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명의 KDI출신 인사가 정치판을 떠난다. 어째 KDI출신 정치인들은 이름값에 비해 결말이 좋지못한 거 같은데, 정치판과 맞지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윤희숙 의원이 사퇴의향을 밝히고 짐을 뺐다. 도화선이 시아버지 부동산 문제일 줄은 몰랐지만, 어차피 오래 못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지역구가 서초구 갑이라 국회 내 판도에 영향을 줄 일도 아니다. 그래도 일은 벌어졌으니 여당과 야당 양측에서 본회의 상정을 위해 여야합의 중이라고 열심히 떠들고 있긴하다.
그런데 사퇴과정에서 정작 서초구 주민들의 모습이 없다.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사직의 효과는 사직서 제출일이 아니라 회사가 사직을 수리할 때 발생한다. 윤희숙 의원의 사표를 수리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서초구 유권자 몫이다. 그렇다면 중요시되어야 할 절차는 여야합의가 아니다. 유권자 의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직접투표나, 여론조사같은 것들이 되어야한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고용주는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희숙 의원 사퇴안 상정이 부담스러운 모양인데... 이 문제를 서초구 여론조사에 맡기는 걸 주저할 이유가 있나? 지역구민들이 찬성해주면 사퇴안 가결에 부담이 덜어지는 거고, 지역구민들이 반대해주면, 국민의힘만 뽑는 부자동네가 부동산 투기 좋아한다고 여론 몰이 할 수 있을텐데. 오히려 어물쩡 주저하면 더불어민주당도 똑같은 놈들이라는 확신만 더 커진다.
처음부터 사람들한테 윤희숙 의원 부동산 문제는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진실/거짓 부담은 이미 언론이 대신 져주었다. 경제침체부터 실업, 부동산 문제까지 침체 이유를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에서 찾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공공행정은 돈의 논리로 움직이지않으니, 국민들은 '진상 민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군필자라면 더 익숙하겠다. 병사들을 통제할 때 연대책임으로 한꺼번에 굴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일부러 한 명만 집중적으로 본보기로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기도 한다. 그 한 명을 집단 앞에서 보여주면 집단이 빠릿빠릿해진다.
물론 그 한 명은 억울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건도, 윤희숙 의원이 직접 관여했을 수도 있고 하지않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시아버지가 투기를 했을 수도 있고 하지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거나말거나 국회의원 몇 놈 붙잡아 단두대에 매달면 일처리 똑바로 하게 된다. 딱 이거다.
이러한 심리는 이번 대선주자 후보군에서도 나타난다. 이재명의 도약, 홍준표의 약진. 딱 봐도 본보기로 작살내는 거 잘할 것 같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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