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에 불이 붙었다. 한 검사의 인터뷰로 시작된 한국 미투운동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긴했으나 만만한 문화예술계만 두들기다가 끝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매듭지어지나했던 미투운동은 유력 대선주자였던 거물급 정치인이 갑자기 휘말리면서 전방위로 뻗어나갈 길이 열렸다. 이를 기점으로 정치권, 특히 국회 내 성폭력-성추행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실명 고발 사례까지 나왔다. 

  그런데 그러자, 갑자기 펜스룰이 메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마이크 펜스라는 인물과 그의 복음주의적 신념이 한국에 알려진 지는 꽤 오래되었다. 2016년 미국 대선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흥행에 불이 붙었던 선거였다.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 대선 후보도 아닌 경선 후보에 불과했던 버니 샌더스가 바다 건너 한국에서 주목받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후보도  한국에서 여러번 다뤄졌다. 마이크 펜스 본인의 정통보수적인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한 이미지가 확고했고 충동적이고 막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와 극과 극으로 보이다보니 더 두드러진 면도 있다. 


  시간이 흘러 펜스룰이 미투운동에 대한 대응으로 퍼지고 있다. 분명 페미니즘 운동계가 여러 막나가는 행동을 한 결과 죄없는 평범한 남성들이 공포와 불안을 느끼면서 불만이 누적되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순수하게 이들의 불만으로 펜스룰이 메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면 펜스룰은 미투운동이 아니라 이전 무고죄 폐지 논란 때 도입되었어야 했다. 페미니즘계의 막나가는 행동들과 그에 대한 반감은 어제오늘일이 아니었기때문이다. 마이크 펜스나 할리우드 미투운동 동향에 관심이 부족했더라도 셰릴 샌드버그 논란이 터진 2월달엔 이슈화되었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건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의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인들 생활에서 페이스북이 갖는 중요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거대 SNS 운영책임자라는 사람이 중립성시비가 일어날만한 발언을 한거다.


    



http://d.kbs.co.kr/news/view.do?ncd=3614152



  한국의 펜스룰 프레임을 보면 평범한 남성들이 펜스룰을 지지한다고 설명하면서도 유리천장이 강화된다는 것에 강조점을 찍고 거기에 무게를 정말 크게 실어주고 있다. 앞뒤 맥락을 보면 한국의 펜스룰 도입은 여성운동계에게 '이 이상 위를 공격대상으로 삼으면 재미없을 줄 알아라' 압력을 가하는 위한 도구로 도입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미투운동은 이전 페미니즘 운동들과 다른 점이 있는데 만만한 대상을 타겟으로 삼는 게 아니라 공인 중에서도 위를 향한 저격이 주가 된다는 것이다. 강남역시위나 무거죄 폐지논란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이전의 페미니즘 운동은 청년세대의 계층추락, 경제적불만을 누그러뜨리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였었다. 예컨데 남녀청년세대가 경제적 빈곤으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결혼 선택권, 그리고 아이를 낳고기르는 선택권이 사라졌을 때, 사회적 파업이라며 저출산을 결의하고 결혼할 생각이 있든없든 간에 왜 자신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느냐고 분노했다면 매우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수저론이 퍼진 이후였다면 폭발력이 엄청났을 것이다. 허나 상대 성별 탓을 하며 스스로 납득해버린다면 분노가 경제적 불만으로 직접 이어지진 않게된다. 그런 상태로 이 사회는 꽤 긴 기간동안 페미니즘 운동계의 막나가는 행동들을 방치해왔다. 


  그러나 미투운동으로 여성운동의 타겟이 위를 향하자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비록 비난은 좀 받을지언정 전반적으로 방임, 방치에 가까웠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돌변했다. 하기사 보다 엄격한 윤리의식을 사회로부터 요구받는 공직사회와, 유권자들의 감시를 받는 국회가 저모양이라면 한국사회의 윗물은 얼마나 시궁창일 것인가? 또한 그런 사람들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성추행 문제에 얼마나 행동할런지.


  펜스룰은 순수하게 미투운동을 응원하는 평범한 대중들이라면 몰라도 이 운동을 앞에서 서포트하고 있는 중상위층에게는 큰 압박일 것이다. 만약 이 운동이 순수한 대중들을 이용해 세를 불리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데 무게가 기울어있다면 주판을 자주 튕기고 있을테니 더더욱. 확실히, 조직 내에서 승진하려면 내부 영업도 필요하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인데 회식도 못하고, 술자리도 가질 수 없고, 상급자 동반출장도 후순위로 밀리고, 관리자나 경영자가 내부 성추문이 일어날까 두려워 매우 방어적으로 나온다면 조금 많이 재미없긴 할거다. 



