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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식 공정은 과잉투자로 붕괴되었다. KBS세대인식조사에서 "절차가 공정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결과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질문에 동의하겠다는 응답은 50대보다 낮았다. 왜냐? 20대 즈음되면 목표를 위해 노력, 시간, 심지어 건강까지 갈아넣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결과물은 노력의 양에 비해 너무나도 질이 좋지않다. 20대가 586에게 "꿀빨았다"소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공정을 자유시장에 맡기자니 지지선이 안보인다. 몇몇 후보들은 귀족노조들을 때려잡아 시장에 맡기면 빈자리가 생길거라 한다. 자리야 생기겠지. 시장에 맡겼을 때 대우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감잡는 것조차 힘들어서 문제지. 자신의 시장임금이 얼마인지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만한 주제다. 최저임금인상 때 언론들이 난리치는 것과 외국인노동자들의 경쟁력을 보며 사람들은 시장가격을 높게매길 수 있었을까. 그래서 정치인들은 대놓고 자유시장 이야기를 못하게 되었다.
그 결과 보편 복지이야기가 전면에 떠올랐다. 정치인들이 '공정을 시장에 맡기자'고 말할 수 없게되자, 그러면 공정을 시장에 맡기자고 말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 자유시장경제가 무섭고 두렵다면, 현금을 쥐어줘서라도 두려워하지않게해주자는 뜻이다. 정부가 현금복지를 대대적으로 시행하는 게 찝찝해서 돈을 적게 쓰고자 대세가 된 게 최저임금인상이었고, 선별적 복지의 사각지대에 주목한 사람들은 기본소득제를 주장하였다. 기본소득제의 체감문제를 깊게 본 사람들은 안심소득제 카드를 꺼냈다.
그래서 00소득시리즈가 우파적 정책으로 분류되곤한다. 00소득시리즈는 결국 도구일 뿐, 궁극적으론 자유시장경제를 다시 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냉전시절 영향인지 정부가 현금을 나눠주어 공정을 구현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어디까지나 호사가들끼리의 담론에 그칠 거였다. 원래대로라면.
헌데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전세계 사망자는 쏟아졌고 경제는 멈췄다. 정부는 '전례없는' 비상조치를 발동했고, 그 비상조치 안에는 이전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현금지원이 들어있었다. 호사가들의 지나가는 이야기로 끝났을 기본소득제가 현실에 강림해버렸다. 그덕에 기본소득제를 주장하던 정치인들의 체급도 덩달아 뛰었다. 마치 '천명'인 것 같았다. 내려받은 천명이 용이 되는 것까지인진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되자 복지지원에 부정적인 집단이나 세력 쪽에선 색다른 대선후보가 필요하게 되었다. 공정이든 복지든 민생경제이야기꺼냈다하면 안심소득이니 기본소득이니 하면서 돈 들어갈 소리로 흘러갈 판이다. 그럼에도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선거를 이기고자한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민생경제'가 선거의 메인에 오르지못하게 하는 것. 허위공약을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긴하지만 이건 사기니까 논외다.
그래서 필요한 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조국 전 장관 자녀문제가 수면 위에 떠올랐을 때, '금수저 전형' 논란과 대학입시 과잉투자문제는 파묻어버리고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분노를 조국 개인의 처신으로 돌려버렸다. 그렇다면 민생경제의 공정이야기라고 못할 건 없다. 개인이나 특정집단차원의 부패로 돌려버리면 된다.
실제 윤석열 후보의 출마선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공정을 이야기할 때 사회 전체적으로 구조적인문제가 있는 것처럼 다루지않았다. 정부부패, 위선, 시민단체들을 겨냥한 듯한 이권카르텔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유라는 단어를 여러번 사용해 자유시장경제를 '에둘러' 표현했다.
'에둘러' 표현했다는 게 홍준표 후보와의 차이점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자유시장경제를 대놓고 이야기할 순 없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무서워하니까. 그래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애매모호하다는 느낌을 받게 구성될 수 밖에 없고, 결국 '도리도리'같은 단어가 붙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좀 더 직설적으로 선별복지와 부자들에게 돈 쓸 자유를 주자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걸 그대로 냅둔 채 이전에 이야기하던 것을 되풀이하기만하니 항상 본선경쟁력이 떨어진다 소리만 듣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본선경쟁력 소리할거면 모병제 주장부터 되짚어보긴해야한다. 아래글에서 다루겠지만, 여성징병제 모병제 공약은 기본소득이나 안심소득이하 복지공약 재원문제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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