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해야할까? 연재글

여는글 - 2021년 충북교육청 교육행정직 공무원 면접 후기(현재글)

1편 - 2022년 교육감 선거가 중요한 이유

2편 - 2022 교육감선거 누굴 뽑을까? - 공공도서관 주7일 운영 논란

3편 - 만 16세 투표권 논란과 결선투표제 필요성

4편 - 조희연 서울교육감 해직교사 특채 사태

5편 - 학교 급식돌봄 파업과 대체인력논란

 

김미영 팀장 총책 = 전직 경찰 이슈를 보며(2021년 충북교육청 공무원 면접 후기)

 

  바야흐로 국정감사 시즌이다. 각 분야 '덕후'들이 국정감사 질답에서 정보를 캐내며 불타오르는 시기. 개인적으로는 생방송보다 회의록을 빠르게 읽어내려가는 쪽이다. 이딴 게 취미가 될 수 있나 싶을 수 있는데 익숙해지면 스포츠보다 재미있다.

 

  물론 언론보도를 재확인하거나 호통만 치다 맹탕으로 끝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3만톤급 경항모를 생각할 수 있을 때 7만톤급을 고려했다는 국방부의 패기를 구경하거나, 민감한 철도노선 논쟁거리가 투척된다거나 등 소소한 떡밥거리가 쏟아진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나 통계가 공개되기도 한다. 지방신문에서 얼핏보긴했지만 지방에서 터진 일이라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사건사고들을 구체적으로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게 매년 국정감사를 관람해왔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관심이 더 갈 수 밖에 없었다. 피감기관 명단 중에 몇 달 전 면접을 본 곳이 포함되어있었기때문이다. 그렇지만 충북교육청 쪽으로 나올만한 이슈가 딱히 없긴했다. 나와봐야 납품비리의혹정도? 그러나 이건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다. 거기다 2022 지방선거(충북교육감선거 포함) 출마할 것으로 물망에 올랐던 사람들이 피켓들고 항의인증샷 찍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부풀려진 거 아니냐는 의심사기 딱 좋다. 아직 회의록이 안뜨긴 했는데, 요약기사 상으로는 역시나 별다른 관련 질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저 납품비리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실이면 진짜 우울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이해가 안간다면 최근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화천대유 천화동인 문제)로 치환해보면 된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지원자가 면접장에서 '코로나 19 시국에 국민들이 공무원에게 바라는 것', '부당한 지시가 내려졌을 때 취할 행동' 질문받고 떨어졌는데, 나중에 금품수수 사업특혜 의혹이 터지고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논란, 성남시의장 30억 시의원 20억 녹취록 보도, 화천대유 호화고문단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일 지 상상해보시라.

 

  어제오늘은 대한민국의 보이스피싱 유명인 '김미영 팀장' 총책이 전직 경찰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다만 다행히 이쪽은 부적절한 행위로 2008년 사이버수사대에서 해임된 사람이라 되려 경찰조직의 자기정화기능이 잘 작동했음이 증명되었다.

 

금수저 전형은 누가 만들었지? 그것도 조국 전 장관이 시켰나?

  그러고보니 충북교육청 공무원 면접 후기를 쓰기로 마음먹고 미뤄놓고 있었다. 굳이 충북교육청 공무원 시험을 응시했던 것은 '조국사태'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조국 전 장관보다도 고려대가 선의의 피해자인양 다뤄지니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조국 전 장관이야 이미 일가가 몽땅 구속수사당하고 있었다. 문젠 언론이 고려대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입학취소를 째깍째깍 안해줘서 문제인거고 입학취소만 해주면 잘못이 없는건가? 장관 자녀가 고려대 수시 입학했던 시기는 2010년이다. 권력형 비리가 아니었다. 외고유학파 뒷바라지가 가능한 재력과, 인턴품앗이나 논문품앗이 주고받을 인맥을 가진 상류층 부모라면 누구나 가능했다.

