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mk_GY9_glD4
국민의 힘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가 개천절 태극기 집회를 미뤄달라는 요청을 했다. 개천절 태극기 집회에서 코로나 19 대규모 감염이 또 터질까 두렵긴 했을 것이다. 국민의 힘 지도부들은 손절하고 싶어하나본데 국민들은 국민의힘(미래통합당)과 태극기 집회를 분리해서 생각하질 않으니까. 어라? 태극기 집회와 국민의 힘(미래통합당)세력은 같은 거 아니었나? 실제론 그렇기도하고, 그렇지않기도하다.
이번 2차 재난지원금 논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둘 다 문재인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을 비난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레퍼토리는 조금 다르다. 태극기 집회 쪽에 가까운 사람들은 '할거면 전국민 지급하고 아니면 지네편한테만 펑펑 뿌릴테니 아예 하지마라'에 맞춰져있다. 의외로 전국민 지급에 마냥 반대하진않는다. 지하철 노령 무료승차 문제에 보이는 태도와 비슷하다. 이 연령층 사람들은 지하철 무료승차를 '산업화 시대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한 보상'으로 바라본다. 노령연금때도 비슷했다.
반면 보수 위쪽의 선비들은 재난지원금 논의 자체를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다. 이들의 자유주의는 무간섭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이를 토대로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정치를 주도하는 것을 싫어한다. 어리석은 대중들이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하니까 문재인 정부같은 아마추어 정부도 생기는거고, 재난지원금같은 정책도 추진되는 거라고 바라본다. 대중들이 사회주의화되었다는 국민개X끼론이다.
이렇게 보수 선비들은 표를 가진 일반인들도 내리깔아본다. 하물며 태극기집회를 좋게 바라볼까? 태극기집회는 고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좋게 안본다. 노령연금 확대같은 거 한 사람이니까. 누리과정도 사립유치원 쪽에 퍼주는 방식이 아니었다면 지지받지 못햇을 거다.
하지만 태극기 집회사람들은 이에 동의하지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의 자유주의는 북한(또는 중국)에 대한 적개심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때문이다. 태극기집회사람들은 대한민국이 김정은같은 1인 독재자가 이끄는 나라가 아니기때문에 좋은나라라고 믿는다. 그런데 그 권력을 나눠받은 대중들이 어리석다는 전제를 깔고가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체제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박정희를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모순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순이 아니다. 태극기 보수들 앞에서 박정희를 통째로 싸잡아 비판하면 강한 반발에 직면한다. 하지만 유신개헌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앞의 국민이 선택한 8년은 긍정적으로, 뒤의 유신 8년을 부정적으로 구분하는 것까지 마냥 비난받진않는다. 가장 많이 들었던 뉘앙스는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리긴 했어' 정도? 물론 아예 숭배수준인 사람들도 있긴하다만은.
이 대립은 생긴 지 얼마 안됐다. 보수선비들이 대중들을 혐오하게 된 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이다. IMF이전만해도 이런 대립은 있을 수가 없었다. 각자의 삶에서 자유가 풍부했기때문이다. 자유라는 게 별게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선택지가 넓어질수록 자유로운 것이다. 그 자유엔 활동성과 돈이 필요하다. 예컨데 빵하나 사먹으려면, 일단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슈퍼에 가고 물건을 고르고 빵을 먹는 활동력이 필요하다. 이 활동력은 낙관성에 영향을 받는다. 당장 돈이 있어도 내일 수입이 불안하다면 슈퍼에 빵사러간다는 선택지는 지워진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모르니 주머니에 넣어두어야 한다.
IMF이전만 해도 대중들은 양쪽으로 풍요로웠다. 역대급 경제호황이었고, 돈이 좀 부족한 사람들도 정년보장같은 심리적 지지대를 활용해 적극적인 활동성을 보였다. 개개인들은 이 양날개를 활용해 자유를 만끽하기 바빴는데 뭣하러 정치에 큰 관심을 두겠는가? 관심을 두더라도 국민 개개인들이 정부에 의존하는 것을 좋게 바라보지않았다. 대학가에서 운동권이 몰락한 것도 이 시기였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01/6512/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실질적인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정년만 짧아졌다. 심지어 계약직으로 1년 2년하는 직장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큰 정부에 호의적인 사람들이 늘어났다. 보수선비들은 그 반동으로 대중정치를 혐오하기 시작했고, 태극기 풀뿌리보수들과의 간격이 벌어졌다.
얼마 전 언론에서 구직급여(실업급여) 문제가 제기되었다. 정부가 구직급여를 많이 주니까 아예 직장 때려치고 놀고먹는다는 것. 근데 이 주장엔 한가지가 빠졌다. 이렇게까지 구직급여에 열올리는 사람들 중 정규직 근로자는 많지 않다. 구직급여 받자고 미래가 어느정도 안정되거나 돈을 많이 주는 직장을 때려칠 사람은 없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구직급여 문제의 근본원인은 국민들이 사회주의 성향이어서 그런것인가, 아니면 지갑이 얇아지고 미래가 불안해서인가?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년이 짧아진 만큼의 댓가를 받았는가? 그 댓가를 노령연금이나 기본소득이나 재난지원금으로 주는 건 정말 잘못된 것인가? 보수 선비들은 이념적으로 노동유연화를 바라지않았다. 인건비를 깎기위해 노동유연화를 도입한 것이다. 얼마 전 인국공 사태에서 박근혜 세력이 약화된 국민의 힘(미래통합당)은 정규직 전환해주지말고 그냥 돈을 더주자는 말을 끝까지하지않았다. 정규직전환만큼이나 임금인상을 싫어했던 것이다. 정년보장이었던 직장이 1년 2년하는 직장으로 바뀌었으면 분명 그 이득이 있을텐데도 임금상승에 미온적인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임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과연 탄핵당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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