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정치인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것을 보면서 꼭 묻고 싶은게 하나 있다. 만약 대구공항의 이전지가 영천 혹은 예천이었거나, 군기지만 옮기고 민간공항은 현위치에 존치시켰어도 가덕도공항에 반대했을 것인지?
부산시민이라고 무조건 가덕도공항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부산 가덕도의 위치는 서남권 끝자락으로, 결국 현 김해신공항안보다 외곽으로 이동하게 된다. 해상공항 특성 상 소음민원이 덜해 야간운영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일본이나 중국을 자주오가는 것이라면 가까운게 최고다. 부산도 이럴진대, 울산이나 포항은 어떻겠는가?
만약 대구신공항 위치가 영천이었다면 김해공항 수요가 온전히 가덕도로 이동하는 것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구신공항 이전지는 영천도 아니고, 사드배치로 혼란을 겪었던 성주군도 아니고, 심지어 군공항만 옮기고 현위치에 민간공항을 존치시키는 것도 아닌 의성-군위로 결정났다.
이런 상황에 김해신공항사수하겠다면서 가덕도 공항 반대한다는 것은 결국 TK정치인들이 대구신공항 위치를 엉망인 곳으로 결정했다는 얘기 밖에 안된다. 자기들이 의성-군위 신공항 민간수요를 기대한다면, 김해신공항 이전은 나쁜이야기가 될 수 없다. 김해공항 기능이 가덕도공항으로 옮겨지면서 일부 수요가 대구신공항으로 흡수될 수도 있을테니.
그러니까 김해공항이 가덕도신공항으로 이전하면 TK에서 더 멀어지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 대구신공항이 흥하기는 커녕 공항만 멀어질 판국. 이거말고 반대할 명분이 남아있긴할까? 대구신공항 위치선정한 자기들이 생각하기에도(...) 대구신공항 경쟁력이 그렇게 가망없나보다.
이래놓고 가덕도신공항을 정치적 결정이라고 걸고 넘어지는데 그건 대구신공항도 마찬가지였다. 대구공항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데에는 성주사드기지문제가 결정적이었다. 현대전에서 레이더사이트가 선순위 표적인건 당연한데 평택미군기지에 배치될 줄 알았던 사드가 대구권인 성주에 배치되면서 여론을 달랠 필요가 있었던 것.
물론 그보단 초창기 사드배치찬성론자들 주장대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협조해준 대신 공격형무기를 받는데 성공했더라면 대구공항이전없이도 달랠 수 있는 문제이긴했다. 사드레이더가 미국방어용, 일본방어용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었기에 반대급부가 반드시 필요했다. 사드레이더와 같이오는 포대가 있지않느냐? 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한국인들에게 북한군의 스커드스톰이란 쏘기 전에 제거하거나(킬체인), 그것도 아니면 일단 맞고나서 반격(대량응징보복)할 수 있는 대상이지 요격할 수 있단 기대가 별로 없다. 종심이 너무 짧고 북한이 보유 중인 단거리미사일 수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에겐 비극적이게도 미국 측 파트너는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이었다. 실제 사드배치반발은 문재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에 협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사거리 규제 완화를 얻어오면서 완전히 소멸됐다. 결과적으론 사드 배치와 미사일 보유능력을 맞바꾼 셈.
사실 대구공항이전문제는 민간공항기능 존치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지않고 내리누를때부터 불안해보이는 사업이었다. 민간여객기가 시끄럽다곤 하나 전투기에 비할바는 아니기때문에 대구시민들입장에선 군기지 200만평 개발수익 공군과 이전지에 다 줄테니 군공항만 옮기는 선택지도 괜찮았다고보는데. 하긴 민간공항소음이 아예 없는 쪽이 토지보유이익나 개발수익차원에서 더 짭짤하긴하다. 고도제한도 없을테고.
어쨋든 결국 결정된 곳은 군위-의성. 여러 지자체 중간지점에 있어서 밀양공항 좋다고 실컷떠들더니 정작 자기들은 구미-대구와 포항-울산의 중간지점을 버렸다. 대구신공항 위치가 대구광역시에 가까우면서도 김해신공항 수요를 흡수할만한 위치였으면, 코로나19사태로 항공수요도 줄었겠다 최소한 (구)김해공항 수요폭발문제가 해소될 수도 있으니 대구신공항을 지켜보고나서 가덕도공항을 짓자고 주장할 수라도 있었지만 그 가능성은 TK정치인들 스스로 닫아버렸다. 하다못해 군공항만 이전되고 민간공항은 아예 폐항됐으면 가덕도 너무 멀다고 따지기라도 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민주당과 이낙연 대표가 가덕도부산공항이전으로 TK PK 갈라치기한다는데, 민주당이 부산보궐선거를 앞두고 표심잡기로 팔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확실하다. 부산전체로 따지면 가까운 김해가 선호될 지 몰라도 부산 내 민주당의 주 지지기반인 서부권을 확고히 다지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과연 국민의힘 TK-PK 내분까지 바라고 가덕도부산공항이전을 밀어붙였을까? 그보단 TK는 자기네 신공항 가져갔으니 이 문제에서 입닫을거라 예상했을 거 같은데,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입장에선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횡재라고 좋아하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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