 

  부정입학 의혹에서 논문과 인턴 관련으로 중요하게 다뤄진 건 '허위' 여부였다. 즉, 허위가 아니라 인턴에 참석을 했고 논문도 1저자로 올려서 문제지 오버하지않고 적당히 구석탱이에 이름만 올리는 수준인 다른 학생은 문제가 없단 이야기가 된다. 부모 인맥으로 합격/불합격이 갈릴 수 있게 이따위 전형 만든 건 결국 대학교였다. 그리고 이전부터 고려대는 수시 확대에 굉장히 적극적인 학교였다.

 

  이런 사건에 최순실-이화여대 프레임이 씌워졌다. 하지만 그 사건의 입학연도는 2014년으로 박근혜 정부 집권시기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권력에 굴복했든 단맛에 빠졌든 대학교 측의 책임은 후순위여도 됐었다. 반면 조국 전 장관 문제는 권력요직에 오르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적어도 사퇴 이후엔 조국 전 장관은 고려대 입학논란과 관련해선 상류층 부모A에 가까웠다. 이러면 당연히 대학교 책임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허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않았다. 찔리는 사람이 많아서였을까?

 

  1994년 수능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대학진학률은 45%였다. 그러던 것이 2004년 80%를 돌파해버린다. 거기서 17년이 더 지났는데도 여전히 '기회의 평등'을 치열한 경쟁으로 구현하는 것은 일선 고등학교들의 몫이다. 고교과목보다 대학과목으로 '기회의 평등'을 구현하는 것이 부가가치가 훨씬 높을텐데도 변화는 없었다. 옛날엔 대학교 갈 돈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교과목으로 줄세우기를 했었다지만 너도나도 대학가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바뀌지않았다. 90년대 후반 ~ 2000년대 후반 IMF탈출과정에서 대학교들은 경쟁이념이 강화되도록 사회에 기반 사상을 제공했다. 그러나 정작 대학교 본인들에게 학생을 하나라도 더 빼앗아오기위해 수능학원끼리 피터지는 전쟁을 하는 모습은 남의 일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응시하긴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필기통과가 쉽진않았다. 공무원 시험 고교과목들을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됐었기때문이다. 몇 달간 급하게 죽어라 했다만, 다른 응시자들도 열심히 했을 터. 다만 어차피 시간들여 보는 시험이니 응시는 진지하게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죽어라하면 특이한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 정도의 생각은 있었다. 

 

  근데, 필기가 붙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 붙어서 믿기질 않았다. 어이가 없었다. 종교를 전혀 믿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 '영적인 의미의 신이 실제 이세상에 존재할 수도 있겠다' 의심을 품기에 충분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청주역에는 충청광역철도 지하화 플랜카드가 붙어있었다. 15년 전 엔하위키 오송역/비판 항목을 수정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끝났을 여행이었다. 15년 전 오송역/비판 항목에 청주, 특히 충북 북부권에 정치적으로 왜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없는 여론몰이가 발생했는 지 수정하면서 '지금이라도 중앙정부가 남는 로컬선을 청주 지하에 넣어주는 대신 대전분기를 고수한다면 어떨까?' 글을 썼었다. 그 시절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끝났을 여정이었다. 근데 필기가 붙었다.

 

