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시절  트럼프 본인의 호감도는 낮은 편일 지언정,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높게 유지되었다. 임기 내내 방위비 압박을 지속했는데도 재선레이스가 시작 될 때 한국 내 호감도가 10퍼센트 중후반은 됐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서술한 미국언론발 보도들이 한국에 전달되었지만, 그가 한국과 미국이 얽혀있는 외교문제 만큼은 매우 높은 이해도를 보여줬기때문이다. 특히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했을 때 미국기자들로부터 한국의 어중간한 행동에 관해 질문세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정학적 위치를 언급하며 가로막았었다.

 

  트럼프 본인이 외교관이나 군인출신이었던 건 아니었지만 최전방의 특수성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최전방의 행동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가령 일본만 하더라도 중국과 정면 마찰을 일으킬 경우 날아올만한 건 기껏해야 경제마찰이고 군사행동이래봐야 미사일실험이 베타적 경제수역 안에 떨어지는 것 정도다. 대만은 중국과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관계지만 중국이 대만에 군사압박을 넣으려면 중국 자신이 직접 움직여야만한다. 덩치가 큰 중국이 가볍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HURKfBC8J4

 

  그러나 대한민국이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면 북한으로부터 포탄이나 어뢰가 날아올 수 있다. 북한은 멍청이가 아니다. 김씨일가와 그 측근들이 바보들이라면 3대세습은 일어날 수 없다. 도발을 할 때 하더라도 자신의 외교적 우군을 확보할 수 있을 때 거칠어진다. 중국에 잘보일 수 있는 타이밍에 맞춰 도발을 감행해왔다. 대한민국은 징병제를 기반으로 병영국가적 성격을 매우 많이가지고 있다. 그래서 무역분쟁 때 피해받는 소수의 발언권을 내리누르고 조직력을 다지는데 익숙하다. 사드분쟁으로 중국과 무역대립을 할 때도 그랬고, 일본과 무역분쟁때도 그랬고, 코로나 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방역규제에 대한 불만도 군대와 유사한 방식으로 내리눌렀다. 그런 국가라도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쉽게 짊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한국이 중국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데 꼭 소극적이기만 할것이냐면 그렇진 않다. 아니 오히려 반중감정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의 전승절 외교가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방항으로 결말이 났고, 미세먼지 팽창정책 문화충돌 등 마찰도 많다. 한국의 반중외교는 일본 호주는 물론 대만보다도 리스크가 크다. 한강의 기적이 독재체제 하에서 벌어졌던 지라 중국이나 북한 체제를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할 여지가 있긴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도자가 유능할 때'에 한해서지 무능한 인간이라면 얄짤없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낮지도 않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10400004

 

  그럼에도 쿼드나 MD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자는 여론이 대세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주려면 미국이 한국을 일회용 총알받이로 쓰다버리지않을거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헌데 미국에게는 그 신뢰를 줄 수 없는 심각한 하자가 있었다. 자유무역이다.


  전쟁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다. 외교마찰만으로도 경제적으론 비합리적인 행위다. 현대전은 돈잡아먹는 하마인 분야이고 전후방이 따로없어 한번터지면 산업기반에 가해지는 피해도 막대하다. 돈따지고 경제따지면 막상 극한선택은 못한다. 전면전까진 안가도 무역분쟁도 마찬가지다. 한일무역분쟁은 경제적으로 따지면 매우 비합리적인 사건이었다. 즉 전쟁이나 외교대립은 주판깨고하는거다. 금전적으로 손해보더라도 세상에는 양보할 수 없는 게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겉으론 온화해보일지몰라도 사생결단 전면전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호전적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진지하게 통일을 말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이 무서운 것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가 되었고 분단상태도 오래 지속되었다. 이젠 통일이란 것 자체가 주판튕겨서는 절대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 하지만 여태까지 주판깨고 통일을 진심으로 말한다? 오히려 정치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통일담론을 이용하거나 평소 큰소리 뻥뻥치지만 경제적으로 따지는 거 많은 사람이 쪽이 호전도는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전면전은 쉽게 강행할 수 있는 모험이 아니다.

