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음식점 총량제가 지금 자영업자들에게 나쁠까? 그렇지않다. 요식업계는 과열상태인게 맞고 폐업도 잦다. 이런 상황에서 '진입장벽'을 쳐주겠다고하면 없는 지지조직을 만들어내서라도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요식업계 신규진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겐 손해겠지만 폐업확률이 높은게 현실이다. 또, 요식업을 준비하는 자신이 그 장벽 안에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도 존재하게 된다.
이 음식점 총량제가 참 기묘한게, 한다면 할 수는 있다. 이미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제한' 조례가 시행 중이다. '아무말 대잔치'가 아니다. 비슷하게 요식업을 세분화해서 비슷한 음식을 가까이서 신규출점 못하는 규제를 하려면 할 수는 있다.
안그래도 2021년 올 12월 부로 편의점 100m 출점제한 자율규약 효력이 끝난다. 말나온 김에 이번에 나온 대통령 대선주자들이 이 규제를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하다. 확대? 축소? 동일거리로 연장? 폐지? 어차피 가까이 출점해봐야 지자체의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제한때문에 담배 못팔게되니까 연장되지않겠냐로 가닥이 잡히기는 하는데, 대선이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선거판에서 공론화되면 국민 선택을 확인받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수도 있다.
사실 음식점 총량제 발언에서 섬뜩한 부분을 느낀 건 다른 이유다. '충성과 보답'. 음식점 총량제는 말한 이재명 후보 본인조차 성남시장 때 고려해봤다 정도의 이야기라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하라면 할 수도 있다. 워낙 공격적인 정책이라 공론화되지않았을 뿐이다. '(조직적) 지지나 충성을 보인다면' 전리품으로 받아갈 수 있는 정책이다.
종편에서 이 얘기 한참 떠들면서 왜 '자영업'이나 '음식점'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는 지 모르겠다. 장사하는 사람이든 회사다니는 사람이든 수험생이든, 불나방에 빗댔다고 비하했다고 비판하던데 불나방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업종 가리지않고 사방에 있다. 그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지지했을 때 받아올 수 있는 것이 어느정도인지 어림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근데 그 양이 음식점 총량제까지 가늠된다. 참 푸짐하다.
오늘 저녁 종편 패널 중 한 명이 이 음식점 총량제를 두고 고용유연화를 언급하는 걸 보면서 솔직히 참 깝깝했다. 자유시장주의의 가장 큰 단점은 '피로도'다. 경쟁이 체질인 사람조차 매일매일 하이텐션일 수는 없다. 소비자는 손해겠지만 이론처럼 냉철(합리)적이지 않다. 가게 문닫는 거 보는 것도 마음이 편치않다. 피곤하다. 요식업계는 이미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넘쳐흐르고 있으므로 그까짓거 좀 규제해봐야 얼마나 손해겠냐에 이르기 쉽다. 장사하는 사람 뿐 아니라 회사다니는 사람도 시험보는 학생도 경쟁에 피로를 느낀다.
기본소득더러 매표행위라고 비난했던 정치인이라면 음식점 총량제에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못 알아차릴 수 없다. 일단 이준석 당대표는 '아무말 대잔치'로 끊고 들어갔다. 하지만 '기득권 보호'라는 홍준표 후보의 지적이 제일 정확하다. 단, 말이 기득권이지 따지고보면 진짜 '쥐꼬리만한 기득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충성과 보답'을 연상케할 뿐 아니라 장사하는 사람들 얼마나 힘든지 내가 이만큼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도 내포된다. 고용유연화 외치는 누구들이랑 대조되도록 말이다.
만약 음식점 총량제 발언이 계산된 행동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나온거라면 참 천부적인 센스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기어올라왔겠지만서도...최근 교육감선거 관련 포스팅을 많이 올려서 그런지 시험에 치이는 학생들에게도 꽤 어필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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