  여기까지왔으니 면접을 준비해야했다. 부랴부랴 도서관에 가서 충북관련 잡지들을 모두 다 보고 외웠다. ILO 3법 개정에 따른 전교조 지위변화나 방과후 강사 특고 적용처럼 이미 아는 현안도 있었고, 몰랐던 것도 있었다. 이것들은 나중에 정리하기로하고, 어쨌든 그렇게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땀 뻘뻘흘리며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형식은 3인 1조. 질문은 '상사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을 때 대처', '내부 갈등이 벌어졌을 때 대응'처럼 평이한 것도 있었고, 코로나 시국이어서 '코로나 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같은 질문도 있었다. 그리고 정책 쪽으론 그린스마트학교사업과 관련한 질문이 있었는데, 그린스마트학교 사업이야 국정감사 등에서 봤지만 앞에 수식어가 잔뜩 붙어있었다. 아마 충북교육청 특색을 입힌 고유의 사업이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첫 질문/답변때문에 면접이 꼬였다. '코로나 시국에서 국민들이 공무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 있겠습니까?'에 대한 답변.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있는데 국민들 중에는 공무원같이 안정적인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을 왜 받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 동의하고 있고, 그러니 공직사회 차원에서 재난지원금 반납운동같이 기부하는 움직임이 있으면 좋겠습....' 말이 끊긴 건 면접관이 내가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끊었기때문이다. 아마 긴장이나 발음때문에 전달이 잘 안되었거나 했던 걸까. 아니다 질문 잘 이해했다 따지기도 좀 애매해서 일단 무난한 답변으로 대충 넘겼지만 그 영향으로 2번째 질답까지 다 흔들렸다. 3번째 질문에서야 회복했다.

 

  뭐 그렇지만 시간을 되돌려 다시 첫 질문을 같은 걸로 받아도 답변은 똑같이 나갈 것 같다. 상담요청에 응했는데 한 PC방 자영업주 분이 코로나 때문에 억대 빚을 졌단다. 놀래서 억대 빚을 지는데도 임대료 출혈을 감수하는 건 청산비용때문인가요? 물었는데 전혀 다른 답이 날아왔다. 청산비용도 청산비용이지만 근방의 4~5개 동종업종 점포가 다 문닫고 1~2개만 남았다고. 그래서 코로나19가 회복될 때까지 이악물고 버티면 어떻게 빚 갚을 수 있지않을까 싶어 못 닫는단다. 혹시 정부에 원하는 게 있냐고 물어보니 주야간 풀영업이 방역때문에 힘들면 야간영업만이라도 허용해줬으면 좋겠다고.

 

  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국민들 상황은 그 지경이었다. 물론 역사적 전염병때문에 방역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이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움이 사라지진않는다. 너도나도 힘드니 재난지원금을 두고도 모두에게 주자 vs 더 어려운 사람에게 몰아주자 싸움이 생기는 게 당연했다. 이 상황에 재난지원금 다 타먹을거면 공무원 왜하지?...가 솔직한 심정이었다. 거기다 면접기관은 교육청. 전교조는 사회로부터 법외노조 탈출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해직교사 사면복권까지 있었다. 물론 사회가 거져주진않았고 자기들 손으로 투쟁한 결과물로 보는 게 더 합당할 순 있지만, '정규직 전환 이슈'에서 청년 구직층의 불만을 샀기때문에 노동계 쪽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최종 결과는 탈락. 처음부터 필기점수가 확정권은 아니긴했다. 다만 TO가 너무나도 적어 1배수 안인지 밖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39명 중 3명 면접탈락하는 구조인데 커트라인 점수는 아니었으니, 필기점수 순서대로 합격시킨다하면 결국 2명 중 1명이냐 아니냐였다. 그렇게 필기점수 순위대로 밀린 걸 수도 있고, 면접 미흡 판정이었을 수도 있다. 근데 합/불합만 알려주기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떨어진 건진 모른다. 그렇게 충북교육청 공무원 시험 면접이 끝났다.