[내용펼치기(클릭)]


  미투운동에 불이 붙었다. 한 검사의 인터뷰로 시작된 한국 미투운동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긴했으나 만만한 문화예술계만 두들기다가 끝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매듭지어지나했던 미투운동은 유력 대선주자였던 거물급 정치인이 갑자기 휘말리면서 전방위로 뻗어나갈 길이 열렸다. 이를 기점으로 정치권, 특히 국회 내 성폭력-성추행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실명 고발 사례까지 나왔다. 

  그런데 그러자, 갑자기 펜스룰이 메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마이크 펜스라는 인물과 그의 복음주의적 신념이 한국에 알려진 지는 꽤 오래되었다. 2016년 미국 대선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흥행에 불이 붙었던 선거였다.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 대선 후보도 아닌 경선 후보에 불과했던 버니 샌더스가 바다 건너 한국에서 주목받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후보도  한국에서 여러번 다뤄졌다. 마이크 펜스 본인의 정통보수적인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한 이미지가 확고했고 충동적이고 막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와 극과 극으로 보이다보니 더 두드러진 면도 있다. 


  시간이 흘러 펜스룰이 미투운동에 대한 대응으로 퍼지고 있다. 분명 페미니즘 운동계가 여러 막나가는 행동을 한 결과 죄없는 평범한 남성들이 공포와 불안을 느끼면서 불만이 누적되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순수하게 이들의 불만으로 펜스룰이 메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면 펜스룰은 미투운동이 아니라 이전 무고죄 폐지 논란 때 도입되었어야 했다. 페미니즘계의 막나가는 행동들과 그에 대한 반감은 어제오늘일이 아니었기때문이다. 마이크 펜스나 할리우드 미투운동 동향에 관심이 부족했더라도 셰릴 샌드버그 논란이 터진 2월달엔 이슈화되었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건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의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인들 생활에서 페이스북이 갖는 중요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거대 SNS 운영책임자라는 사람이 중립성시비가 일어날만한 발언을 한거다.


    



http://d.kbs.co.kr/news/view.do?ncd=3614152



  한국의 펜스룰 프레임을 보면 평범한 남성들이 펜스룰을 지지한다고 설명하면서도 유리천장이 강화된다는 것에 강조점을 찍고 거기에 무게를 정말 크게 실어주고 있다. 앞뒤 맥락을 보면 한국의 펜스룰 도입은 여성운동계에게 '이 이상 위를 공격대상으로 삼으면 재미없을 줄 알아라' 압력을 가하는 위한 도구로 도입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미투운동은 이전 페미니즘 운동들과 다른 점이 있는데 만만한 대상을 타겟으로 삼는 게 아니라 공인 중에서도 위를 향한 저격이 주가 된다는 것이다. 강남역시위나 무거죄 폐지논란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이전의 페미니즘 운동은 청년세대의 계층추락, 경제적불만을 누그러뜨리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였었다. 예컨데 남녀청년세대가 경제적 빈곤으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결혼 선택권, 그리고 아이를 낳고기르는 선택권이 사라졌을 때, 사회적 파업이라며 저출산을 결의하고 결혼할 생각이 있든없든 간에 왜 자신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느냐고 분노했다면 매우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수저론이 퍼진 이후였다면 폭발력이 엄청났을 것이다. 허나 상대 성별 탓을 하며 스스로 납득해버린다면 분노가 경제적 불만으로 직접 이어지진 않게된다. 그런 상태로 이 사회는 꽤 긴 기간동안 페미니즘 운동계의 막나가는 행동들을 방치해왔다. 


  그러나 미투운동으로 여성운동의 타겟이 위를 향하자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비록 비난은 좀 받을지언정 전반적으로 방임, 방치에 가까웠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돌변했다. 하기사 보다 엄격한 윤리의식을 사회로부터 요구받는 공직사회와, 유권자들의 감시를 받는 국회가 저모양이라면 한국사회의 윗물은 얼마나 시궁창일 것인가? 또한 그런 사람들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성추행 문제에 얼마나 행동할런지.


  펜스룰은 순수하게 미투운동을 응원하는 평범한 대중들이라면 몰라도 이 운동을 앞에서 서포트하고 있는 중상위층에게는 큰 압박일 것이다. 만약 이 운동이 순수한 대중들을 이용해 세를 불리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데 무게가 기울어있다면 주판을 자주 튕기고 있을테니 더더욱. 확실히, 조직 내에서 승진하려면 내부 영업도 필요하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인데 회식도 못하고, 술자리도 가질 수 없고, 상급자 동반출장도 후순위로 밀리고, 관리자나 경영자가 내부 성추문이 일어날까 두려워 매우 방어적으로 나온다면 조금 많이 재미없긴 할거다. 




최근글
인기글
이모티콘창 닫기
울음
안녕
감사
당황
피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