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삽질하는 거야 하루이틀일이 아니다만, 최근 굉장히 재밌었던 주장이 하나 있었다. 세종 아파트가격이 폭등중인 표를 들고와서 국회세종이전을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세종아파트가격 폭등으로 세종이전을 반대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국회의사당 세종이전을 뒷받침하는 논리는 심플하다. 서울시엔 아파트 더 지을 땅이 없지만 세종엔 더 지을 땅이 많다는 것. 그리고 세종 땅값이 조사때마다 상승률 1위를 찍었어도 서울땅값보단 싸다는 것. 처음 국회이전 이야기나오자마자 째깍째깍 옮기고 아파트 물량 퍼부었으면 그만이었단 이야기.

  문재인 정부가 주거비용폭등시켰다고 비난한 건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이었다. 아파트가격 문제를 공급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한 것도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이었다. 그렇다면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을 반대할 이유가 있나? 서울에 더 지을 땅이 있다면 반대할 수 있겠지만 땅이 부족하다. 서울 주위의 그린벨트를 적극적으로 풀었다면 세종 이전 주장이 누그러졌겠지만 그린벨트 해제는 양쪽 모두 소극적이어서 표류되었다.

  그럼 세종으로 갈 수 밖에 없는거고, 세종아파트 가격상승이 우려스럽다면 더더욱 세종이전문제를 빨리 확정지어야했다. 그래야 국회이전을 둔 불확실성이 해소될거고 공급이 중요하다는 본인들 주장대로 세종에 아파트물량을 퍼부을 수 있을테니까.

  세종 아파트 가격으로 국회세종이전을 반대하는 게 억지라는 건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도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이들은 재건축아파트들고 있는 사람들 돈벌게해주면 공급확대되고 집값내려간다는 주장을 일관적으로 펴왔다.

  포커스가 집값하락이아니라 재건축아파트 사람들 돈버는데 있었다면, 세종이전을 억지로라도 반대하는 게 당연하다. 이게 티나면 안된다고 생각했던건지 항상 '규제완화'라는 단어로 돌려돌려 이야기해왔다. 재건축 규제완화 또는 재개발 규제완화 이런 식으로. 

  이렇게 돌려돌려 얘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나 서초구청장 같은 '윗물'들과 달리 '풀뿌리 보수지지자'들은 글자그대로 문재인정부가 투기꾼들 떼돈벌게해줬다고 욕하고 있기때문이다. 이 풀뿌리 보수주의자들이 재건축 아파트 보유자들 세금깎아주자는 정책을 좋아할 리가 없다. 재건축 '규제완화'라고 속이면 모를까.

   문재인정부의 서울 아파트 가격폭등을 두고 대책으로 공급확대를 주장하는 것이, 보수의 탈을 쓴 윗물들에게있어 재건축 수익을 늘리기위한 핑계가 맞다면, 이 보수의 탈을 쓴 윗물들에게, 진심으로 재건축 투기꾼들 떼돈벌게해줬다고 문재인 정부를 욕하는 풀뿌리보수주의자들은 넌씨눈(넌 씨X 눈치도 없냐)인 존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에 두고도 이낙연 대표가 굳이 국회의사당 세종이전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아마 이것일 것이다.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이 말하는 '공급확대'란 서울아파트 가격을 위해서가 아니고 재건축 아파트 보유자들 돈 벌게해주는게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싶은거다.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이 자기네 지지자들을 얼마나 도구취급하고 있는지 공격하고 싶어서.

  물론, 본인의 대권야망때문인 것도 없진않았을 것이다. 충청권과 인천광역시가 손을 들어준 후보가 이겨왔던 역사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