 

  그렇게 끝은 났는데 면접 대비한답시고 실컷 쌓아두었던 자료가 남았다. 블로그글 최소 100개는 쓸 수 있을 정도의 분량. 그냥 다 갖다 버리기도 아깝고 마침 내년 교육감선거도 있다. 안그래도 이전부터 교육감선거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않아 단순히 진보/보수 기준으로만 찍거나, 무지성투표가 빈발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살을 붙여서 정리해서 업로드 해 볼 계획인데 진지한 투표가 늘어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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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선거,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해야할까? 연재글

여는글 - 2021년 충북교육청 교육행정직 공무원 면접 후기(현재글)

1편 - 2022년 교육감 선거가 중요한 이유

2편 - 2022 교육감선거 누굴 뽑을까? - 공공도서관 주7일 운영 논란

3편 - 만 16세 투표권 논란과 결선투표제 필요성

4편 - 조희연 서울교육감 해직교사 특채 사태

5편 - 학교 급식돌봄 파업과 대체인력논란

 

김미영 팀장 총책 = 전직 경찰 이슈를 보며(2021년 충북교육청 공무원 면접 후기)

 

  바야흐로 국정감사 시즌이다. 각 분야 '덕후'들이 국정감사 질답에서 정보를 캐내며 불타오르는 시기. 개인적으로는 생방송보다 회의록을 빠르게 읽어내려가는 쪽이다. 이딴 게 취미가 될 수 있나 싶을 수 있는데 익숙해지면 스포츠보다 재미있다.

 

  물론 언론보도를 재확인하거나 호통만 치다 맹탕으로 끝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3만톤급 경항모를 생각할 수 있을 때 7만톤급을 고려했다는 국방부의 패기를 구경하거나, 민감한 철도노선 논쟁거리가 투척된다거나 등 소소한 떡밥거리가 쏟아진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나 통계가 공개되기도 한다. 지방신문에서 얼핏보긴했지만 지방에서 터진 일이라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사건사고들을 구체적으로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게 매년 국정감사를 관람해왔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관심이 더 갈 수 밖에 없었다. 피감기관 명단 중에 몇 달 전 면접을 본 곳이 포함되어있었기때문이다. 그렇지만 충북교육청 쪽으로 나올만한 이슈가 딱히 없긴했다. 나와봐야 납품비리의혹정도? 그러나 이건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다. 거기다 2022 지방선거(충북교육감선거 포함) 출마할 것으로 물망에 올랐던 사람들이 피켓들고 항의인증샷 찍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부풀려진 거 아니냐는 의심사기 딱 좋다. 아직 회의록이 안뜨긴 했는데, 요약기사 상으로는 역시나 별다른 관련 질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저 납품비리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실이면 진짜 우울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이해가 안간다면 최근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화천대유 천화동인 문제)로 치환해보면 된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지원자가 면접장에서 '코로나 19 시국에 국민들이 공무원에게 바라는 것', '부당한 지시가 내려졌을 때 취할 행동' 질문받고 떨어졌는데, 나중에 금품수수 사업특혜 의혹이 터지고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논란, 성남시의장 30억 시의원 20억 녹취록 보도, 화천대유 호화고문단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일 지 상상해보시라.

 

  어제오늘은 대한민국의 보이스피싱 유명인 '김미영 팀장' 총책이 전직 경찰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다만 다행히 이쪽은 부적절한 행위로 2008년 사이버수사대에서 해임된 사람이라 되려 경찰조직의 자기정화기능이 잘 작동했음이 증명되었다.

 

금수저 전형은 누가 만들었지? 그것도 조국 전 장관이 시켰나?

  그러고보니 충북교육청 공무원 면접 후기를 쓰기로 마음먹고 미뤄놓고 있었다. 굳이 충북교육청 공무원 시험을 응시했던 것은 '조국사태'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조국 전 장관보다도 고려대가 선의의 피해자인양 다뤄지니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조국 전 장관이야 이미 일가가 몽땅 구속수사당하고 있었다. 문젠 언론이 고려대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입학취소를 째깍째깍 안해줘서 문제인거고 입학취소만 해주면 잘못이 없는건가? 장관 자녀가 고려대 수시 입학했던 시기는 2010년이다. 권력형 비리가 아니었다. 외고유학파 뒷바라지가 가능한 재력과, 인턴품앗이나 논문품앗이 주고받을 인맥을 가진 상류층 부모라면 누구나 가능했다.

