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탈당파 비주류 탄핵 촉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 헌재로, 부결되면 초대형 정국혼란

이때는 무늬만 무기명이었다. 찬성 193 / 반대 2 - 사진출처
기명투표론이 급부상하고 국회법 개정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나 탄핵소추여부가 기명투표방식으로 결정될 가능성은 낮다. 원래 인신에 관해서는 익명으로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표 대상자가 원한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상 사회에서도 승진, 평가, 해고 등 인사 문제로 발생된 원한 때문에 사고가 터지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대상이 대통령 쯤 되면 스케일이 커진다. 탄핵이 성공으로 끝나지 않거나 탄핵되었으나 대통령의 영향력이 남아있다면 콕 찝어서 정치적 보복, 박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태 초반은 물론 1달 전 까지만 해도 탄핵 소추안 발의는 리스크가 거의 없는 선택지였다. 빠르게 탄핵 소추안이 발의되었다면, 박근혜 정부와 공멸하는 것을 피하기위해 숨어있는 새누리 탈당파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기적적으로 통과될 가능성도 있었고 부결되더라도 새누리당 모든 계파에게 맹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았고 새누리당이 새누리 탄핵파 / 친박파로 본격적으로 갈라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부결되어도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추운 날씨임에도 하야든 탄핵이든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올바르게 정리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것이, 국회입장에선 그저 아랫것들 이야기였는지, 여당 내부 각 계파는 물론 야당도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에 대해 각자의 주판을 튕기며 근 1달 이상을 미적거렸다.

황교안 대행이 마음에 안들어서... 하야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가장 압권은 탄핵 의결 정족수를 채워 확실하게 한 번에 통과시켜야한다면서 시간을 지체한 것. 애초에 배신표가 언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무기명 투표에서 확실한 것은 없는데도, 야권은 새누리당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결국 촛불시위 참여자들을 포함한 탄핵찬성파 사람들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재평가해줄테니 찬성으로 돌아서달라면서 표를 구걸해야하는 비굴한 상황이 벌어졌다.
거국내각 의견차, 영수회담, 이면합의, 부역자 언급으로 야3당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특히 개헌까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더 복잡해졌다. 정기국회 내 탄핵절차를 마무리해야한다며 새누리 탈당파가 강력하게 발언하고 김무성 전 대표가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며 탈당해버린 지금에 와서는 무기명 투표에서 부결이 나와도 새누리당 비박파는 “반대 표 던진 거 우리 아닌데요? ^^” 라고 말할 수 있게되었다.

이제는 부결되었을 때, 여전히 새누리당 탄핵파/비박파가 가장 의심스럽겠지만 확실하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게 되었다. 새누리당 탄핵파에게 면죄부를 주지않기위해서, 탄핵카드를 거두고 개헌을 받기위해서,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방해하기위해서, 양당 위주인 정계를 개편하려는 목적으로 판을 뒤집어엎기위해서...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누가 몰래 반대표를 던져도 이상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래픽 출처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길 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탄핵소추안 발의는 부결되어도 좋고 통과되어도 좋았던 꽃놀이패였다. 그러나 이제는 심각한 리스크를 떠안게 되었다. 탄핵소추안 부결로 열받은 사람들에게 국회전체가 통째로 날아가는게 확실하다면 무기명투표라도 이런 리스크가 없겠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랬다면 애초에 일이 이렇게 꼬이지도 않았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