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위공직자범죄수서차장 후보 추천위원회 야당 측 위원이 사퇴했다. 야당 비토권이 뭉개졌으니 불만을 가지고 사퇴하는거야 납득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사퇴사유로 축구감독 뽑는데 야구 선수 출신 뽑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황당한 비유를 써먹었다는 것. 수사 경력있는 검사출신들이 아니라 왜 법관 출신 후보들을 공수처장에 앉히냐 그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자체가 우병우 민정수석체제가 언론에게 탄핵맞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즉, 공수처는 기존의 검찰체계가 사고쳐서 만들어진 거였고, 검사 선배들을 중요요직에 앉혔을 때 독점적 권한을 가진 검찰이 아무것도 못한다는 가정 위에 세워졌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검찰(여당) - 공수처(야당) 구도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민주당 청와대 및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대립하면서 검찰(야당) - 공수처(여당)으로 뒤집혔다는 것 뿐, 공수처와 검찰이 대립구조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축구감독 뽑는데 야구선수출신 뽑지말자고 수사경력있는 사람들을 뽑자한다면, 그래서 법관이나 변호사 출신 후보를 거른다면 차순위는 검사가 아니라 경찰이었어야 했다. 그러고보니 국회의원 중에 경찰 출신으로 검찰 쪽에 원한 가질만한 사람 마침 있지 않던가? 안그래도 경찰 쪽은 검경수사권 조정에서 자기들이 기대했던만큼 이득 못 보고 조직만 쪼개질 상황이라 상위기관 격으로 공수처가 생기는 것에 불만이 아주 많을거다.

   아주 예외적으로, 공수처 권한이 대폭 축소되고 견제능력이 검찰이나 검사 쪽 일방향으로 작용하도록 구조가 변경된다면 검사 출신, 심지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되는 것도 가능은 하다. 공수처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검찰과 검사들이 공수처와 청와대 사이에서 이도저도못하고 괴로워진다면, 이번에 검찰과 행정부 사이에 낀 월성원전 공무원들처럼 말이다. 그러면 검사 출신 공수처장의 운신 폭은 좁아진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사건이 2개월 정직이라는 애매한 결론에다 소송까지 들어간 지금와선 가능성이 매우 낮을 듯.