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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세론이 하나 둘 씩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하자 소위 '양식있는' 좌우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어쩌나 나라꼴이 이렇게 되었을꼬 혀를 차기 시작했다. 이재명 지사의 사적인 논란이 워낙 임팩트가 크다 보니 좌우할 것없이 걱정이 많이 되긴하나보다.
정규재 언론인이 <이재명 압승 한국 정치대중의 품격>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국개론으로 보일 정도다. 하지만 중요한 건 대중들이 '왜' 그렇게 되었을까란 의문이다. 갓 선거권을 얻은 20대를 제외하면, 이번 20대 대통령선거 유권자는 나이만 먹었을 뿐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투표했던 그때 그사람들이다. 갑자기 단체로 헷가닥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예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최저임금인상 정책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반드시 성공하게 만들어야한다.'... 왜 그랬냐면, 최저임금 1만원이 성공하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판을 엎어버리려고 할 것이기때문. 실은 이전 대통령 선거 때도 그럴 기미가 보이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적폐". 특정 집단을 적폐로 규정하고 페널티를 준다. 그것도 기득권으로 분류되는 집단을 향해? 당연히 "적폐"란 단어 안에는 공격성이나 폭력성을 용인하겠다는 암묵적 동의가 전제된다. 다만 그 당시엔 최저임금 1만원 정책으로 많은 것들이 해결될거란 낙관과 기대가 있었기때문에 주목받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번 20대 대통령선거엔 최저임금 1만원같은 낙관적인 방향성조차 없다.
유권자들이 대통령 자질을 평가할 때 도덕성을 내다버리는 지금 현상이 우려스러웠다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어거지로라도 띄워주어야했다. 도저히 그렇게 못할 것 같았으면 최저임금을 묶는 대신 복지지출을 늘리는 타협이라도 했어야했다. 복지지출을 늘리는 것조차 못하겠다면, 외국인 노동자 부담금을 걷고 그 돈을 현금으로 돌려주어 값싼 외국인 인력을 수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낙수효과적 이득을 체감시켜주어야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가진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지않는 제안은 극우, 극좌몰이가 들어온다는 현실만 재확인 되었을 뿐이다. 이건 사고가 연달아일어나도 여성인력을 경제적으로 써먹기 쉽게 만들어주는 페미니즘 사상을 좌우 정치권이 내려놓지못하는 것에서도 확인되었다. 그리고 시장원리에 맡겼을 때 많은 사람의 값어치가 시간 당 1만원도 받기 힘들정도로 헐값이라는 것. 시간 당 1만원을 강행했을 때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언론보도 폭탄이 떨어졌는데 사람이 헐값인 걸 모른다는 건 불가능하다.
최저임금인상정책에 대한 비난은 사람들의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거였다. 그리고 실제 주머니가 비어있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은 가진 게 없어 자유로워졌고, 이전이라면 고르지않았던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해주었다. 넓어진 선택지는 적극 활용되어 홍준표나 이재명 후보같은 아웃사이더들을 선두권으로 밀어올렸다.
그런데 함정이 하나 있다. 여기엔 '도덕성을 안보면 어떠냐 내 호주머니만 살리면 그만이지'처럼 나름 평범한(?) 것들도 있지만, '자유를 매각해 정신적 안식이나 경제적 안정을 얻는다'도 있다. 얼마 전 단독으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노조에서 이재명 낙하산 명단을 작성한 게 유출되었었다. 무려 90명.
사람들에게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있었다면 굉장한 악재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제침체가 지속되고 시장원리에 맡기기엔 사람 값어치가 공포스런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 이재명한테 충성충성하면 보답 받을 수 있나보다' 좀 더 좋게 포장해주면 '이재명한테 베팅(표)하면 돌려받는 게 있긴 한가본데?'
유권자 욕할 거 없다. 자의든 타의든 시장원리에 순응해 비정규직을 감수한 사람들을 푸대접한 게 한국 사회였다. 민주노총 가입자가 문재인 정부 들어 대폭 늘어났다. 잘못된 걸까? 시장원리에 얌전한 사람들이 혼인 출산도 포기하게 만들 정도로 호구취급당하는 걸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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