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차기대선주자 1위 굳히기 들어가
윤석열 검찰총장은 출마조차 불투명,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주춤
보수유권자들이 자당 국민의힘 후보들을 버리고 포퓰리스트를 선택하는 이유
차기 대권 조사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처지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뜨고 있다. 주류보수언론은 검찰 편들어주다 자기들이 가장 싫어할(?) 후보를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만들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야당지지자들로부터도 폭넓게 지지받고 있다. 단순히 '반문'이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데, 그게 전혀아니라는 것은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앞에놓였던 경선이라는 거대한 벽도 허물어져가고 있다. 시대가 그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안희정 사건으로 대표되는 미투운동에 대한 피로감과 여성징병제로 대표되는 정치적 올바름 세력에 대한 적개심은 유권자가 공직자를 평가하는데 있어 사생활을 덜 중요시하게 만들었다. 코로나 19 사태는 과격한 것으로 취급받았던 그의 기본소득제가 재난지원금으로 현실화되도록 해주었고, 부동산 가격과 대비되는 근로소득의 감소, 불안정화는 국민들이 좀 더 강압적인 스타일의 후보를 지지하게 만들었다. 진짜 대통령은 하늘이 만들어주는 것일까?
사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개인적으로 대선후보로 주목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정확히 2011년~2012년이었으니까 8년정도 됐나? 년도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데 그 해에 '2011 영국 폭동'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때 기가막힌 인터뷰를 접할 수 있었다. 상가를 털고 차량을 불태우고 폭력이 난무했는데 그걸 '재미로' 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떤의미로는 진정 '자유로운 사람들'이었다.
그게 자유로운거라고? 의문을 표할 수 있을텐데, 만약 직장인이었다면 자기 직장을 잃을까봐 재미로 그런 행동을 하기 쉽지않다. 가족, 특히 자기가 먹여살리는 식구가 딸려있다면 재미로 그런 행동을 하긴 어렵다. 때론 사회적 매장이라는 페널티때문에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게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연애도 출산도 결혼도 포기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전에 고를 수 없었던 선택지를 '자유롭게' '재미로' 고를 수 있지않을까. 이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진않아도 일정한 투표패턴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사람을 지도자로 골라볼 것인가. 심지어 여기에 취업 내집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사람이 더해진다면, 여기에 목숨마저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까지 더해진다면? 더군다나 한국엔 중장년층의 짧아진 정년문제, 노인빈곤 문제까지 있었다.
물론 조사에 따라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1위인 경우도 있지만 이 폭풍이 잠잠해진 뒤에도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선 매우 회의적이다. 상관의 부당한 처우에 맞서싸우는 칼잡이로서 좋아하는 것과 순수하게 정치인으로의 호감을 표하는 것은 다르다.
더군다나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상성이 매우 안좋다. 특히 코로나 19 불황 속에서는 말이다. 차라리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대진이라면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그나마 낫다. 황교안 전 권한대행이 무색무취, 의전왕이니뭐니 떠들어도 전체적인이미지가 조용하고 안정감있고 사생활 쪽 잡음은 없는 사람이기때문이다. 그나마 꼽자면 병역면제 정도인데, 이 사람이 그렇게까지 잘사는 집안이 아니었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코로나 19 불황 속에선 그다지 언급할 이유가 없다. 2011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굳이 '캐삭빵' 내걸어 자폭했다고 평을 하는데 실은 이 무상급식 반대 자체가 답이 없는 짓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오 서울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앞세워 각종 토목공사를 진행 중이었기때문데 공사판 벌릴 돈은 있고, 애들 밥 줄돈은 없냐는 거센 비난에 직면해야했다. 괜히 주민투표망한게 아니었다. 재난지원금 나눠주고 있는 현 상황에 이런 이력이 좋게 작용할리가 없다.
유승민 전 의원은 솔직히 시대를 잘못 만났다. 그는 김현미 장관에 맞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재건축 재개발 완화를 이야기했다. 근데 그거 아는지? 이번에 반포 쪽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로 가구당 4억씩 냈다. 재건축 수익이 9억~10억이었단 소리다.
언론에서 9억원짜리 서울아파트 못 사게 됐다고 중산층 갈 수 있는 사다리 다 끊어놨다 소리 할때마다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대한민국 상위 50%의 순자산은 고작해야 2억원이다. 재난지원금 지급범위가 70%였을 때 왜이렇게 많이주냐소리 있었는데, 상위 30%까지 넓혀봐야 3억라인에 절반이상이 주택자산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많이 오르긴 했지만, IMF 이후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시기를 거치며 이미 사람들은 사다리를 접고 있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의 그 유명한 개천용/가붕개 트윗이 2012년이었다. 그런게 먹혔다는 거 자체가 이미 사람들은 자식 개천용 한번 만들자고 쏟아붓는 돈에 비해, 별볼일 없는 결과물을 받아들이고 있었던거다.
그건 김대중 시절 고용안정성은 붕괴하는데 안정성이 낮아진만큼 임금상승으로 보상받지못하면서부터 누적된 현상이었다. 15대 대선 김대중 대신 이회창을 지지했던 화이트컬러 중산층들이 16대 대선에선 이회창을 버리고 노무현을 택했다. 왜냐, 자산은 부족했어도 고용안정성으로 정치적으로 중산층이었던건데 김대중 IMF탈출기를 거치면서 정년짧아지자 자산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여기지않게 된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16대 대선 이회창 전 감사원장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니 노무현 때 노동시장의 불안정화에 불구하고 서울아파트가격이 오르자 수도이전얘기가 나왔던 거지만, 유야무야되었고 현재에 이르렀다. 아파트가격이 노무현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면 지금 가격의 3분의 1이 되어야한다. 그렇다고 재건축 세금을 풀어주면 조합원 당 10억씩 버는 막대한 불로소득 감세를 주장해야한다. 막대한 불로소득 감세 정책없이 3분의 1을 향해 끌어내리는게 과격한 정책 혹은 폭압적인 지도자없이 가능하다고?
