공무원면접에서 면접관이 '미흡'을 부여하게되면 필기점수상관없이 탈락이다. 어렵게 필기를 통과한 수험생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셈.
채용인원 1배수만 봤었던 공무원면접은 이후 필기시험합격자를 더 많이 만드는 방식으로 면접시험의 긴장도를 높여나갔다. 하지만 일처리에 성의가 있진않았다. 형평성 논란이 커질까봐 면접점수를 유연하게 부여하지못하게했다. 이에 따라 1배수 바깥 수험생들은 좋게말하면 '예비명단'이고, 나쁘게말하면 '들러리'가 되는데, 그렇게만들어놓고 면접비는 주지않았다. 지방일수록 교통비가 비싼데, 고속버스비가 1만원이라 치면 도청소재지나 교육청소재지를 서류제출 + 면접 2번만 왕복해도 5만원 이상은 깨져나간다. 극단적인 케이스는 왕복 1회 + 점심값만 8만원이 나갔다는 사연도 있었다.
이 면접비는 2021년에 이르러서야 경기도가 처음 지급하기 시작했다. 공무원면접 배수가 10년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최초로 지급선언 한 지자체가 나온 것이다. 이런 사람들한테 미흡받은 수험생들은 억울하고 분통터지겠다. 이번 경선에서 이재명후보가 도지사 사퇴안한다고 공격받던데, '선거개입 가능성'이라는 명분에 고개가 끄덕여지려다가도, '공무원/공공기관 면접비 실비지급문제'같은 걸 떠올리면 공격한 본인들이 도지사나 국회의원 등이었을 때 '해야하는 데 하지않은 일'을 경쟁상대가 뒤늦게 해버릴까봐 무서워 그런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면접비 문제가 공론화되지못했다. 공론화할 수나 있었을까? 자신의 소신을 삼킨 위 학생을 비난할 수 있는가? 면접관이 한방에 떨어뜨릴 수 있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데?
물론 "코로나19 시대에 국민들이 공무원에 바라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민간에서 공무원이 재난지원금을 왜 받냐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거기 동의하고 있고, 공무원사회차원에서 '재난지원금 반납운동'같은 걸 하면 좋겠습..."으로 답변하는 나같은 인간도 있지만 그건 이쪽이 이상한거고 위 짤방이 정상일 것이다.
그러고보니 중간에 전달이 잘못된건지(3명 다 못들었으려나?) 면접관에 의해 말이 중간에 끊겼었는데, "헌데 저야 면접장에서 못박았다고 둘러대면그만이지만, 조직차원에서 기부하려는 사람에게 눈치 주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ILO에 맞춰 해직자도 노조가입이 허용되는 선물을 사회로부터 받았겠다, 노조차원에서 나서서 재난지원금 반납운동을 주도하면 어떨까합니다."가 말하지못한 원 뒷문장이었다.
어쨌든 여기까지보면 이 글의 제목과 내용이 안맞는다 싶을텐데, 현재 경기도 쪽에서 대량 재면접 사태가 벌어져서 그렇다. 원래부터 경기도 면접은 빡빡한 편인걸로 유명했고, 이번엔 경기도청 일베 7급 임용 취소 사건(폭로가 터지기 전 면접을 통과해 최종합격한 상태였다)때문에 올해 면접이 빡빡해질 예상이 돌아다니긴했지만 재면접 비율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던 것. 8급 교육행정직 공무원의 4억원 횡령 적발이 제주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불똥이 튀었던 '2018년 제주교육청 면접 대량 불합격 사태'가 회자될 정도다.
그야 구체적이거나 식별가능한 비리같은 게 터지진 않았다. 그러나 그건 부산교육청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경기도는 교육청과 달리 한번 '우수'나 '미흡'판정을 받았더라도 재면접 기회를 부여하긴한다. 하지만 이정도 인원이 재면접에 들어간다면 미흡받고 떨어지는 인원도 많지않겠냐는 예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필기점수결과가 면접에서 뒤바뀌는 케이스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부산교육청 사건이 크게 공론화될수록 이번 경기도의 불면접이 논란거리가 될 확률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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