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의 실제성능과 배치찬반여부를 떠나서, 사드보복이 우려되었을 때 정부는 중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했었다. 북한이 중국의 역사적 동맹국이긴하나 현 북한정권은 중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싶어한다. 중국이 한국과 지나치게 적대적으로 틀어지면 틀어질수록 중국은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되고 북한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정부가 낙관적으로 판단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중국이 예상 밖의 규모로 사드보복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게 과연 단순히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일까? 중국이 자신들에게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무기는 한국에 배치예정인 사드레이더/포대 뿐이 아니다. 사드 한반도 배치는 미국이 펼치고 있는 대중국포위망의 일부분일 뿐이다.


2차대전 항공모함 카가(좌),
이달 취역예정인 이즈모급 헬기모함 카가(우)
트럼프는 세계 경찰 노릇을 더이상 못해먹겠다고 했다. 동아시아에는 트럼프 입맛에 아주 알맞는 파트너가 있다. 대한민국은 아니다. 한국은 서부전선포격사건과 전승절 행사 참석에서 북한때문에 반중적 움직임이 제약당할 수 있다는 의심을 샀다. 남북관계는 한발 잘못디디면 의도치않게 일이 너무 커져버릴 수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제해권은 대중국포위망에서 한국에게 주어진 역할이 아니었다. 중국과 원한관계가 있고, 한반도부터 남중국해 분쟁까지 넓은 행동반경을 가지고 있으며, 타국에 개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국가. 중국-대만 전면전 발발 시 가장 발빠르게 달려갈 수 있는 국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에게는 전범국가라는 족쇄가 있었으나 미국이 풀어주었다. 아베 정부 하의 일본은, 미국의 지원 아래 헌법개정과 재무장을 눈앞에 두었다.


5세대 기술실증기 미쓰비시 X-2(좌),
일본 자국산 전차 type 10(우)
일본의 재무장은 역사적 이유와 독도문제때문에 중국 뿐 아니라 한국에게도 껄끄러운 상황이다. 그런데 일본이 스스로 생산한 군수물자를 공여/판매하여 타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하다못해 자국산 무기 생산에 강력한 족쇄가 채워지는 제한적 재무장이라면, 상당부분의 무기를 외국도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고 불온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무기도입에 제약이 걸리는 통제라도 받을 텐데 말이다 . 서방세계에서 베스트셀러무기들은 미국산인 경우가 많으니 동맹국이 돈 더 내야한다고 선거유세한 트럼프가 일본에게 더 많은 무기를 팔 수 있게 되는 건 덤.

소류급 잠수함, 세계에서 가장 큰 디젤 잠수함이다.
한국이 한미동맹차원에서 사드배치를 허용하고 중국으로부터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을 받는다면 그건 단지 선택일 뿐이다. 하지만 사드배치를 허용했을 뿐인데 대중국포위망에 대한 보복을 받는다면, 특히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반발까지 한국이 몽땅 뒤집어쓴다면 그건 호구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될 때 일본에게 떠넘길 부분은 넘겨야 하고 가능하다면 일본 재무장에 규제를 가해야 한다. 중국의 팽창이 워낙 심해서 재무장은 거스르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족쇄는 달려야 한다. 일본에게 패권이 위임되면 한미일동맹에서 한국은 들러리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화한 적이 있었고 중일전쟁~태평양전쟁 전범국가였다. 위안부문제조차 매듭지어지지 않았고 독도문제까지 있다. 그런 일본이 미국에게 동아시아~동남아시아 패권 일부를 위임받으려하고 있다. 이번 한반도 사드배치 협상 테이블에는 일본 재무장 문제가 반드시 올라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