반면 이재명 지사의 워딩은 묘하게 박정희식 '군대행정'이미지를 많이 가져온다. 보수언론 등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지나치게 남용해서 착각하기 쉬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은 '자유'가 아니라 '군대'였다. 그는 군인을 동경해 장교가 된 사람이었고, 20년 가까이 직업군인었던 사람이었다. 기자들 시끄럽다고 '참교육'시키겠다고 끌고가던게 자유민주주의여서였나? 그건 군대 안에서 불평불만많은 사람 얼차려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아니면 노동운동을 억제한게 자유민주주의자여서였나? 그건 휘하 사병들이 저임금에 들고 일어났을 때 진압하고 규율을 잡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냉전시기 대한민국은 국가전체가 서방세계의 최전방 병영이었고 박정희 대통령은 서방세계의 '변경백'이었다. 휴전 이후 북한의 존재때문에 대한민국은 '병영국가'였으며, 휴전이 길어지면서 통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퍼지고, 북한이 재래식전력을 망가뜨려가면서까지 핵이라는 최후의 수단에 매달리면서 예전보다 좀 더 자유로워졌을 뿐이다. 그 명백한 증거가 남성징병제, 그리고 앞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여성징병제다.
박정희정권~노태우정권은 토지를 반강제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대량공급했었다. 거기엔 날림공사와 부정부패문제가 따라왔었다. 그때에 비해 지금은 감시장치가 많아졌고 경제발전으로 금전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적정한 액수'라는 게 문제다. 1억~2억은 분명 큰 돈이지만, 10억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매우 작은 돈이다. 과거엔 정말 푼돈만 주고 원주민을 쫓아냈던 그 군사정권이라면, 공공재건축하니마니 줄다리기 다 집어치우고 대충 2억~3억 쥐어준 뒤 공공재건축같은 걸 강제집행할거다. 명분이야 노후화같은 걸 내세울테고.
물론 지금 시대에 공공재건축 강제집행같은 걸 했다간 재산권보호시비가 걸리며 위헌으로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 요는, 그 정책을 내세우는 사람이 당선된다는 게 아니라, 그런 이미지에 가까운 후보가 유리하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거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선호하는 것은 단순히 그가 반문이어서가 아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유승민 전 의원은 이런 이미지와는 한도끝도 없이 멀리 떨어져있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같은 경우는 확실히 '스트롱맨'이미지를 가지고 있긴하다. 하지만 부동산 보유세 완화에서 보듯이 겉으로만 요란하지 속으로는 크게 과격한 무브라고 볼 수 없는데다, 여성유권자들에게 이재명 이상으로 이미지가 나쁘다.
무엇보다도 시대흐름에 가장 완벽하게 처진 사람이다. 청년들에게 흙수저출신으로 역경을 딛고 성공한 자신을 롤모델로 삼으라는데, 현 시대 청년들의 문제는 과거처럼 배고픈데 먹을 거 없어서 굶주리고, 공부 더 하고 싶은데 대학교 갈 돈 없고, 그래서 주저앉던 '부족'이 원인이 아니다. 반대로 너도나도 '풍요'롭다보니 서로 막대한 교육비쏟아부으면서 경쟁하는데 쏟아부은 거에 비해 결과물 효율이 엉망인 '과잉'이 원인이다.
이 시대적 흐름을 이해했는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문제에 동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다보니 최소한 실점은 피할 수 있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대한민국은 휴전국가이다. 단 한번도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가 도입된 적이 없었다. 나이든 유권자들이 그리워하는 그 시대는 '자유민주주의국가'라기보단 '병영국가'라는 말이 훨씬 잘 어울린다. 단지 북한과 비교했을 때 자유로웠을 뿐이고 지금도 그 시절보다 자유로워졌을 뿐이다. 그런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 때, 중앙통제적 지도자의 평가가 오르고 자신의 삶의 일부를 국가에 의존하는 건 그리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군대같은 시스템을 그리워하고, 그런 이미지의 지도자를 바라는 게 이상하다고? 그건 각자의 군생활대우가 하도 쓰레기여서 잘 연결이 안되는 것 뿐이다. 군생활 대우를 점점 올려보면 연결된다. 지금 군인 월급이 40만원이다. 120만원이라면? 200만원이라면? 수십명을 한 곳에 우겨넣는 구막사 시스템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급 1인 1실이 제공된다면? 식사품질이 많이 오른다면? 군대니까 필기시험, 자기소개서, 면접 이런 빡센 경쟁없이 당연히 일자리도 주어진다. 지금도 여성들과 노년층 중엔 밥준다. 잘 곳도 준다. 입을 옷 준다. 월급도 많이 올랐다 군대 좋게 말하는 사람들 많다.
결혼 출산을 시작으로 하나 둘씩 포기하고 코로나19를 비롯한 경제적 재난으로 더 잃을 것조차 없어져 '자유로워진' 사람들이, 그 자유를 소모해 자신이 포기해야했던, 자신에게 주어져야했던, 하지만 이룰 수 없었던 작은 행복들을 추구한다. 사람이 마지막에 잃게 되는게 자신에게 주어져야했다고 생각하는 작은 행복이라면, 이 모든 흐름은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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