 

 

https://www.economist.com/united-states/2020/07/30/would-a-biden-administration-be-softer-than-trump-on-china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하기 전까지 값싼 노동력와 자본이익을 위해 자국내 블루컬러들의 불만조차 외면하던 나라였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과 마찰을 피하는 한국이 돈에 눈이 먼 존재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현대전 수행능력은 경제능력에 비례한다는 걸 까먹은 거 아닌가 싶은건 일단 제껴두고, 바로 그게 미국 자신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또한 IMF극복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에 이식한 이념이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국가로부터의 자유' 개념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그전까지 대한민국은 자유주의국가라고 부르기 어려운 나라였다. 지금도 병영국가라고 부를만한 요소는 남아있지만 이전엔 더 심했다. 목숨을 내던지는 행위는 생물학적 본능에 반하는 행위인데 전쟁이나 군대는 그런 행동을 구성원들이 하게 만들어야한다. 그런 조직에서는 조국, 공동체라는 개념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문화는 사회에 그대로 투영되었고 imf 이전까지 한국 기업들의 내부모습은 군대와 다를 게 없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110089500083

 

  imf위기를 극복한 신자유주의적 탈출과정은 병영국가다운 공동체의식 덕에 탄력받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돈 앞에서 국가공동체라는 개념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세계화로 인해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인력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국경과 국가개념은 약화되었다. 금모으기운동은 당시엔 희생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각자도생의 상징이다.

 

  70년 전 14만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이 땅에서 죽거나 다쳤다. 그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의 풍요로움이 있으니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그런 대규모 참전을 2번이나 기대할 수 있을까? 그야 미국이 아예 모른 척할거라 보진 않는다. 그렇지만 핵무기를 가진 상대앞에서 또 전면참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진 의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쓸 경우에 한해 미국이 한국에게 핵무기를 제공하기로하고 대신 그 전까지는 중국 러시아 미국이 서로 직접개입은 피하기로 약조하는 쪽으로 일이 흘러가지않을거란 보장이 있나?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150822/73184383/1

 

  그 불안감은 두번 증명되었다. 하나는 사드문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참석은 북한의 핵전력확장을 막기위해서 수단방법가리지않은 몸부림이었다. 한국이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핵무장을 압박한다는 건 말이 안되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미국은 중국과 정면대결은 커녕 느긋하게 한일관계개선/위안부 협정따위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느긋함은 사드배치압박으로 이어졌고, 결국 한국은 폭발해 핵무장론이 터져나왔다. 한국의 전장은 종심이 매우 짧고 북한의 미사일은 너무 많다. 여론은 미사일을 원점타격으로 차단하거나(킬체인) 일단 얻어맞고 반격할 수 있는 대상(대량응징보복)으로 취급한다. 미사일까지 갈 것도 없이 방사포탄을 격추시키지 못하는 시점에서 방어무기라는 개념은 아웃이다.

 

  이 불만은 트럼프 행정부와서 미사일사거리/중량지침이 개정되고나서야 해소되었다. 또한 중간중간 던지는 멘트가 매우 예리했었다. 김정은 더러 자기에겐 더 큰 단추가 있다는 트럼프의 허세는 보기엔 웃겼지만 어떻게 말해야 한국에게서 신뢰를 받아낼 수 있는 지 제대로 꿰뚫은 행동이기도 했다.