 

  부정입학 의혹에서 논문과 인턴 관련으로 중요하게 다뤄진 건 '허위' 여부였다. 즉, 허위가 아니라 인턴에 참석을 했고 논문도 1저자로 올려서 문제지 오버하지않고 적당히 구석탱이에 이름만 올리는 수준인 다른 학생은 문제가 없단 이야기가 된다. 부모 인맥으로 합격/불합격이 갈릴 수 있게 이따위 전형 만든 건 결국 대학교였다. 그리고 이전부터 고려대는 수시 확대에 굉장히 적극적인 학교였다.

 

  이런 사건에 최순실-이화여대 프레임이 씌워졌다. 하지만 그 사건의 입학연도는 2014년으로 박근혜 정부 집권시기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권력에 굴복했든 단맛에 빠졌든 대학교 측의 책임은 후순위여도 됐었다. 반면 조국 전 장관 문제는 권력요직에 오르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적어도 사퇴 이후엔 조국 전 장관은 고려대 입학논란과 관련해선 상류층 부모A에 가까웠다. 이러면 당연히 대학교 책임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허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않았다. 찔리는 사람이 많아서였을까?

 

  1994년 수능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대학진학률은 45%였다. 그러던 것이 2004년 80%를 돌파해버린다. 거기서 17년이 더 지났는데도 여전히 '기회의 평등'을 치열한 경쟁으로 구현하는 것은 일선 고등학교들의 몫이다. 고교과목보다 대학과목으로 '기회의 평등'을 구현하는 것이 부가가치가 훨씬 높을텐데도 변화는 없었다. 옛날엔 대학교 갈 돈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교과목으로 줄세우기를 했었다지만 너도나도 대학가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바뀌지않았다. 90년대 후반 ~ 2000년대 후반 IMF탈출과정에서 대학교들은 경쟁이념이 강화되도록 사회에 기반 사상을 제공했다. 그러나 정작 대학교 본인들에게 학생을 하나라도 더 빼앗아오기위해 수능학원끼리 피터지는 전쟁을 하는 모습은 남의 일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응시하긴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필기통과가 쉽진않았다. 공무원 시험 고교과목들을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됐었기때문이다. 몇 달간 급하게 죽어라 했다만, 다른 응시자들도 열심히 했을 터. 다만 어차피 시간들여 보는 시험이니 응시는 진지하게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죽어라하면 특이한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 정도의 생각은 있었다. 

 

  근데, 필기가 붙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 붙어서 믿기질 않았다. 어이가 없었다. 종교를 전혀 믿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 '영적인 의미의 신이 실제 이세상에 존재할 수도 있겠다' 의심을 품기에 충분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청주역에는 충청광역철도 지하화 플랜카드가 붙어있었다. 15년 전 엔하위키 오송역/비판 항목을 수정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끝났을 여행이었다. 15년 전 오송역/비판 항목에 청주, 특히 충북 북부권에 정치적으로 왜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없는 여론몰이가 발생했는 지 수정하면서 '지금이라도 중앙정부가 남는 로컬선을 청주 지하에 넣어주는 대신 대전분기를 고수한다면 어떨까?' 글을 썼었다. 그 시절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끝났을 여정이었다. 근데 필기가 붙었다.

 

