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교육청)선거,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해야할까? 연재글
여는글 - 2021년 충북교육청 교육행정직 공무원 면접 후기
18편 - 교육청 교육감선거에서도 여성부폐지론은 유효
19편 - 교육청 교육감선거 직업계고 현장실습 통근버스문제(현재글)
20편 -
어느날이었다. '군대 여전히 힘들까요?' 질문을 받았다. 왜 이런 질문을 하나 했더니 내년에 군대를 가야한단다. 고3 때 직업계고 실습생으로 들어와 정규직 전환되었는데, 자기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들이 줄줄이 군입대를 하고 있단다.
일단 뒷골이 땡겼다. 그날 새벽 본 기사대로라면, 이러한 남녀차별적 '경력단절'을 필연적으로 겪어야되는 애들한테 주입식 페미니즘 교육을 했다는 거 아닌가? 남자 애들이 왜 페미교사들에게 백래시로 격하게 반발하는 지 다시 한 번 이해가 갔다. 그리고 남성 독박성 징병제문제를 건너뛰고 주입식 페미니즘 교육을 강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사람들인지도.
![](https://blog.kakaocdn.net/dn/dplgmn/btrrxXCnLiz/DTSoXxaTQolA8zZWAdZcqK/img.jpg)
남녀차별의식은 공장일 잘하는 여자애들보다보면 알아서 무뎌진다. 일터에서는 일잘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 덜 힘들게하면 땡이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자라서 공부 더 잘하지 않고 점수특혜 받지 않는다. 이미 애들한테는 남녀차별의식이 없는데, 군대는 차별적으로 간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학교에서 시간낭비 예산낭비하며 애들한테 시비를 건다. 백래시 터지는 게 당연하다.
어쨌든 최근 군생활에 대한 답변은 해주었다. 요즘 군대 편해졌어~라고 대충 말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심각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묻길래 최대한 진지하게 답변해줄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현재 입대했거나 최근 제대한 애들과 카톡 등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군 생활 일과시간이 끝나면 휴대폰이 주어지기때문에 최신 정보를 모아놓을 수 있다. 그걸 재구성해서 이야기해주었다. 과거에 악폐습이 왜 있었는지, 그리고 병영문화가 바뀌는 과도기엔 어떠한 일이 있었는 지, 지금은 어떻게 완화되고 해소되었는 지 등.
많은 사람들이 개나소나 대학교 간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막상 고등학교 졸업하고 일하는 애들의 고민은 외면한다. 일단 얼마 안있어 입대해야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이는 통근문제로 파생된다. 주거지역과 산단지역은 도시계획 상으로 떨어뜨려놓는다. 따라서 서비스업이라면 주거지역 근처에 있을 수 있어도 제조업은 통근거리가 매우 길다.
그래서 지방에 사는 직장인에게 자가용은 필수다. 차가 있으면 통근셔틀버스가 없어져도 상관없다. 규모가 좀 되는 기업들은 자체 통근버스를 운영할거고, 차량유지비때문에 수지타산이 안맞다 싶어서 일을 그만두고 서울이나 수도권을 향하는 사람들이 생기긴한다. 그런데 1~2년 뒤 입대할 직업계고 졸업자들은 아예 답이 없다. 자가용은 한두푼짜리 물건이 아니다. 사회초년생에겐 비싸고, 군 복무 중엔 쓸 수도 없다.
군생활 질문한 이 친구도 마찬가지다. 정보교환하는 셈치고 이전 직장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훨씬 일이 힘들고 위험한 곳이었다. 일이 험한 것도 문제였지만, 통근이 답이 없었단다. 회사 쪽에서 실습생을 받아들이며 카풀을 지원주기로 약속했는데, 약속을 깨고 알아서 오라고 했단다. 이런 일은 제법 흔하다.
서울이나 수도권 공업지대같은 곳은 그나마 대중교통이 잘되어있다. 헌데 지방 산업단지 쪽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많은 산업단지에서 공공예산으로 운영되는 통근셔틀버스가 돌아다닌다. 지역에 따라 고용노동부같은 중앙정부예산이 내려오기도하고, 상공회의소가 담당하기도하고, 지자체 예산으로 전세버스를 입찰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예산은 불변한 게 아니다. 축소되거나 노선이 폐지되는 불상사도 생긴다. 서울 <-> 지방이전기관 정부청사 통근버스예산에 열심인 걸 생각하면, 정작 절실히 필요한 곳은 힘없고 재정이 열악해 후순위가 된다. 지방자치제가 절로 싫어진다.
예산 등의 이유로 통근버스가 끊길 위기에 처했을 때, 그나마 지자체는 발빠르게 움직인다. 반면 교육청은 조용하다. 사실 통근버스가 끊겼을 때 제일 타격받는 건 직업계고 학생들인데도 말이다. 만약 도교육청 직원들이 타고다니는 버스였다면 이랬을까.
통근 외에도 새내기 직업계고 취업자는 인력시장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연차쌓인 고졸 내국인 근로자는 그렇다쳐도, 상대적으로 값싸고 내구성 좋은 외국인 근로자들과 경쟁해야하는 입장이다. 직업계고 취업자들은 외국인 근로자들과 비교했을 때 학력이 높지도 않다. 미숙련 상태에다, 입대로 인해 장기근속이 불가능한 페널티를 안고 있다. 내국인근로자들에 비해 외국인근로자들이 갖는 불리함은 '비자'다. 장기근속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경쟁대상이 군입대가 예정된 고등학교 졸업자라면 더 불리한 건 누구인가.
최근 정치판에는 PC로 통칭되는 세력들이 있다. 외국인 노동자 확대 반대 의견을 인종차별, 다문화 혐오자로 몰아세운다. 회사가 실습생 충원을 중단하고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로 채우는 걸 두 눈으로 보았다면, 이 PC란 사람들은 배불러 터진 사람들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PC 쪽의 주장을 듣다보면 이 사람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깔본다는 느낌도 받는다.
외국인 근로자 확대 문제에 반대나 우려목소리가 나오는 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얕잡아봐서가 아니다. 희망임금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일도 잘한다. 돈벌겠다고 이역만리 먼 땅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정신력만 봐도 개척정신을 한 수 배워야할 정도다. 그리고 그만큼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오만하게 외국인 근로자들을 얕잡아보며 차별하는 건 어느쪽인가?
70년대 80년대 명문대학생 엘리트들 사이에선 '공활'이란 게 있었다. 운동권 대학생들이 노동조건개선을 목적으로 위장취업을 하는 걸 뜻한다. 그러다 들켜서 쫓겨나는 학생들도 있었고, 일하다 산업재해로 다치기도 했다. 고위급 정치인 중에도 군대 면제사유가 공활 중 산재인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동기야 어쨌든 이 586세대 정치인들은 생산현장을 알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되면 여성근로자들의 생산능력과 남녀차별적 문화로인한 시대적 상황 사이에 모순을 알 수 밖에 없다. 부채의식이 생겨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이제는 586세대 정치인들도 은퇴 중이다. 60년대 중후반 태생의 80년대 중후반 학번인 사람이면 벌써 나이가 60이다. 정치판이 아무리 고령화되었다고하나 60대 이상 국회의원은 4분의 1도 안된다. 22대 총선 즈음에는 586도 세대교체다. 최근에 586세대 남성정치인들이 '스윗'이라는 단어위주로 자주 비난받는다. 하지만 PC를 앞세운 사람들이 이들의 자리를 메울 걸 생각하면, 최소한 스윗함에 시대적상황과 부채의식이라는 이유라도 있었던 586 정치인들이 재평가되지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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