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없으면 본인의 정치적 입장은 온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건가? 하긴 그러니까 대통령실과 대놓고 대립각 세웠겠지... 그러나 윤석열이 죽으면 한동훈도 죽는 거였고, 윤석열이 살아야 한동훈도 사는 거였다. 한동훈 당대표에게는 정치적으로 윤석열과 독립할 수 있을 정도의 권위가 없다.
대통령은 좋든싫은 한때든 국민이 직접 선출했다는 명분이라도 있지, 한동훈 대표는 소수정당 당대표 심지어 국회의원조차 아니다. 그럼에도 존재감이 있다는 건 뭐다? 대통령이 자당 당대표 체포명령 내릴 정도면 정말 어지간히도 이죽걸면서 자기 존재감 챙겼고 그걸 대통령이 참아주었다는 얘기되시겠다.
소수정당 당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 외에 아무런 권위가 없었던 한동훈 당대표 입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저지른 사고를 수습할 방법은 정해져있었다. 윤석열은 검사시절 그의 상관이었고, 법무부장관 시켜준 사람이고, 당대표도 사실상 윤석열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런 관계인데 한동훈이 탄핵에 협조하면 배신자로 정치생명이 끊기는 건 당연하다.
따라서 그의 선택지는 탄핵 부결 및 윤석열 방탄 밖에 없었다. 언론에다 대고 질서있는 퇴진, 직무배제 운하면서 없는 사람 만드는 게 정말 윤석열이 원하는 거고, 한동훈 당대표 본인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인건가? 윤석열이 직무 배제되면 직무 배제 되는 만큼 그 권력은 국회로 오게되는 거고, 사실상 국회 내 다수당이 갖게 되는 거지, 국민의힘과 한동훈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총리에게 넘어오게 할거면 탄핵이라는 정식 절차를 밟으면 되는데 왜 편법쓰느냐 소리 들을테고.
한동훈은 오히려 윤석열 더러 직무 걷어차지말라고 윤석열한테 요청해야하는 입장이다. 윤석열없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까. 만약 국민여론이 더 악화되어 피치못하게 윤석열의 직무를 축소해야한다면, 국회 다수당으로 이양되는 그 권력이 국회 다수당, 특히 이재명 당대표에게 독점적으로 넘어가지않도록, 총리라도 비명계로 임명해달라고 윤석열한테 부탁해야 할 판이다.
질서있는 퇴진으로 윤석열이 식물되었을 때 그 붕뜬 권력을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못가질 거 남도 못가지게 방해하고 쪼개고 훼방놓는다면 모를까.
그게 싫으면 본인이 먼저 당대표자리 사퇴하고 정계은퇴하면서 윤석열더러 같이나가자고 하든가. 그러면 탄핵 찬성했다고 배신자소리 안들어도 될거고, 윤석열 직무권한 틀어막아서 민주당한테 넘긴다는 욕 안먹어도 된다. 근데 정계은퇴하긴 싫고, 윤석열이 놓은 직무권한과 권력은 국민의힘과 한동훈이 가지고 싶다? 그런 방법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었다. 그는 올 4월부터 사의를 표명해왔을 정도로 거리감이 있었음에도 불과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대통령 잘 모시지 못해 죄송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국정 관여 안한다, 질서있는 퇴진 이런 이야기를 왜 언론에 계속하는 걸까. 한동훈 본인 이미지에도, 혼란 수습에도 좋은 게 하나도 없다.
물론 처음부터 윤석열-한동훈에게 정치적 능력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사태가 결말이 지금과 같진 않았을 거다. 그래, 그때 조국이 사퇴하고나서 교육정책은 정시 위주로 '정의롭게' 바뀌었겠지? 그래서 '2024년 연세대 논술 문제 출제 오류 발생 및 문제 유출' 사태가 일어났고?
그렇지만 이건 정말 너무 수준이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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