 

  한국내부에서 증명된 불안감이 사드문제였다면, 외부에서 증명된 사건은 우크라이나 분쟁이었다. 한국에서 정훈자료로 우크라이나 얘기한다는 거 이번에 찾아온 블링컨 국무장관은 알려나 모르겠다. 안보를 지키는 데 당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뻔하디뻔한 내용이지만 우크라이나 내전(돈바스 전쟁)에서 러시아가 자칭 의용군을 동원하고 미국은 군을 직접투입하지않았다는 점을 한반도에 투영한다면?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10320/105970293/1

 

 

 

  미국은 바이든행정부로 정권교체되었다. 그리고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플러스(한국/베트남/뉴질랜드) 가입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반중국노선은 유권자 표심잡이용일 수도 있다. 또한 지금 당장은 반중국노선이 나름 진심이라도 경제논리로 뒤바꿀 지, 아니면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고 진심으로 충돌할진 알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정무역을 내세워 자유무역과는 거리를 두었지만 과연 경제적 손해고 뭐고 이번엔 진짜 중국과 전면전하겠다고 각오한 것으로 볼정도로 톤이 충분한진 의문이다.

 

  얼마전 테슬라 CEO인 일론머스크는 미중 틱톡마찰을 두고 미국의 틱톡에 대한 두려움이 비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참고로 테슬라 해외매출의 30%는 중국에서 발생한다. 이런게 바로 경제논리다. 이런식으로 얽힌 미국자본이 테슬라 하나일까?


  다만 조 바이든의 최저임금제와 미국 민주당 인사들이 걸고넘어진 slr완화종료이슈는 힌트가 될 수 있겠다. 두 정책이 좋은정책인지 나쁜정책인지는 둘째치고 자본과 월가에 손해가 되는 방향인 건 맞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일지언정 세상에는 해야만하는 일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면, 자본에 손해가 되는 이 두 이슈에서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이다. 일단 최저임금제는 경제부양책에서 제외되었지만 불씨정도는 남아있다. 또는 다른 정책으로 대체될 수도 있는데 과연 어떤 정책으로 바꿀까. SLR연장 쪽은 일단 종료하겠다고는 하는데 편법없이 그대로 종료시킬진 만료시한인 31일이 지나야 확실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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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시절  트럼프 본인의 호감도는 낮은 편일 지언정,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높게 유지되었다. 임기 내내 방위비 압박을 지속했는데도 재선레이스가 시작 될 때 한국 내 호감도가 10퍼센트 중후반은 됐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서술한 미국언론발 보도들이 한국에 전달되었지만, 그가 한국과 미국이 얽혀있는 외교문제 만큼은 매우 높은 이해도를 보여줬기때문이다. 특히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했을 때 미국기자들로부터 한국의 어중간한 행동에 관해 질문세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정학적 위치를 언급하며 가로막았었다.

 

  트럼프 본인이 외교관이나 군인출신이었던 건 아니었지만 최전방의 특수성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최전방의 행동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가령 일본만 하더라도 중국과 정면 마찰을 일으킬 경우 날아올만한 건 기껏해야 경제마찰이고 군사행동이래봐야 미사일실험이 베타적 경제수역 안에 떨어지는 것 정도다. 대만은 중국과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관계지만 중국이 대만에 군사압박을 넣으려면 중국 자신이 직접 움직여야만한다. 덩치가 큰 중국이 가볍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HURKfBC8J4

 

  그러나 대한민국이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면 북한으로부터 포탄이나 어뢰가 날아올 수 있다. 북한은 멍청이가 아니다. 김씨일가와 그 측근들이 바보들이라면 3대세습은 일어날 수 없다. 도발을 할 때 하더라도 자신의 외교적 우군을 확보할 수 있을 때 거칠어진다. 중국에 잘보일 수 있는 타이밍에 맞춰 도발을 감행해왔다. 대한민국은 징병제를 기반으로 병영국가적 성격을 매우 많이가지고 있다. 그래서 무역분쟁 때 피해받는 소수의 발언권을 내리누르고 조직력을 다지는데 익숙하다. 사드분쟁으로 중국과 무역대립을 할 때도 그랬고, 일본과 무역분쟁때도 그랬고, 코로나 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방역규제에 대한 불만도 군대와 유사한 방식으로 내리눌렀다. 그런 국가라도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쉽게 짊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한국이 중국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데 꼭 소극적이기만 할것이냐면 그렇진 않다. 아니 오히려 반중감정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의 전승절 외교가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방항으로 결말이 났고, 미세먼지 팽창정책 문화충돌 등 마찰도 많다. 한국의 반중외교는 일본 호주는 물론 대만보다도 리스크가 크다. 한강의 기적이 독재체제 하에서 벌어졌던 지라 중국이나 북한 체제를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할 여지가 있긴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도자가 유능할 때'에 한해서지 무능한 인간이라면 얄짤없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낮지도 않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10400004

