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손석희 문재인 인터뷰 - 탄핵, 퇴임, 과도내각, 조기대선, 대국민담화, 임기단축 그리고 개헌


문재인 전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 이해관계자라는 것을 손석희 사장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60일 이내 대선을 꼬치꼬치 캐물은 것은 야 3당의 탄핵공조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탄핵으로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어떤 청사진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인지 궁금해서일 것이다.
퇴진이 이뤄지고 60일 이내 대선을 치르게되면 결과가 뻔하다. 때문에 문재인 후보측에 유리하고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싫어하는 방안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질서있는 퇴진 - 과도내각을 밀고 있다. 그런데 이 과도내각안은 60일 이내 대선이라는 조항과 충돌한다. 괜히 새누리당이 질서있는 퇴진 - 과도내각을 위헌적 구상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야 3당의 공조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대통령은 ‘임기단축’을 언급하며 공을 국회에 넘겨버렸다. 비박의 도움 없이는 탄핵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탄핵 소추안 의결에 돌입하자니 부결리스크가 커졌다.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방법은 탄핵, 자진퇴진, 개헌인데 하야 선언은 아니었고 탄핵은 리스크를 키웠으니 사실상 개헌요구다.
오늘 종편에서 한 패널이 개헌을 하면 국회 해산을 해야되므로, 국회의원들이 자기 임기를 줄여 자기 목을 치는 일은 하지않을거라고 발언했는데 개헌 = 국회해산이 아니다.

개헌파 국회의원 사이에서는 내각제 개헌 시 개헌 적용 시점을 2020년 4월로 적용하자는 방안이 이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20대 국회의원은 현 대통령-국회의원 체제로 4년을 다 해먹고 21대 국회의원 선거로 원 구성을 해서 총리를 선출, 그때부터 내각책임제를 하겠다는 거다.
그 사이의 행정수반/국가원수는 단축임기 대통령으로 채우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임기만료하면 다음 단축대통령은 2년 3개월 정도하게 될텐데 박 대통령이 일찍 내려오면 기간이 늘어난다.
그러니까 개헌파들의 이런 주장이 그대로 현실화된다고 가정하면,

문재인 후보는 반기문 후보와의 정면승부를 피할 수 있다. 반 총장의 임기만료는 2016년 12월 31일. 가뜩이나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깎였는데 시간까지 부족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단축임기 대통령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개헌 시 잃는 것 대비 얻는 것이 적다. 개헌 정국에서 문재인 후보가 고립될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약진이 문재인 진영의 내각제 판단을 바꿀 수 있다. 이재명 시장의 인지도가 아직까지 부족하기때문에 빠른 경선이 유리하다. 보수 언론이 개헌을 원한다면, 당분간은 문재인 후보를 벌써 대통령된 줄 착각한다고 깎아내리고 이재명 시장을 띄워줄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어차피 이번 대선은 가망이 없었고 3년 뒤 차기 총리를 노릴 수 있게된다. 현 대통령제는 사실상 승자독식 시스템이기 때문에 김무성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같은 당선권 밖 여야 대권잠룡들도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등은 소수정당 특성 상 이미 한참 전부터 내각제와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해왔다. 내각제가 되면 캐스팅보트를 쥘 소수정당의 목소리가 커진다. 또한 내각제 하에서 의석이 한 정당에게 싹쓸이되면 입법과 행정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문제가 생기긴다. 그것을 막기위해 소선거구제가 바뀌거나 비례대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큰데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전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제시한 선거구/선거제도 개편안과 방향이 같다.

종편과 보수 언론들은 대통령과 대판 싸워서 뒤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은 종편재승인심사가 걸려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오고 앞으로 정치권력이 분산된다니 좋아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력이 분산되면, 상대적으로 재계와 언론계의 힘은 커진다.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는 당장 박근혜 대통령 안볼 수 있다는 떡을 주고 이해관계자들끼리 조금씩 양보해 자기네들 모두가 행복한 헬피엔딩을 만들자는 게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자는 개헌시도다. 6공화국이 열린 이후, 여태까지 개헌정국에 돌입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이번이 가장 개헌에 근접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