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 윤석열 대통령 간 문자내역이 공개되자 여러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권은 유감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준석은 양두구육(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내세우나 속은 변변하지 않음)란 반응이다. 기자들에게 사진 찍힐 걸 알면서도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실수였는 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윤석열 대통령 주위의 핵심세력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 지는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나왔다는 점이다.
헌데 문자내용 때문에 '자유의새벽당'이라는 단어가 세간에 오르내린다. 옛날에도 같은 맥락으로 서술한 적 있는데, 개인적으론 이 정당을 '가짜 대안우파'로 보고 있다.
'우파'나 '좌파'를 하나로 정의할 수 없듯이 '대안우파'도 여러갈래가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대안우파끼리는 한가지 테마를 공유한다. 바로 '중산층의 추락'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은 작가가 평범하게 먹고 사는 중산층으로 그린 캐릭터다.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아빠 신형만(노하라 히로시)도 비슷하다. 하지만 2010~2020년대에 이 두 캐릭터는 재력가(?)로 재평가받는다. 80년대~90년대 방영된 작품들은 변하지않았다. 변한 건 독자와 시청자들이다. 심슨가족의 최신에피소드에선 이를 더 직접적으로 묘사한다.(맨 아래 짤방 참조)
이를 배경삼아 번진 개념이 '대안우파'다. 중산층 추락 원인을 외국인노동자/이민자 범람으로 보면 반이민성향의 대안우파가 된다. 제3세계 값싼 노동자를 이용한 자유무역을 중산층 추락 원흉이라 여기면 보호무역성향의 대안우파가 된다. 그리고 중산층의 추락이 늦게 체감된 이유를 '가정 내 여성들이 더 많이 일해서(맞벌이로 굴려져서)'로 보게되면 페미니즘에 대한 회의론(안티페미니즘)이 된다. 반이민이나 보호무역, 안티페미니즘 목소리에 기성언론이나 기성정치세력이 인종차별, 정치적 올바름(PC) 프레임을 씌웠을 때, 이에 대한 반감은 반PC성향의 대안우파로 이어진다.
중산층 몰락이라는 세태 속에서 선별적 복지에 대한 의문(사람들이 중산층에서 굴러떨어졌는데 정부는 누구한테 돈을 쓰는 거지?)을 가지면 친기본소득성향의 대안우파가 되기도 한다. 기본소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좌파 뿐 아니라 우파 쪽에서도 나왔던 게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우파들은 대체적으로 포퓰리즘 성향을 보인다. 왜냐하면 대안우파들이 중산층 몰락의 원흉으로 꼽는 외국인노동자, 이민자, 자유무역, 맞벌이 중노동, 자동화(로봇화), 선별적 복지 등은 '시장경제적 논리'에 의해 긍정받는 것들이다. 따라서 시장경제적 논리에 넌더리를 내며 정치적논리(민주주의)로 틀어막으려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쪽수(표 숫자)로 뒤엎으려 한다. 그래서 대안우파를 다루는 언론지면엔 극우 '포퓰리즘'이란 단어가 같이 실린다. 진짜로 '극우'가 맞는 진 모르겠다만은.
그런데 '언론사 왈' 대안우파라고 하는 자유의새벽당엔 중산층 몰락이란 공통테마가 보이지않는다. 그리고 포퓰리즘은 커녕 자유시장논리를 긍정하는 걸 넘어 신봉하는 수준의 신자유주의 성향을 드러낸다. 기존 대한민국 보수우파적 주장(윗물)들을 답습할 뿐이다.
기존 대한민국 보수우파(윗물)의 성향은 이미 패턴화되어있다. 공기업 민영화, 상속세 증여세 폐지, 부동산 규제 폐지, 부동산 세금 완화, 법인세 인하, 선심성 복지 폐지, 국민연금 민영화, 노조 해산 및 고용유연성 확보 등 자유시장적 정책들을 주장한다.
물론 이런 것들로만 도배해버리면 보수우파(아랫물)한테 욕 얻어먹기 딱 좋다. 그래서 필요한 재료가 하나 있다. 바로 '북한'이다. 그리고 대충 돈안들거나 돈 덜드는 차별금지법 폐지, 난민법 폐지, 매매혼금지법 제정에 집중하고 외국인 의료보험 문제해결처럼 너무나 당연한 걸 가져온다. 여기에 더해 '일단은' 반중외교를 내세운다. 진짜로 중국인을 거부한다기보단 '친중정치 청산'처럼 친북 친중이 상대정당을 공격하기 좋은 도구여서 써먹는다는 느낌이다.