 

  그럼에도 쿼드나 MD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자는 여론이 대세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주려면 미국이 한국을 일회용 총알받이로 쓰다버리지않을거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헌데 미국에게는 그 신뢰를 줄 수 없는 심각한 하자가 있었다. 자유무역이다.


  전쟁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다. 외교마찰만으로도 경제적으론 비합리적인 행위다. 현대전은 돈잡아먹는 하마인 분야이고 전후방이 따로없어 한번터지면 산업기반에 가해지는 피해도 막대하다. 돈따지고 경제따지면 막상 극한선택은 못한다. 전면전까진 안가도 무역분쟁도 마찬가지다. 한일무역분쟁은 경제적으로 따지면 매우 비합리적인 사건이었다. 즉 전쟁이나 외교대립은 주판깨고하는거다. 금전적으로 손해보더라도 세상에는 양보할 수 없는 게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겉으론 온화해보일지몰라도 사생결단 전면전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호전적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진지하게 통일을 말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이 무서운 것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가 되었고 분단상태도 오래 지속되었다. 이젠 통일이란 것 자체가 주판튕겨서는 절대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 하지만 여태까지 주판깨고 통일을 진심으로 말한다? 오히려 정치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통일담론을 이용하거나 평소 큰소리 뻥뻥치지만 경제적으로 따지는 거 많은 사람이 쪽이 호전도는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전면전은 쉽게 강행할 수 있는 모험이 아니다.

 

 

https://www.economist.com/united-states/2020/07/30/would-a-biden-administration-be-softer-than-trump-on-china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하기 전까지 값싼 노동력와 자본이익을 위해 자국내 블루컬러들의 불만조차 외면하던 나라였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과 마찰을 피하는 한국이 돈에 눈이 먼 존재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현대전 수행능력은 경제능력에 비례한다는 걸 까먹은 거 아닌가 싶은건 일단 제껴두고, 바로 그게 미국 자신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또한 IMF극복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에 이식한 이념이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국가로부터의 자유' 개념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그전까지 대한민국은 자유주의국가라고 부르기 어려운 나라였다. 지금도 병영국가라고 부를만한 요소는 남아있지만 이전엔 더 심했다. 목숨을 내던지는 행위는 생물학적 본능에 반하는 행위인데 전쟁이나 군대는 그런 행동을 구성원들이 하게 만들어야한다. 그런 조직에서는 조국, 공동체라는 개념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문화는 사회에 그대로 투영되었고 imf 이전까지 한국 기업들의 내부모습은 군대와 다를 게 없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110089500083

 

  imf위기를 극복한 신자유주의적 탈출과정은 병영국가다운 공동체의식 덕에 탄력받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돈 앞에서 국가공동체라는 개념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세계화로 인해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인력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국경과 국가개념은 약화되었다. 금모으기운동은 당시엔 희생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각자도생의 상징이다.

