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위주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공약덕분에 한강변 재건축 대상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이미 주식시장에선 오세훈 후보로 단일화 될 때 부터 건설주들이 급등 중이었다. 그리고 박영선 후보도 부동산 공약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심지어 중앙정부 입장과 상반되는 공시지가 인하까지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인 건 당연지사.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랐다, 억대 불로소득보면서 박탈감 느낀다고 화내던 사람들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일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거라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근데 이건 당연한 현상이다. 분명 공급부족현상이 부동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은 맞다. 하지만 정말 공급부족이 부동산 폭등의 근본 원인이었을까? 공급부족이라는 피상적인 현상 아래엔 '부동산 포퓰리즘'과 '서울이기주의'가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에 공급이 부족해진 경위는 단순하다. 서울의 토지는 한정되어있으니 그린벨트해제를 제외하면 공급은 주로 재건축 재개발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불로소득 취급하고 세금을 더 물리고 임대아파트를 더 받으려 했다. 재투자문제도 있었다. 부동산 시세상승에는 적자지하철같이 정부가 세금으로 올려준 부분도 있었다. 환수가 제대로 되어야 다른 지역에도 적자인프라를 깔아 줄 수 있다. 하지만 보유자들은 급할 게 없었다. 그러면 정부는 수요를 줄이거나, 보유자들을 압박하거나, 다른 곳에서 공급을 만들어내야 했다. 그런데, 포퓰리즘권력과 정치언론권력 모두 서울에 쏠려 있었다.
수요를 줄이거나 분산시키려는 노력은 [1]로 망했고, 보유자들을 압박하고 다른 곳에서 공급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2] 인 결과로 돌아왔다. 물론 앞으로는 좀 바뀔 수도 있다. 19대 총선 때였나? 한국정치의 역학구도는 전라도vs경상도 동서대립이 아니라 서울vs비서울 또는 수도권vs지방으로 바뀔 거란 글을 쓴 적 있었다. 슬슬 서울 vs 경기도가 [1]에서 드러나기시작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토보유세-기본소득 연계를 왜 포기못하는지가 나오는데 경기지사에서 대통령으로 스텝업하려면 경기도민이라는 집토끼를 기반으로 집없는 서울시민들의 이해관계를 집있는 서울시민들에 종속되지않게 쪼개서 자기편으로 만들어야하기때문이다.
어쨌든 그건 지금 당장의 이야기는 아니고, 서울시장 재보선이 흥행할수록 부동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가 부동산 포퓰리즘이라는 것이 눈에 보일 것이다.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가 연장되자 언론들은 포퓰리즘에 금융시장이 휘둘린다고 비난했다. 공매도가 재개되어야한다는 주장은 내릴 수록 이득 보는 사람이 있어야, 감시시스템이 작동되고 거래량 마르지않아 건강한 시장이 된다고 논리였다.
그런데 그 공매도가 아예 없는 시장이 바로 부동산이다. 거기다 주식과 달리 사람에게는 살 곳이 필요하다. 그럼 부동산시장은 건강한 시장일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포퓰리즘에 쩔어있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이다. 모두가 우상향을 원하고 우상향에 표를 행사한다. 심지어 싸게살수록 좋은 주택구입자조차 빚갚는게 부담스러워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가 꺾이지않길 바란다.
이와중 LH사태가 터졌다. 정부의 자원배분이 불신받았다. 하지만 유권자에게 주어진 대안은 민간주도 재건축 뿐이다. 부동산 하락을 바라는 사람들숫자가 너무 적고 세력이 부실하다면, 만들어 내면 된다. 부동산 세금을 적극적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같은 현금 복지로 연결해버린다면 보유세와 시세차익 증세에 힘이 실린다. 막대한 세금을 내지않으려면 집주인들은 세금을 덜 내기위해 부동산 포퓰리즘을 버려야한다.
20대는 억울하다. 그리고 부동산 상승에 분노하고 박탈감 느낀 모두가 억울하다. 그들에게 부동산 폭등을 막기위해 부동산 기득권 포퓰리즘을 서민 포퓰리즘으로 내리누른다는 선택지는 주어지지않는다. 경쟁을 기반으로 한 자유시장경제의 유용성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입법화하던 국회는, 대한민국에서 자유경쟁과 가장 동떨어진 곳이다.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가 재건축 포퓰리즘 공약을 마구 띄우기 직전, 전국민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 내내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를 듬뿍담아 마구 사용되었다. 하지만 서울재보선 부동산 공약은 포퓰리즘이 아닌가보다. 돈있고 힘있고 언론에 영향력 세면 포퓰리즘이 아닌가보다.
20대 보수화? 경험부족? 20대는 탈권력적 차악을 선택하고 있는 것 뿐 https://comtonic.tistory.com/6502 |
그래서 20대에게 역사적 경험치가 부족하다고 훈계하는 사람도 있다. 부동산 폭등이 열받는다고 국민의힘을 찍냐 그 얘긴데, 그렇지만 적어도 그 좁은 선택지 중 한 쪽인 당사자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불만있는 유권자들에게 특히 20대들이 표대결로 싸울만큼 싸워보고 힘에 밀린 거라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낫겠지만, 그들에게 제대로 싸울 기회와 선택지는 충분히 제공되었을까? 주어졌다면 왜 선택지는 2개뿐이며 그마저도 양 쪽 모두가 부동산 포퓰리즘 정책뿐일까. '차라리 머릿수대로 N분의 1하는 게 낫겠다!'같은 선택지는 선제적으로 봉쇄된 상태다.
수요자마저 우상향에 매달릴 수 밖에 없기 전 부동산 포퓰리즘을 누르기위한 노력은 정말 충분했는지? 사적이익때문에 그 노력을 게을리하지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만약 그 노력이 충분했다면 서울 재보궐 선거가 진행되어도 20대들에게서 '어느쪽을 뽑아도 부동산은 답없어 보인다'같은 움직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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