이 위에 박정희라는 양념을 친다. 보수유권자 중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기때문이다. 그래서 자유시장주의를 내세우면서 역대 가장 강력한 공권력을 휘둘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하는 모순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정부영향력을 줄이자는 자유시장주의자들이 진심으로 박정희 정부를 긍정할까? 그 중 노조탄압이나 기업지원처럼 자기네 입맛에 맞는 것들만을 취사선택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일각에선 이 세력을 '극우종교세력'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지나치게 규모를 한정/축소시키는 표현이다. 당장 보수언론이나 경제신문들 스탠스가 딱 이거였는데?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코어층이다. 물론 숫적으로 다수를 차지한다는 의미(아랫물)이 아니라 내부 영향력이 크다(윗물)는 뜻이다.
전세계적으로 대안우파 열풍이 휩쓸던 시기, 자유의새벽당 등장은 너무나 뜬금없는 움직임이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최전방에 내세우지도 않았고, 기본소득이 나온 것도 아니다. 아무리봐도 기존 신자유주의 성향의 보수우파 주장과 다를 게 없는데도, 언론들이 일부 대안우파'스러운' 주장 몇 개를 뻥튀기해 '극우정당'이라고 듬뿍 포장했다. 어찌나 심했는지, 일종의 '기획정당'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이런 정당이 '극우정당'으로 말뚝박고 있으면 진심으로 외국인 노동자 반대, 안티페미니즘 세력이 대두되었을 때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부족해진다. 안그래도 군소정당 자리잡기 어려운 게 대한민국 정치제도다.
그래서 권성동 - 윤석열 문자 공개가 별로 놀랍진않다. 인수위시절부터, 아니 검찰총장 사퇴 후 윤석열 대통령 캠프의 행보를 보아왔다면 너무나 자연스럽다.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다. 이대남 유권자들은 먹버당했다며 분개했지만, 사실 페미니즘은 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자유경제적인' 사상이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을 '자유경제적'으로 굴리기쉽게 해준다. 대한민국은 00년대까지만해도 여성은 험한 일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사회였다. 지금은 한줄로 반박가능하다. 걸즈 캔 두 애니띵!(Girls can do anything!). 여성단체들이나 여성계들은 괜히 찔리니까 군무새군무새 거린다. 그 험한 일 안에 군복무도 포함되어있다는 건 여성계 본인들이 제일 잘 안다.
문자내역상으론 '내부총질'만 언급되었다. 하지만 이준석을 싫어하는 이유가 과연 그것만이려나? 바른정당이 출범했을 때, 바른정당은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적이나 다름없었다. 더불어민주당한테는 친북 친중 빨갱이라도 씌울 수나 있다. 그런데 유승민의 따뜻한 보수같은 덴 그런 것도 안통한다. '안보가 보수우파고 복지가 좌파면 그게 좌파빨갱이지 우파냐?'고 속으로 분이나 삭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유시장주의가 신념수준인 것도 아니다. 그랬으면 상속세 폐지 등에서 개인재산권은 신성하다면서 재건축 규제풀어달라는 말도 안되는 모순을 저지르진 않았을 거다. 신자유주의자들 신념대로라면, 재건축은 재건축 동의자 머릿수로 재건축 반대자 재산권을 맘대로 할 수 있는 빨갱이스러운 제도다. 이런 건 절대 말 안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여성 비서관 낙하산 채용 논란이 벌어졌을 때, 국민의힘 측은 비난만 했지 별정직 숫자 줄이자곤 말 안했었다. 그렇다면 자유시장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폭락 막기위해 세금으로 영끌구제하는 것이 딱히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쓰고나니 쓸데없이 글이 길었던 것 같다. 스크롤 확 내려버리신 분은, 딱 한줄만 기억하시면 된다. '복지? 북한한테 미사일이나 안맞게 해주면 그게 복지아냐? 뭐가 더 필요하지?' 이 사람들이 '영구분단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북한이 너무 싫어서 한식구 통일 추구하지말고 차라리 남남으로 갈라서는 걸 목표로 하자는 '영구분단론' 말이다.
재력을 자랑하는 갓-호머
갓-호머의 위대함을 인정하며
자신에게도 아메리칸 드림이 올 거라 믿는 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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