 

  70년 전 14만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이 땅에서 죽거나 다쳤다. 그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의 풍요로움이 있으니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그런 대규모 참전을 2번이나 기대할 수 있을까? 그야 미국이 아예 모른 척할거라 보진 않는다. 그렇지만 핵무기를 가진 상대앞에서 또 전면참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진 의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쓸 경우에 한해 미국이 한국에게 핵무기를 제공하기로하고 대신 그 전까지는 중국 러시아 미국이 서로 직접개입은 피하기로 약조하는 쪽으로 일이 흘러가지않을거란 보장이 있나?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150822/73184383/1

 

  그 불안감은 두번 증명되었다. 하나는 사드문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참석은 북한의 핵전력확장을 막기위해서 수단방법가리지않은 몸부림이었다. 한국이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핵무장을 압박한다는 건 말이 안되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미국은 중국과 정면대결은 커녕 느긋하게 한일관계개선/위안부 협정따위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느긋함은 사드배치압박으로 이어졌고, 결국 한국은 폭발해 핵무장론이 터져나왔다. 한국의 전장은 종심이 매우 짧고 북한의 미사일은 너무 많다. 여론은 미사일을 원점타격으로 차단하거나(킬체인) 일단 얻어맞고 반격할 수 있는 대상(대량응징보복)으로 취급한다. 미사일까지 갈 것도 없이 방사포탄을 격추시키지 못하는 시점에서 방어무기라는 개념은 아웃이다.

 

  이 불만은 트럼프 행정부와서 미사일사거리/중량지침이 개정되고나서야 해소되었다. 또한 중간중간 던지는 멘트가 매우 예리했었다. 김정은 더러 자기에겐 더 큰 단추가 있다는 트럼프의 허세는 보기엔 웃겼지만 어떻게 말해야 한국에게서 신뢰를 받아낼 수 있는 지 제대로 꿰뚫은 행동이기도 했다.

 

  한국내부에서 증명된 불안감이 사드문제였다면, 외부에서 증명된 사건은 우크라이나 분쟁이었다. 한국에서 정훈자료로 우크라이나 얘기한다는 거 이번에 찾아온 블링컨 국무장관은 알려나 모르겠다. 안보를 지키는 데 당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뻔하디뻔한 내용이지만 우크라이나 내전(돈바스 전쟁)에서 러시아가 자칭 의용군을 동원하고 미국은 군을 직접투입하지않았다는 점을 한반도에 투영한다면?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10320/105970293/1

 

 

 

  미국은 바이든행정부로 정권교체되었다. 그리고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플러스(한국/베트남/뉴질랜드) 가입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반중국노선은 유권자 표심잡이용일 수도 있다. 또한 지금 당장은 반중국노선이 나름 진심이라도 경제논리로 뒤바꿀 지, 아니면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고 진심으로 충돌할진 알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정무역을 내세워 자유무역과는 거리를 두었지만 과연 경제적 손해고 뭐고 이번엔 진짜 중국과 전면전하겠다고 각오한 것으로 볼정도로 톤이 충분한진 의문이다.

 

  얼마전 테슬라 CEO인 일론머스크는 미중 틱톡마찰을 두고 미국의 틱톡에 대한 두려움이 비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참고로 테슬라 해외매출의 30%는 중국에서 발생한다. 이런게 바로 경제논리다. 이런식으로 얽힌 미국자본이 테슬라 하나일까?


  다만 조 바이든의 최저임금제와 미국 민주당 인사들이 걸고넘어진 slr완화종료이슈는 힌트가 될 수 있겠다. 두 정책이 좋은정책인지 나쁜정책인지는 둘째치고 자본과 월가에 손해가 되는 방향인 건 맞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일지언정 세상에는 해야만하는 일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면, 자본에 손해가 되는 이 두 이슈에서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이다. 일단 최저임금제는 경제부양책에서 제외되었지만 불씨정도는 남아있다. 또는 다른 정책으로 대체될 수도 있는데 과연 어떤 정책으로 바꿀까. SLR연장 쪽은 일단 종료하겠다고는 하는데 편법없이 그대로 종료시킬진 만료시한인 31일이 지나야 확실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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