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포로 정정되더니 결국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로 결론나는 것 같다. 원판이 러시아 무기인터라 동유럽 정세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무기일듯. 미군의 영구주둔을 요청한 폴란드, 친서방정책으로 나토에 가입한 발트3국,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서 이 미사일의 위협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SM-3를 배치한 미국과 나토를 탓하며 비난에 대응하는 중.
이것과 유사한 무기를 200km 두고 발사했다. 발사방향은 동해쪽이었지만 서울과의 거리가 딱 그정도이다. 실제 사거리는 이보다 좀 더 긴 것으로 아는데 변칙적인 비행궤도를 테스트해보았다는 가설도 있고, 러시아 내수용과 달리 다운그레이드된 수출용이 원판이기때문에 사거리가 제한되었다는 주장, 필요이상으로 미국과 주변국을 자극하지않기위해 사거리를 줄여쏘았다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200km라면 딱 서울에 걸치기때문에 어디까지나 대남용 무기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 최신형 미사일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스커드는 구닥다리 이미지라도 있지,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실사격이 실시된 지금 '이스칸데르는 미국도 못막는다', '방사포랑 조합해서 들어오면 어떻게 막냐', '일단 서울에 핵떨어진다치고 그다음 어떻게할지 생각하자', '킬체인으로도 소용없는 놈' 등등 흉흉한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사실 단순 미사일 전력만보면 한국도 수위권 탄도탄 보유국이다. 그러나 잠재적 핵보유국의 미사일 발사훈련은 단순한 미사일 훈련이 아니다. 미사일 앞에 '핵'이라는 보이지않는 한글자가 더 붙는다. 그래서 북한의 미사일이 훗카이도에 떨어졌을때 일본이 그토록 난리였던거고, 광명성호가 우주에 진입하고 북한의 미사일이 하와이에 다다랐을때 미국은 주 정부차원에서 대피훈련을 실시해야만 했다.
그러면 이스칸데르에 핵탄두가 탑재되면 피해량이 얼마나 될까. Iskander-M기준으로 50kt까지 탑재가능한데, 50kt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2.5배 수준이다. 위력은 50년대 핵실험 영상자료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게 서울에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잠실운동장에 떨어졌을 때. 사망자 21만명, 부상자 84만명.
국회의사당 근방에 떨어졌을때. 사망자 21만명, 부상자 102만명.
단 1발에 사상자가 100만~120만. 그리고 한국군이 막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매우 낮은 상황. 이쯤되면 정치적, 외교적 고려가 없었다해도 과연 미사일이라고 대놓고 발표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공포도 어느정도여야 싸우자소리가 나오지, 이정도 수준이면 한국에 그나마 남아있던 일부 북진론이 마저 싸그리 붕괴될 수 있다.
북한정권타도와 서울 민간인 몇백만의 생명을 바꾸자고 말할 간 큰 정치인이 있을까? 나아가 통일포기여론(한민족에 미련두지말고 남북이 남남으로 갈라지자는 주장)이 늘어나는 것까지 내다봐야한다. 체제보장에 매달리는 북한에게 한국의 통일클레임만큼 자극적인 것도 없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취함에 있어 통일클레임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가 아니다. 유권자들이 언제까지 이정도 위협을 감수할정도로 남북통일을 가치있게 여겨줄지 의문이다. 어쩌면 그것이 김정은 정권의 의도라고 파악하고 국방부와 합참이 애써 이 미사일을 발사체, 신형전술유도무기라고 부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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