  여기까지왔으니 면접을 준비해야했다. 부랴부랴 도서관에 가서 충북관련 잡지들을 모두 다 보고 외웠다. ILO 3법 개정에 따른 전교조 지위변화나 방과후 강사 특고 적용처럼 이미 아는 현안도 있었고, 몰랐던 것도 있었다. 이것들은 나중에 정리하기로하고, 어쨌든 그렇게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땀 뻘뻘흘리며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형식은 3인 1조. 질문은 '상사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을 때 대처', '내부 갈등이 벌어졌을 때 대응'처럼 평이한 것도 있었고, 코로나 시국이어서 '코로나 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같은 질문도 있었다. 그리고 정책 쪽으론 그린스마트학교사업과 관련한 질문이 있었는데, 그린스마트학교 사업이야 국정감사 등에서 봤지만 앞에 수식어가 잔뜩 붙어있었다. 아마 충북교육청 특색을 입힌 고유의 사업이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첫 질문/답변때문에 면접이 꼬였다. '코로나 시국에서 국민들이 공무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 있겠습니까?'에 대한 답변.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있는데 국민들 중에는 공무원같이 안정적인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을 왜 받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 동의하고 있고, 그러니 공직사회 차원에서 재난지원금 반납운동같이 기부하는 움직임이 있으면 좋겠습....' 말이 끊긴 건 면접관이 내가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끊었기때문이다. 아마 긴장이나 발음때문에 전달이 잘 안되었거나 했던 걸까. 아니다 질문 잘 이해했다 따지기도 좀 애매해서 일단 무난한 답변으로 대충 넘겼지만 그 영향으로 2번째 질답까지 다 흔들렸다. 3번째 질문에서야 회복했다.

 

  뭐 그렇지만 시간을 되돌려 다시 첫 질문을 같은 걸로 받아도 답변은 똑같이 나갈 것 같다. 상담요청에 응했는데 한 PC방 자영업주 분이 코로나 때문에 억대 빚을 졌단다. 놀래서 억대 빚을 지는데도 임대료 출혈을 감수하는 건 청산비용때문인가요? 물었는데 전혀 다른 답이 날아왔다. 청산비용도 청산비용이지만 근방의 4~5개 동종업종 점포가 다 문닫고 1~2개만 남았다고. 그래서 코로나19가 회복될 때까지 이악물고 버티면 어떻게 빚 갚을 수 있지않을까 싶어 못 닫는단다. 혹시 정부에 원하는 게 있냐고 물어보니 주야간 풀영업이 방역때문에 힘들면 야간영업만이라도 허용해줬으면 좋겠다고.

 

  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국민들 상황은 그 지경이었다. 물론 역사적 전염병때문에 방역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이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움이 사라지진않는다. 너도나도 힘드니 재난지원금을 두고도 모두에게 주자 vs 더 어려운 사람에게 몰아주자 싸움이 생기는 게 당연했다. 이 상황에 재난지원금 다 타먹을거면 공무원 왜하지?...가 솔직한 심정이었다. 거기다 면접기관은 교육청. 전교조는 사회로부터 법외노조 탈출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해직교사 사면복권까지 있었다. 물론 사회가 거져주진않았고 자기들 손으로 투쟁한 결과물로 보는 게 더 합당할 순 있지만, '정규직 전환 이슈'에서 청년 구직층의 불만을 샀기때문에 노동계 쪽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최종 결과는 탈락. 처음부터 필기점수가 확정권은 아니긴했다. 다만 TO가 너무나도 적어 1배수 안인지 밖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39명 중 3명 면접탈락하는 구조인데 커트라인 점수는 아니었으니, 필기점수 순서대로 합격시킨다하면 결국 2명 중 1명이냐 아니냐였다. 그렇게 필기점수 순위대로 밀린 걸 수도 있고, 면접 미흡 판정이었을 수도 있다. 근데 합/불합만 알려주기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떨어진 건진 모른다. 그렇게 충북교육청 공무원 시험 면접이 끝났다.

 

  그렇게 끝은 났는데 면접 대비한답시고 실컷 쌓아두었던 자료가 남았다. 블로그글 최소 100개는 쓸 수 있을 정도의 분량. 그냥 다 갖다 버리기도 아깝고 마침 내년 교육감선거도 있다. 안그래도 이전부터 교육감선거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않아 단순히 진보/보수 기준으로만 찍거나, 무지성투표가 빈발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살을 붙여서 정리해서 업로드 해 볼 계획인데 진지한 투표가 늘어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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