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는 홍준표 후보다. 그는 경제난에 지친 유권자들의 비명에 위로는 고사하고 좌파광풍, 얼치기좌파로 응답했다. 지금 그 좌파광풍와 얼치기좌파를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는 과거 새누리당,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도 있는데 말이다.
돌아선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후보지만 유승민 후보와 바른정당을 뭉개기에는 가장 적합한 후보다. 만약 자유한국당의 최종대선후보가 김진태 의원이었다면 바른정당과의 보수적통다툼은 친박vs비박에 불과했겠지만 홍준표 후보는 친박진영과 그리 좋은 인연이 아니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 경선통과로 인한 적통주장, 좌우놀이와 반노발언만으로도 보수진영 결집시키고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를 압박할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운이 따라준다면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극적으로 당선될 수도 있다.
바른정당 진영은 점점 힘들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유한국당을 넘어뜨릴 기회가 적어도 1번은 온다. 이번 선거는 경제난이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낙수효과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근로환경, 육아지원같은 복지정책조차 유권자들이 느긋하게 기다려줄 상황이 아니다. 또한 전임 정권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말아먹었기때문에 공약신뢰도도 떨어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별 최종후보가 결정되고 후보 간 경쟁이 격화되면 심플한 처방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무상급식처럼 한번 실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정책이 아닌, 급한불을 끄기위한 단기적이고 일회성인 정책이라면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보수유권자들 입장에서도 제법 먹을만한 음식이 된다. 예컨데 "애국배당"같은 이름으로 애국적인 요소를 향신료로 가미한다거나. 이런건 홍준표 후보가 유승민 후보와 단일화하기 전까진 절대 택할 수 없는 선택지이다. 단일화이후라면 유승민 측의 의견을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그만이지만 단독으로 택하게되면 자신의 말을 번복하게 된다.
한편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아들 취업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인 건 부정할 수 없다. 문재인-안철수 간 양자대결 시 안철수 후보가 승리한다는 여론조사도 있었지만 양자대결이 성립될 지도 의문이고, 양자대결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나온 결과이기때문에 신뢰하기가 어렵다.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이 된다는 것은, 보수진영후보가 문재인을 무너뜨리기위해, 혹은 단일화, 이면합의에 따라 사퇴한다는 것을 뜻한다. 바른정당 후보의 자진사퇴라면 몰라도 자유한국당 후보의 자진사퇴까지 이르게되면 안철수 후보에게는 적폐세력이 원하는 후보라는 딱지가 붙게된다.
안철수 후보는 국회 내 정당들 입장에서 손해가 될만한 주장을 많이 해왔다. 이는 정치개혁의 순수성을 돋보이게 만들었고 현재 시점에서 안철수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이다. 하지만 동시에 식물 대통령이 될 위험성을 내다보게 만든다. 국민의당 의석이 많았다면 괜찮았겠지만 39석 밖에 안되고 그마저도 안철수의 순수성이 짙은 정치개혁공약에 전면적으로 따른다고 볼 수 없다. 이러다보니 자유한국당 혹은 바른정당과 3당 합당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진영이 대놓고 안철수 후보를 밀거나 반대로 안철수 캠프가 보수진영에 구애의 제스처를 취하면 들어오는 표보다 더 많은 표가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러니 안철수 캠프는 보수유권자들의 역선택을 바라지만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연대하지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할 수 밖에 없다. 보수후보사퇴조차 안철수 캠프에게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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