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기간 동안 윤석열 후보의 외국인 건강보험 언급이 꽤 화젯거리였다. 진보언론쪽에선 외국인 건강보험 자체는 흑자라며 거품물고 난리를 쳤다. 하지만 여자일베 메갈리아 때와 마찬가지로 별로 설득력이 없다. 그래도 그때는 페미니즘과 여성단체들이 무능집단으로 못박히기 전이기라도 했다. 지금은 그 무능집단 편들어주던 언론사 말을 들어줄 필요가 있나 싶다.
이번 것도 진보신문이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는 거 같다. 윤석열 후보 주장에 공감한다고 외국인 건강보험이 흑자라는 걸 다 모르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외국인 건강보험이 흑자라 하더라도, '얌체 외국인들'때문에 조건이 강화되고 보험료가 올라 다른 외국인 건강보험가입자가 피해본다는 사실은 변하지않기때문이다. 얌체들을 걸러내자는 지극히 정상적인 주장에 거품물고 반대하는 것은, 건강보험 숟가락잡이로 지목되는 게 주로 '중국인'이기 때문인걸까?
어쨌든 이 쪽은 납득이 가는데, 뜬금없이 사드 추가배치 언급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연이어지다보니 윤석열 후보의 돌발적인 단독행동인가 싶었다. 하지만 뒤이은 캠프차원의 행동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글로벌비전위원회(외교안보 공약담당)과 외교안보정책본부 차원으로 움직인데다 이준석 당대표까지 사드 철회 내세운 다른 후보들과 '선명한 대비' 운운하는 걸보니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처음에 윤석열 후보의 돌발행동이라고 본 까닭은 지금 사드추가배치공약이 도저히 득이 될 것 같지 않기때문이었다. 또 무슨 도사 말 듣고 일 저질렀나 싶었다. 사드배치될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 지 홀라당 잊어버렸나보다.
중국의 경제보복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안철수 캠프 측에서 무책임하게 군사적 긴장만 높인다고 대응하는 걸 천만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만약 상대 선거캠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 추가 배치한다 칩시다. 그러면 어디다 배치하실 건데요?'
농담이 아닌게, 원래 군시설들은 님비대상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대구, 광주, 수원 등에서 전투비행단 꺼지라고 성화다. 사드부대가 전술기처럼 극악한 소음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전략급 레이더라면 북한의 공격순위가 꽤 높을 것은 뻔하다.
그래서 2016년 박근혜 정부 때도 후보지로 언급되기만하면 해당 지역에서 집단으로 난리였었다. 지금도 별다를 것 없다. 서울-수도권 방어가 언급되었으니 가장 유력한 배치 지역은 평택-오산 미군기지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보면 이번에 도입할 건 미군이 본인들 쓸 물건을 한반도에 반입하는 게 아니라 한국군이 직접 도입해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이전에 후보지로 언급되었던 강원 원주, 충북 음성이 다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이러면 수도권을 위해 지방이 희생당하는 모양새가 된다. 만약 수도권 제 3지역이라면 구체적으로 경인지역 어디냐가 문제 된다. 설마 서울 용산이나, 이준석 당대표가 살고 있는 노원이나, 윤석열 후보 본인 집 있는 강남 서초동에 배치하진 않을 거 아닌가?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이 수도권 국민들 불편하니 평택 충남에, 그리고 군시설에 넣으면 문제도 없다고 말하니까 생각나는데, 서울공항이라는 군시설도 있다. 성남시 - 강남구 경계에 있는 공항이라 성남공항이라고도 불리는, 롯데월드타워 때 활주로 각도, 고도제한, 롯데타워에서 군부대를 내려다볼 수 있다며 보안문제까지 불거졌던 그 공항이다.
20년 전부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진영 상관없이 정치권은 서울공항 밀고 재개발하고 싶어했었다. 이명박 - 손학규 - 김문수시절부터 최근 집값급등으로 수도권에 택지공급할 땅을 찾던 문재인정부까지. 군부대 이전 후 재개발이 여러번 언급됐었다. 위례신도시, 분당신도시, 판교신도시, 성남고등공공주택지구, 송파구, 강동구 등 소음민원은 현재 진행중이니 표도 짭짤할거다.
물론 이전 논의가 나올 때마다 국방부는 난색을 표해왔었다. 그러니 사드를 서울공항에 박아넣으면 서울공항 이전 및 신도시개발 여론도 내리누를 수 있고, 자신들은 '우민들과 달리' 포퓰리즘에 안보를 팔아먹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남보고 포퓰리즘이라고 가르치려들면서 자기들은 포퓰리스트 아닌 척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겠다. 본디 사드는 고고도 방어체계이므로 공군관할로 될테니 공군기지인 서울(성남)공항에 배치되어도 이상할 게 없다.
사드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 여론을 모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보수언론을 통해 '장사정포' 공포가 유통된 지 오래다. 거기다 엄청나게 많은 단거리미사일 숫자까지. 북한이 맘먹고 타격하면 어차피 다 요격하는 건 불가능하고 어느정도는 맞고 시작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만 나온다.
예산시즌 때 한국군의 주 슬로건이 왜 킬체인(국지도발 시 맞기 전에 먼저 공습)과 대량응징보복(전면전 발발 시 상대보다 많은 장거리화력으로 보복)이었겠나. 종심이 짧아도 너무짧다보니 요격체계 돈 쏟아붓겠다는 설득이 잘 안먹히기때문이다. 그나마 중동 쪽에서 대공미사일 세일즈가 활발하다보니 국산무기수출과 연관짓는 것 정도가 한계다. 예컨데 이번에 K-9자주포 2조원어치 이집트 수출했다고 호재가 뿌려졌는데, 입찰경쟁국이던 독일은 IRIS-T SL 발사시스템을 팔기로 한 상태였다.
박근혜 정부도 나름 시간도 끌고 간도 보고 당근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국내 모 대형언론사를 통해 사드가 '동남권'에 배치된다는 소식이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박 전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후보지를 발표했고, 그 이후 다들 아는 대로 성주 사태가 벌어졌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난리쳤다고는 하는데, 그런 것도 여론을 통으로 적으로 돌리면 불가능하다.
여론은 미지근했다. 님비현상에 공감하거나 최소 사드배치를 '다수를 위해 소수가 감수해야할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인정하지않았다. 거기에 더해 중국무역에서의 손해를 감수할 정도로 사드의 효용성이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이런 물건을 윤석열 후보는 추가배치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어디에 배치하실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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